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행복, 감사와 교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돈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다. 소비할 때 내 감정은 기쁨이 아닌 의무였다. 필요에 따라 무미건조하게 돈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생필품이 떨어지면 단지 그것이 필요해서 돈을 소비한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식재료를 산다. 식재료를 살 때 기쁨이나 감사 같은 긍정적 감정은 없다. 옷을 구매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직장의 격식을 갖추기 위해 옷을 구매할 뿐이다. 예쁜 옷 자체에 대한 감사나 기쁨은 없었고, 오직 직장 예절에 대한 의무감만이 존재했다.
돈을 사용할 때 내가 가장 크게 느끼던 감정은 의무였다. 그리고 이 의무의 감정은 내 생활 전반에 걸친 핵심 감정이기도 했다. 나는 항상 의무감에 짓눌려 찰나의 자유와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돈을 사용할 때 자신의 주된 감정이 무엇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감정은 곧 자신의 생활방식과 직결된다. 내가 소비할 때 주로 느꼈던 '의무'라는 감정은, 내 삶의 주된 감정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였다. 심리학에서는 소비자가 물건의 기능적 가치 외에 느끼는 감정, 즉 정서적 경험이 소비 행동과 만족에 깊이 관여한다고 본다. 돈을 쓰는 순간 느껴지는 이 감정은 결국 당신의 핵심 감정을 반영한다. 내 경우처럼, 소비에서 의무를 느낀다는 것은 곧 삶의 여러 영역에서 스스로에게 자유와 기쁨을 허락하지 않고 의무감에 갇혀 지냈음을 보여준다.
나는 책을 읽고 생각을 글로 쓰는 과정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것을 느낀다. 한순간만 보면 성장이 멈춰있는 듯 보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니 작고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나는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돈을 사용하면서도 감사와 행복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카페에 가면 가장 먹고 싶은 것과 가격, 두 가지를 모두 따져봤다. 몇 백 원 차이였는데, 왜 그렇게 각박하게 살았나 싶다. 가족들과 카페에 가서도 다른 카페와 음료 가격을 비교하곤 했다. 외식을 할 때도 단순히 '집에서 밥을 하지 않으니 좋다.'고만 생각했다. 시간 절약과 식재료 구매 비용을 따져보며, 외식의 가성비를 계산하는 데 몰두했다.
이제 나는 모든 가치 있는 것을 돈과 교환한다. 예전에는 돈을 '의무'와 교환했지만, 이제는 '가치, 행복, 감사'와 교환한다. 내가 소비하는 돈의 액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비할 때의 감정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이 전보다 더 풍요롭게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당신은 소비할 때 어떤 감정을 가지는가? 그 감정에 주목해 보라. 만약 그 감정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꿔보라.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서는 경험 소비가 물질 소비보다 더 높은 행복감을 준다는 결과가 지배적이다. 경험은 타인과 공유하며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고, 시간이 지나도 추억으로 남아 그 가치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위해 쓰는 것보다 타인을 위해 돈을 썼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돈이 행복 증진제라기보다는 불안 완화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정한 소득 수준을 넘어서면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돈을 대하는 태도와 소비 방식이 물질의 양보다 훨씬 중요함을 시사한다.
나는 이제 돈을 사용할 때마다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진정으로 나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소비를 한다.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더라도, 그 커피를 만들어 준 사람과 내가 그것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물건을 사는 대신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을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배우는 데 더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이다. 돈에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풍요롭게 만든다.
당신의 소비 감정이 변할 때, 당신의 삶도 함께 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