트리거

걱정스러운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

* 트리거(trigger)는 총의 방아쇠를 의미한다. IT 분야에서도 자주 쓰는 용어로, 어떤 이벤트나 조건이 발생하면 미리 정의해 둔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실행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이벤트나 조건을 의미한다.

번아웃에서 극복한 줄 알았다.

그러나 단 한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하나가 트리거가 되니, 다시 내 삶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집어삼켜오는 것 같았다.

리드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문제 제기가 있었다. 그 뉘앙스에서 마치 나를 탓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음에 여유는 바닥이 나버렸다.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업무들이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올해 초 갑작스레 리소스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내가 여러 가지 롤을 맡으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챙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런 눈초리를 받으니 너무 당황스러웠다.

전혀 예상 밖의 질문을 받고 당황한 터라 그 자리에서 미처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조리있게 잘 대처하지 못해서 답답했다.

사실, 문제의 원인 자체는 어느 한쪽에 있던 게 아니라, 그동안의 커뮤니케이션 상의 문제였다. 중간 관리자가 퇴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진행상황이 윗선에 제대로 보고가 되지 않았고, 한동안 나 역시 장기간의 휴가를 다녀오며 서로 간에 싱크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한 번 트리거가 발생하니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다시 무기력해졌으며 번아웃이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점점 더 많은 걱정과 스트레스가 유발되기 시작했다. 업무시간이 끝난 후나 자기 전에 누워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하느라 스트레스였고, 업무 시간 중에는 그 업무들 자체로 스트레스였다. 이 트리거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마음이 편하고 업무가 즐거웠는데 말이다.

그렇게 며칠을 전전긍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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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아야 했다.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까?

다행히도, 이제는 나에게 회복탄력성이라는 것이 조금이나마 생겼다.

일단은 정면돌파다.

<<자기 관리론>>에서 데일카네기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여담이지만, "자기 관리론"이라는 번역된 제목은 개인적으로 좀 별로인 듯하다 - 원제는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 - 걱정을 멈추고 살아가는 방법 - 으로,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1.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2. 만약 해야만 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받아들일 각오를 하라

 3. 차분히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

"한 번에 하나씩".

그렇다. 그까짓 것 프로젝트 관두라고 하는 거밖에 더 되겠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내가 별로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 리소스가 부족하고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서, 오히려 다른 프로젝트를 하는 게 더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하고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나니, 이제 업무들의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케이. 정면돌파할 방법은 알았다.

그렇다면 번아웃으로 소진된 마음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

재충전이다. 좋아하는 강가로 갔다.

10%, 11%, 12%... 20%... 100% 까지 속으로 세며, 내 삶의 배터리를 채웠다.

그리고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추스르고, 업무로 돌아와 힘을 짜내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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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쉽지 않은 하루였죠
마음먹은일 하나도 되지 않는
힘든 하루였죠
그대의 그런 마음 알아요

그대여 너무 바쁜 하루였죠
마음 편히 커피 한잔 할
여유도 없는 하루였죠
그대의 그런 마음 이해해요

꿈꾸던 세상과 많이 다른 현실에
많이 실망하고 점점 지쳐가지만
그래도 언젠가 이루어질 그대의 세상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그대여 정말 바쁜 하루였죠
정신없이 이리저리
치이기만 했던 하루였죠
그대의 그런 마음 이해해요

꿈꾸던 세상과 많이 다른 현실에
많이 실망하고 점점 지쳐가지만
그래도 언젠가 이루어질 그대의 세상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응원가 - 어쿠스틱콜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