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3
길고 긴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계획은 없다.
J가 되고 싶은 P인 나는 계획을 세워보려 했지만 결국 세우지 못했다.
그 사이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적어보려 한다.
남편과 상의해서 일정을 짜야했는데, 만나기만 하면 사소한 일로 투닥거리느라 대화는커녕 냉랭한 시간만 흘렀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 때문에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 일들은 대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다. 독서모임의 책 읽기, 인스타 릴스 만들기, 도서관 청소년 수업, 학습코칭 스터디…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남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닌데, 문득 ‘나는 왜 이런 것들을 하는 걸까?' 하는 현타가 오기도 한다.
요즘 러닝에 푹 빠져 있다. 달리기가 즐거워서 긴 연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은 여행지를 검색하기보다 Runday 앱 기록을 보며 심박 수, 걸음 수, 칼로리, 거리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아이들 학원 라이딩, 성당 성가잔치 연습과 행사 준비로 정신이 분주했다.
여기까지는 핑계.
이제 진짜 연휴를 맞이할 준비를 해볼까 한다.
그것은 ‘마음의 준비’다.
평화로운 연휴를 보내는 데 중요한 건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느냐보다, 마음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먼저 남편과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은경 선생님의 유튜브 <초등 끝나고서 후회한 3가지> 영상을 보며, 아이들과의 지지고 볶는 시간을 미리 마음속으로 대비한다. 모처럼 학원 안 가고 즐거운 연휴인데 신나게 놀았으면 한다.
선생님이 너무 그렇게 잡지 마라 하신다.
긴 연휴를 위한 마인드셋.
다른 것은 다 놓치더라도 이 마음가짐 하나만큼은 꼭 챙겨서 연휴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