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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1. 2017

06. 전동칫솔 정말 좋을까?

<치과를 읽다>

일반칫솔과 전동칫솔


예전에도 칫솔을 사용했을까요? 인류가 만든 최초의 칫솔은 기원전 3천년 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것으로 한쪽이 부드러워진 볼펜 크기의 나무막대기였습니다. 

아마도 나무의 한쪽을 씹거나 다져서 부드럽게 만들어 칫솔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솔의 형태로 된 칫솔은 16세기경 고대 중국 역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돼지의 뻣뻣한 털을 대나무나 뼈로 만든 손잡이에 박아서 칫솔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형태가 유럽으로 전해진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서는 뻣뻣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말 털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동물의 털이 세균의 온상임이 19세기 세균학자인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알려지면서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때 마침 등장한 것이 1930년대 발명된 나일론입니다.


‘기적의 칫솔’로 불린 이 나일론 칫솔은 1938년 미국에서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동물 털로 만든 칫솔은 비싸고 시간이 지나면 쉽게 약해져서 문제가 많았는데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여전히 동물 털로 만든 칫솔이 생산되고는 있습니다. 명품칫솔이라고 불리는 것 중에 돼지 털이나 오소리 털로 만든 제품이 아직 나오고 있지요. 칫솔 하나에 몇만 원씩 합니다. 천연모여서 좋다고 제조사에서는 이야기하지만 치과의사로서 권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일반칫솔 외에 전동칫솔의 사용자가 갈수록 늘고 있고 이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전동칫솔의 종류도 많아지고 광고도 많이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전동칫솔의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과연 전동칫솔과 일반칫솔 중에 어떤 것이 더 잘 닦이고 치아 관리를 하는데 더 좋은 것일까요?


이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즉 전동칫솔이냐 일반칫솔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칫솔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인 것입니다. 초기의 전동칫솔은 장애인이나 손놀림이 부자연스러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전동칫솔의 기능이 너무 단순하고 거칠어 자칫 치아를 마모시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싸구려 복제품들은 칫솔모가 좋지 않아 치아와 잇몸을 더 좋지 않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저도 전동칫솔을 많이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구두닦이 기계에 구두를 넣고 닦는 것보다 사람이 직접 광을 내는 것이 훨씬 잘 닦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전동칫솔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음파가 나오는 전동칫솔의 경우에는 실제로 일반칫솔에 비해 치아와 잇몸의 박테리아층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제품에는 ‘Sonic~’이라는 말이 보통 붙어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음파전동칫솔의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전동칫솔을 사용할 때의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칫솔질을 싫어하는 아이가 전동칫솔을 재미있어하면서 잘 사용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손놀림이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닦아야 할 부위에 접근하면 저절로 닦이는 전동칫솔이 기능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동칫솔과 일반칫솔이 닦이는 정도가 상호보완적이라서 같이 사용하는 경우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손으로 잘 안 닦이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작은 칫솔모를 갖고 있는 전동칫솔을 갖다 대면 진동을 하면서 그 부위를 닦을 수 있겠지요.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전동칫솔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직접 손놀림으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칫솔질은 손가락과 손목, 팔목 등을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고난이도의 관절 운동입니다. 젓가락질을 잘하는 우리 민족이 뛰어난 두뇌를 가지는 것처럼 어렸을 때 이러한 칫솔질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동칫솔이든 일반칫솔이든 어떤 것이든 간에 식후에 그리고 자기 전에 반드시 정성껏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치아 사이에 공간이 많거나 음식물이 고이는 경우에는 구강세정기(워터픽, 아쿠아픽)를 사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치실과 혀 닦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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