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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26. 2016

09. '포옹' 때로는 생명을 구한다?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마음이 흔들릴 때>

아래의 두 사진은 인큐베이터 한 대 속에 함께 있는 두 신생아의 사진입니다.


한 아이가 팔로 다른 아이를 감싸고 있는 모습인데, 사람들은 저 사진에 “생명을 구하는 포옹(The Rescuing Hu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두 아기의 이름은 ‘카이리’와 ‘브리엘’.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메모리얼 병원에서 출생예정일보다 석 달이나 빠른 칠삭둥이로 세상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입니다.

체중이 1kg도 채 안 되는 조산아로 태어난 두 자매는 각각 다른 인큐베이터에 넣어졌습니다(신생아 표준체중은 약 3.4kg). 설상가상으로 동생이었던 브리엘은 심장에 이상을 갖고 태어났고, 의사들은 브리엘이 곧 죽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예상대로 언니는 비교적 잘 자랐지만, 동생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출생 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호흡과 맥박이 흐트러지면서 위독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 병원의 간호사 중 한 사람이 옛날부터 전해져 왔던 쌍둥이 미숙아를 치료하는 방법을 써보자고 제안했는데, 그것은 두 아이를 같은 인큐베이터에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속의 양수 속에서 오랜 시간 서로 접촉하고 있었던 두 아기가 같이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정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아기를 한 인큐베이터 안에 두는 것은 병원의 방침에 어긋나는 일이었고, 그 때문에 병원 관계자들은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그 자매의 엄마가 담당 의사에게 그렇게 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했고, 결국 두 아기는 한 인큐베이터 속에 나란히 눕게 되었습니다.

언니를 동생의 인큐베이터에 같이 눕히자 그때부터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언니가 동생에게 손을 뻗어서 포옹하듯 끌어안았고, 그 순간 불규칙했던 동생의 심장박동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오래지 않아 ‘브리엘’의 혈압과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죽음이 임박했던 동생의 심장과 혈압, 체온이 건강한 언니와 똑같아진 것입니다.

그것은 임상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어서 의사들은 처음에는 기계가 오작동하는 줄 알았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포옹’으로 브리엘은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두 아기는 건강한 자매로 성장했습니다. 언니의 포옹으로 전해진 사랑으로 두 존재가 교감하여 동생이 살아난 것입니다.

인간은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서로 소통하면서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보편적인 인간의 삶은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과 같은 항성(恒星)이 아니라 항성의 빛을 받아 자신을 드러내는 행성(行星)과 닮아 있습니다. 혼자서 빛을 내지 못하고 달과 같이 태양의 빛을 반사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사회 속에서 인간은 서로에게 항성과 행성의 역할을 번갈아 하면서 교감합니다.

인간이 자신이 스스로 빛을 내는 근원적 존재임을 자각해가는 과정을 ‘깨달음의 여정’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인간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고, 안도하는 호모나랜스(Homonarrans)적 존재입니다.

무지한 폭력은 경계하고, ‘카이리’와 ‘브리엘’의 포옹을 기억해야 할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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