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다 저마다의 시기가 있듯이 우리도 예쁘게 피어날 거예요
다가오는 불행은 슬프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가오는 행복은 온전히 누리면서 그저 담백하게 살고 싶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곳일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며
곳곳에 숨어 있는 행복을 바라보는 작가 태오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Q8. 섬세한 언어와 감성으로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해 오신 만큼, 많은 독자들이 작가님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받으셨던 댓글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으신가요?
A8. 제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며 오히려 제게 힘을 주고 위로가 되어 주는 분들이 많아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은 제 글을 보면서 자주 ‘운다’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에요. 처음에는 마음이 많이 힘드신가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그래도 자주 우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여 있는 마음은 썩기 마련이잖아요. 제 글이 감정을 흘려보낼 계기가 된다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감정을 배출할 줄 아는 분이라면 언젠가 다 이겨 내고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Q9. 열심히 일하는 것만큼 열심히 쉬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주로 무얼 하시나요?
A9. 조금 웃긴 말이지만, 저는 잘 쉴 줄 모르는 인간이라 얼마 전에 쉬는 방법에 관한 책을 두 권 읽었어요. 남한테는 쉬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쉴 줄 몰라서 쉬는 시간에 쉬는 방법에 관해 공부하다니.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하고 싶은 걸 하자, 죄책감 가지지 말자. 말이 거창했는데 그냥 누워서 휴대폰이나 뒤적거린다는 말을 좀 길게 해 봤습니다.
Q10. 작가님은 글을 쓸 때 보통 어떤 분위기에서 작업을 하시나요? 고요한 방에서 글이 더 잘 써지시나요, 아니면 카페처럼 시끌벅적한 곳에서 더 집중이 잘되시나요?
A10. 저는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 조용한 곳이 좋아요. ADHD가 있다 보니 주변에 자극이 많으면 금세 집중력을 잃어버리거든요. 누구보다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하는 사람이 한 번에 다섯 줄 이상을 못 읽는다는 게 참 웃기죠. 그래서 나갈 일이 있으면 꼭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을 챙기고 조용한 곳을 찾아다녀요.
Q11. 만약 하루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다면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상상 속의 완벽한 휴일을 떠올려 주세요.
A11. 우선 오전 10시쯤,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에 일어나 커피를 내릴 거예요. 시원한 아이스 라테로. 그러고는 소파에 반쯤 기대 누워서 책을 좀 읽다가, 점심으로는 가볍게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다시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겠죠. 잠에서 깨면 책도 읽고 휴대폰도 좀 보다가, 저녁으로는 집 근처 회 센터에서 오징어회를 사서 혼자 반주를 좀 하고는 씻고 누워 뒹굴뒹굴하다가 잠에 들 거예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 완벽하지 않나요?
Q12. ‘힘들 때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는데, 작가님은 가장 최근에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셨나요?
A12. 최근에 여유가 생겨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제주도는 이미 여러 번 다녀와서 가더라도 특별히 관광을 다니진 않는데, 그냥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나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좋더라고요. 저는 제주도랑 궁합이 잘 맞지 않는지, 제주도만 가면 흐리고 비가 옵니다. 이번에도 내내 비가 왔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비 오는 날의 숲을 좋아하거든요.
Q13. 올해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으신가요? 새로운 목표나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A13. 올겨울에 독립 출판을 한번 해 볼까 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으로 저의 내밀한 마음을 담은 책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수익을 위한 책은 아니라 많은 부수를 인쇄하지는 않을 거고 온라인 판매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혹시나 내년쯤 독립 서점을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반가워해 주세요.
Q14. 마지막으로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를 읽고 용기 있게 나아갈 독자들에게 희망을 담아 인사 부탁드립니다.
A14. 살다 보면 마음이 지치는 날도 있고, 길을 잃은 것처럼 막막한 순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님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돌아가더라도, 남보다 느리더라도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긴 겨울도, 아무리 무더운 여름도 언젠가 끝이 납니다. 꽃들이 다 저마다의 시기가 있듯이 우리도 예쁘게 피어날 거예요.
마지막은 아무래도 이 말이 제일 좋겠죠.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살다 보면 행복한 날들보다 힘들고 괴로운 날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100일 중에 한 번쯤 있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 덕에 나머지 99일을 또 살아가지요. 그러니 부디 사소하더라도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의 마음에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봄날이 찾아오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