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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9. 2016

03. 인생을 걸면 불가능은 없다.

역경이 강인함을 기른다

                                                                                

인생을 걸면 불가능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손정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길러왔다. 고향인 사가 현 도스 시에는 자택 근처에 샤론 파스로 유명한 히사미츠 제약사가 있다. 고향의 영웅으로는 브리지스톤(Bridgestone)의 창업자인 이시바시 쇼지로(石橋正二郞)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쉽게 근접하기 어려운 위대한 인물이지만, 손정의는 어려서부터 “브리지스톤과 히사미츠가 분명 거대기업이긴 하지만, 반드시 이들을 넘어서는 회사를 만들고야 말겠다.”고 부친께 말하곤 했다. 자신감이 지나치다 못해 무척 황당한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열정을 오히려 대견스럽게 여겼다. 
     
실화 작가 사노 신이치(佐野眞一)의 저서 「손정의 평전」에는 손정의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런 자신감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손정의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버님은 늘 제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죠. ‘너는 나보다 훨씬 머리가 좋아.’라고 말이죠. 저는 아버님께 혼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내가 인생을 걸고 열심히 하면 상대가 히사미츠든, 브리지스톤이든, 토요타든, 마쓰시타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황당한 자신감이 늘 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을 형성하는데, 그의 부친은 그런 면에서 위대한 후원자였다. 부친인 손삼헌은 재일교포 2세이다. 불우한 환경에도 일본인보다 많은 돈을 번 그의 생활력은 어린 시절 손정의에게 ‘열심히 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가치관을 심었을 것이다. 
     

실제로 손삼헌은 ‘돈은 벌려고만 하면 어떻게든 벌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연간 100억 엔(약 1,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그는 아들을 인정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자신감을 길러주었을 뿐만 아니라,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장사꾼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보고 자란 소년 시절은 손정의가 황당한 자신감을 키우게 된 배경이 되었다. 
     
이처럼 어린 시절 자신감을 형성하는데 아버지의 영향은 매우 크다. 손정의의 아버지는 좋지 못한 영향에서 지켜주었고, 아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것이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자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면 즉각적으로 대응해 주었다. 이는 손정의가 안정감을 느끼며 성장한 배경이었다.
     
반면,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는 어떤 때는 지나치게 친절하여 버릇없이 굴어도 내버려두다가, 어떤 때는 매우 엄하게 벌을 주는 일관성 없는 교육을 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자녀를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감정은 전염되므로 가정에서 부모의 불안이나 조급함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이는 안정감 있게 성장하지 못한다. 
     
자녀가 학교를 선택하는 데에도 부모가 관여하게 되는데, 사춘기 이후에는 어떤 친구와 교제하는지에 따라 자신감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나는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학생은 학교에서 동기부여가 잘되고, 공부에 대한 의욕도 강하다. 그런 동급생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는 플러스 효과가 생긴다. 반면,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학습에 대한 의욕이 낮으면 그 친구에게서 부정적 영향을 받아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 
     
교사의 자신감도 중요하다. 자신의 가르치는 능력에 관하여 자신 있는 교사는 학생의 성적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감에 넘치는 담임선생은 그 학생의 부모에게도 가정에서 교육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자녀가 청소년기에 기른 자신감은 오랫동안 지속한다. 한 연구는 고교 시절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5년 후의 행복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어린 시절에 자신감을 기르면 일생을 좌우하는 취업에도 유리해진다. ‘나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매우 광범위한 직종에 얼마든지 도전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처럼 부모는 자녀가 자신감을 형성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배양한 자신감은 이후의 인생에 플러스 효과를 낳는다. 손정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긍정적인 영향에 의해 차곡차곡 길러졌다. 더욱이 소프트뱅크 창업 후인 20대 중반에 역경이 닥치는데, 그 역경을 체험하고 극복하면서 자신감은 더욱 확고해졌다. 
     
     
역경이 강인함의 스승이다
   
손정의가 직면한 역경은 만성간염이라는 질병이었다. 고작 스물여섯밖에 안 됐는데, 남은 목숨은 겨우 5년 정도라고 의사에게 선고를 받았다. 강인한 그지만, 죽음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는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가 있다. 사업을 이대로 계속해 나간다면 언젠가 나름대로 큰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의사는 내게 여생이 앞으로 고작 5년 정도라고 한다. 그 말은 뜻하지 않게 나를 낙담하게 하였다.”
   
그런데 그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을 받던 병상에서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료마(竜馬)가 간다」라는 책을 접했다. 그 책은 그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료마는 33세에 죽었지만, 그의 생애 중 마지막 5년 동안 엄청나게 중대한 일을 했다는 내용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남은 5년은 분명히 짧다면 짧지만, 어쩌면 그 5년 동안에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5년 사이에 간염을 치료할 방법이 개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산뜻하게 전환되어 남은 인생을 더욱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당시 첨단 치료법의 혜택으로 완전한 회복을 경험했다. 이러한 역경을 극복한 체험이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했고, 그의 내면에 ‘근거 없는 자신감’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그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또 한 가지 커다란 역경에 직면한 때가 있었다. 그것은 재일교포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이었다. “나는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에 자살하고 싶을 만큼 괴로웠습니다. 정말로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 정도로, 인간에 대한 차별은 가혹한 일이죠.”라고 말한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그때까지는 야쓰모토 마사요시(安本正義)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친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손’이라는 성을 정식으로 밝힌 것이다. 그때의 심경을 그는 이렇게 토로한다. 
     
“차별 때문에 고통을 받는 재일교포 어린이에게 나 하나만이라도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자신의 성을 당당하게 밝혀,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것이 누구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차별대우 따위는 개의치 않고 ‘손’이라는 성을 당당하게 사용해 역풍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 있게 사업해 성공한다면, 그것은 청소년들에 백 마디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호소력이 있으며, 더 큰 희망을 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일부러 내 나라 성을 밝혔습니다.”

손정의처럼 질병이나 차별과 같은 역경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는 내면적으로 크게 성장한 사람이 많다. 큰 괴로움과 마음의 상처가 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는 때때로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그런 변화를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growth)이라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_N33ZkQAu1s


   
미국의 리처드 테데스키(Richard G. Tedeschi) 박사가 중심이 되어 20년 전부터 실시한 이 연구에는 질병이나 재해, 테러나 가정 폭력 등 괴로운 경험을 한 뒤에 심리적으로 부쩍 성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성격이 강인해지고 자신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손정의는 유년기부터 자신감을 기르기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며, 나아가 불치병이라는 역경을 극복하며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당당한 자신감이라는 내면적 성장을 해왔다.
     
역경을 이겨내면 내면적 자신감이 크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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