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사를 부탁하러 가는 길
평균 31.6세, 나를 포함한 5명의 여자들이 함께 쓴 에세이가 마무리 작업을 마쳤다. 물론 아직 인디자인 편집 수정과 탈고에 또 무수한 탈고가 남았겠지만 원고 수합은 다 되었으니 내 마음대로 ‘마쳤다’고 표현하겠다. 사실 나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지만, 그래도 교사로서의 글이 아닌(교사로서는 한 꼭지에 글을 적어 공저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역시 운 좋게 참여했던. <교사독립선언2>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인간 북포토로서 어느 때보다도 솔직하게 쓴 글을 책에 싣는 거라 이번 독립출판물 출간에 대해 느끼는 감동이 어마어마하다.
여기저기, 지나가는 사람들 다 붙잡고 벌써부터 책 홍보를 하고 싶지만, 우리의 신박한 책 제목과 기획을(이미 출간된 바 있는 감성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만은 너무나 특별한) 도둑고양이처럼 채갈까 싶어 우리는 홍길동마냥 책 제목을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볼드모트 모시듯 대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대나무숲인 우리 가족한테도 말하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사줄까 싶어서 이 고민 저 고민을 하다가 내가 내린 결정은 두 달 동안 쉬었던 브런치 글쓰기 재개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쓰는 이 글은 출판산업이라는 산의 꼭대기에서 “OOO OO OOOO”라는 책 제목 대신 “야호”, 아니 “책 좀 사주세요”를 외치는 꼴과 같다. 책 이름은 알려주지 않겠지만 그 책을 사달라는 거다. 궁예의 관심법, 요즘 말로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는 중. 옴마니반메훔-.
암튼 지금은 책 원고를 가방 안에 넣고 추천사를 부탁드릴 부비프책방 사장님께 가는 길이다. 어떤 인연에서 추천사를 부탁드리게 되었냐 하면, 고것 참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인데.(이 글을 끝까지 읽어달라는 말) 이번에 책을 쓰게 된 우리 다섯 명은 부비프책방에서 ZOOM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운영하는 부비프글방에서 만난 사이다. 부비프글방은 달 단위로 글방 멤버를 모집하는데, 공교롭게도 어느 봄의 수요일 글방 멤버가 우리 다섯 명이었던 것이다. 분위기가 여느 때보다도 좋았고 우리의 어떤 촉 같은 것이 발동되어 우리의 합(合)을 느꼈다. 팩소주에 대한 Y님의 글을 계기로 우리는 글방 마지막 주에 오프라인 팩소주 모임을 열었다. 그리고 용기 무쌍한 ㄹ님의 제안으로 책을 내게 된 것.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풀겠다. 이제 책방 거의 도착이다. 두근두근 설렌다. 날씨 탓인지 갓 나와 그런지 원고도 뜨끈뜨끈하고. 기분 조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