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2
앞전에 실패한 이야기를 썼는데, 오늘은 잘하는 것을 쓰게 됐다. 재미있다. 힛.
잘하는 것이 무엇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떤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꽤 쓸 만 한데, 보통 요리할 때 잘 발휘되는 편이다.
집에 재료가 별로 없는데 장보기는 늦었을 때, 냉장고가 텅 비어있어도 굴하지 않는다.
1~2개라도 찾아내 어떻게든 요리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물이 많이 나올 때 참나물을 자주 사 놓곤 한다. 그러면 마늘이랑 같이 알리오올리오를 만든다.
반찬이 정말 없을 때는 냉동실에 있던 밥새우와 참치, 만두 사 올 때 끼워준 단무지를 잘게 잘라 주먹밥을 만든다. 콩나물은 늘 있는 편이라 콩나물무침에 계란프라이 하나 얹어 한 끼를 해결한다.
먹을 게 없을 때 가장 간단한 건 파스타다. 사놓은 소스가 없어도 괜찮다. 어느 집이나 올리브오일과 마늘은 기본으로 있으니까, 그 두 가지만 있어도 알리오올리오가 가능하다.
냉동새우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잔멸치를 넣기도 한다. 그러면 짭조름한 감칠맛이 나면서 엔초비 파스타 같은 느낌이 된다.
쓰다 보니 깨닫는다. 다른 건 다 없어도 올리브오일과 마늘만큼은 없으면 곤란하다는 걸.
결국 급조 요리의 기반은 그 둘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조건에서 방법을 찾는다.
생각해 보니, 이런 태도는 일상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현재의 상황이 안 좋아도 다가올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찾아내는 것.
그렇게 살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긍정성은 자신 있다.
작년에 집정리를 하다가 중학교 때 진로적성검사 결과지를 발견했는데, 놀라운 것이 있었다.
낙천성의 점수가 99점이었다. 약간의 왜곡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 낙천성과 긍정성이 기질이었나 보다.
그 덕에 꽤 즐겁게 살아왔다.
그러나, 엄마가 된 이후에는 달라졌다.
무서울 일도 많고 불안도 많아졌다. 불안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한 건, 긍정성을 더 강화하는 것이었다. 잘하는 것이 힘에 부치니까 아예 레벨업을 시킨 것이다.
아침마다 마음을 챙겨주는 긍정 확언을 읽고 필사한다. 여전히 조금만 헛디디면 불안이라는 골짜기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단단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부드러운 단단함을 갖고 싶다.
흔들릴 수는 있지만 부러지지는 않는 마음의 탄력을 기르는 중이라고 해야 맞겠다.
느릴 뿐, 멈추지는 않는다. 방향이 분명하니까 결국 나아지게 되어 있다
내가 잘하는 건, 나아지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받쳐주는 건 방향 감각과 긍정성이다.
오늘부터 그 친구들을 내 삶의 올리브오일과 마늘이라고 불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