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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파란 Jul 14. 2022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썁빠뚜비두바~ 아니! 재즈란 여름날 고통에서 씻겨주는 위로

여름이다. 덥다. 진짜 덥다. 존나 덥다. 욕 나오네. 건들지 마. 내 몸에 땀구멍이 이렇게 많았던가. 잼 만들어도 되겠어. 땀잼. 땀으로 만든 잼은 더럽게 맛이 없겠지.


여름에 약간 멘탈이 나가면 하게 되는 내 무의식의 흐름이다.

그렇다 나는 여름이 싫다. 그냥 싫은 것도 아니고 존나 싫다. 사계절 중에서 꼭 하나 없어야 할 계절이라면 여름이다. 내가 킬러인데 사계절을 의인화해서 글을 쓴다면 나는 여름을 죽이러 다닐 것이다.


여름에 듣게 되는 곡도 그래서 주로 처지지 않는 걸 들으려고 한다. 그런 내가 요즘 꽂혀서 듣고 있는 건 선우정아다. 여름에 선우정아라니.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내 편견이다. 선우정아처럼 목소리 자체가 악기인 사람에게 특정 계절 따위 있을 리가 없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다 잘 어울릴 것이다. 그저 내가 여름에 듣다가 좋았을 뿐이다.


여름은 힘든 계절이지만 눈부신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청춘 하면 여름이 떠오르는 거겠지. 산책에 나서면 그 눈부시고 힘찬 생명력 앞에서 나는 한없이 놀라고 벅찬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은 헉헉 거리면서 땀잼을 만들고 집에 들어서면 에어컨부터 찾지만.


나는 보통 꽂힌 노래를 무한 반복한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가 있는 앨범 'Serenade'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물론 최애 곡은 도망가자.


https://youtu.be/0q6DR6EiPPo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었다. 너무 좋은 곡을 들으면 울고 싶어지는 곡들이 있다. 다들 안 그러나? 안 우나? 사연이 없어도 울게 되잖아.


특히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이 가사가 정말 좋았다. 다시 돌아오자니. 그래서 더 현실적인 위로가 되었다. 삶은 그대로 지속되니 우리 다시 돌아오자는 말이잖나. 가사 하나하나가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멀리 안 가도 괜찮으니, 꼭 붙들어 줄 테니, 멀리 안 가도 같이 도망가서, 실컷 웃고 돌아오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이제 나한테 올여름은 선우정아의 목소리로 남을 것 같다.


https://youtube.com/shorts/SCry61hxzNc?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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