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쉼’
북쉐프 이정우 목사의 이 달의 책차림
8월 책 차림의 주제는 ‘진짜 쉼’입니다. 조던 레이너는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에서 생산적인 쉼을 말하며 ‘일과 휴식에 관한 하나님의 리듬’을 강조했습니다. 세상은 무조건 더 많이 일을 해내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잘 쉬는 것’을 통해 생산적인 삶을 살도록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달의 북쉐프에서는 ‘임재’, ‘안식’, ‘기도’를 통해 ‘쉼’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휴가만큼 좋을 책들을 읽어보시며 ‘진짜 쉼’을 누려보시기를 바랍니다.
#메뉴 1. ‘임재’안에서 쉼
첫 번째 상차림은 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입니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는 출판시장에서 쓰여진지 300년이 넘은 책이 ‘영성’의 고전으로 읽혀진다면 그 책의 저자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로렌스 형제는 수도원의 평수사였고, 그의 업무는 잔심부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점이 우리가 로렌스 형제의 조언에 더욱 귀기울이게 만듭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로렌스 형제의 표현을 빌리자면) 메마르고 지루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고, 하나님은 바로 그런 무미건조한 시간을 통해 그분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시험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짜 쉼’은 하나님의 임재로만 실현되기에 우리는 일상을 ‘임재 연습’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일상을 ‘임재 연습’의 시간으로 만들어간다면 “그분의 임재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다고 로렌스 형제는 조언합니다.
막상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우리가 그분의 거룩하신 임재 안에서 자신을 신실하게 지키고 또 그분이 우리 앞에 계시다는 것을 늘 기억한다면 적어도 의도적으로 그분을 거스르게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이 책을 군대가는 청년들에게 자주 선물합니다. 가장 막막하고 암울하게 보낼 수 있는 군생활 동안 이 책을 읽고 힘을 얻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쉼’이 필요한 분들에게 ‘임재’안에서 쉼을 선물해보시기를 권합니다.
▶ 책을 활용하는 tip
- 빠르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좋은 문장을 필사하며 읽으면 더욱 유익해요.
함께 읽을 만한 책: 《그리스도를 본받아》(토마스 아 켐피스), 《맥스 루케이도의 예수님과 같이 걷기》(맥스 루케이도)
#메뉴 2. ‘안식’안에서 쉼
아브라함 헤셸의 《안식》을 두 번째 책차림으로 소개합니다. 유대교 신학자의 책이지만 기독교인들이 즐겨 읽고, 수많은 저서들에 인용되는 아브라함 헤셸은 이 책에서 ‘안식일’의 의미를 강조하며 “안식일은 평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평일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다. 안식일은 삶의 막간이 아니라. 삶의 절정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처음 언급해 드린 조던 레이너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산적인 삶을 위한 하나님의 리듬에 있어서 중심은 ‘안식’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안식일이 우리에게 어떤 날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아브라함 헤셸의 설명을 읽다보면 우리가 보내는 ‘주일’이 참된 ‘안식’이 되고 있는지, 더 나아가서는 ‘안식’안에서 ‘쉼’을 누리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매 주일이 ‘진짜 쉼’이 되기를 바라시는 분, 안식을 통해 ‘시간의 성소’를 짓기 원하시는 분들께 아브라함 헤셸의 《안식》을 추천합니다.
▶ 책을 활용하는 tip
추천의 글, 머리말, 맺음말을 꼭 읽어야 해요.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설명들이 들어 있어요.
함께 읽을 만한 책: 《일과 영성》(팀 켈러), 《일상의 성화》(데이비드 폴리슨)
#메뉴 3. ‘기도’안에서 쉼
세 번째 책차림으로 소개해드릴 책은 오 할레스비의 《기도》입니다. 매 달 독서모임을 열다 보면 어떤 주제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지 알게 됩니다.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는 주제가 바로 ‘기도’였습니다. 또 다른 주제로 책을 읽더라도 자주 연결되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가 ‘기도’입니다. ‘기도’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어떤 주제를 다루더라도 ‘기도’에 대한 언급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렵게만 느껴지는 기도에 대해 할레스비는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라 말하며 공기가 우리 몸을 감싸고 본질상 우리 몸으로 들어오려는 성향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혼이 필요한 공기도 우리를 내내 감싸고 있다”고 설명하며 필요한 것은 우리 마음을 여는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받으실 때 어떤 조건이나 행위가 아닌 ‘무력함’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할 수 없음’을 하나님께 아룀으로 바꾸는 시간이기에 ‘기도’는 그리스도인이 놓쳐선 안 될 ‘진짜 쉼’을 줍니다. ‘기도’안에서 누리는 쉼으로 안내하는 책, 오 할레스비의 《기도》를 세 번째 책차림으로 추천합니다.
▶ 책을 활용하는 tip
기도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오용과 영적전쟁, 기도의 형태들까지 얇지만 기도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요.
함께 읽을 만한 책: 《기도의 자리로》(C.S. 루이스), 《하나님께 응답하는 기도》(유진 피터슨)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본래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과 함께 거닐 때에야 비로소 ’진짜 쉼‘을 누릴 수 있음을 생각하며 세 권의 책을 추천해드리고 보니 이 책들이 모두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안내하는 책들이기를 바래봅니다. 끝으로 《안식》의 추천의 글에 실린 김영봉 목사님의 글을 전해드리고 마치려고 합니다.
그것이 주일이 되었든, 나의 경우처럼 월요일이 되었든, 하루 전체가 되었든, 오전 혹은 오후 몇 시간이 되었든, 일체의 인위적인 행동을 멈추고, 영혼과 몸이 하나님께 조율되어’삶의 리듬‘이 회복되는 것이 진정 ’거룩한 준수‘라고 할 수 있다. 내 존재가 하나님의 존재에 조율되는 것이다. 안식일은 이 존재론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시간의 성소다.
*여기 올린 글은 필자가 [기독교출판소식]에 연재하고 있는 글의 저자판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