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트이는 공간
일 년, 이년 생존을 목적으로 버틴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가장 크게 동의하는 것은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다는 것.
근데 똑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난 크게 문화, 날씨, 사람, 환경, 교육이 크다고 생각한다. (다인가…?)
가장 큰 점은 배려하는 것.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큰 감동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크게 느껴진다.
아이, 노약자,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배려해 준다.
아이가 4살이면 꽤 큰데도 자리를 선뜻 양보해주려 하고,
아이의 실수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기다려주고,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조차도 감사하다.
문을 열어주는 것 또한 작은 행동이지만
매 순간 감사함을 느낀다.
난 이미 영국의 날씨라이팅에 지배당했다.
올해는 유독 더 심한 듯하다.
매일매일 비, 구름 잔뜩 낀 회색 하늘, 강풍이 돌아가며 일주일이 지나간다.
그러다 하루 문득 화창한 날이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괜히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해야 할 것 같고,
일보다 그냥 공원에서 걷고 싶고,
그냥 하늘을 좀 더 보고 싶고,
사진 찍고, 내리쬐는 햇빛을 더 강하게 느끼고 싶다.
작은 감사함을 날씨를 통해 느낀다.
한국에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비교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나를 위한 삶보다 남에게 보이는 삶에 더 신경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도 나와 관련 없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더 신경 쓰게 됐다.
어딜 사는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입는지, 타는지, 경험하는지 등
나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평가받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나도 한국에 있으면 똑같이 남을 평가하곤 했다.
여기는 적어도 사람을 덜 평가하는 것 같고,
남의 삶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고 너는 너.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각자의 삶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다.
런던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서울보다는 덜 답답한 느낌이 든다.
조금만 걸어가면 곳곳에 큰 공원들이 있고,
그 공간들이 주는 여유가 있다.
아직 내가 외국뽕에 빠져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의 답답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게 아스팔트일 수도,
너무 빽빽한 빌딩일 수도,
아니면 정신없이 늘어선 간판들 때문일 수도 있다.
정확히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환경이 주는 여유로움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가 공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더 크게 체감하게 됐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밝다.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득한 한국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며 뛰어노는 모습이 더 많고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이다.
등하교를 부모가 함께하는 규율도 마음에 든다.
아이를 등하교시키며
한 번 꼭 안아주고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할 때
이상하게도 큰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핸드폰을 멀리하는 것 또한 마음에 드는 교육 방식이다.
부모로서 바라는 건 하나다.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는 것.
오늘은 이렇게 5가지를 적어본다.
이 영국이라는 나라 또한 유토피아는 아니다.
물가, 치안, 교통, 병원 등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많다.
난 내가 조금 더 선호하는 쪽으로 환경을 바꾼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나와 조금 더 맞는 곳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