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김남길 주연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저자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영화화한 영화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 정보
*개봉일: 2017.09.06(일반판), 2017.11.01(감독판)
*상영시간: 118분(일반판), 129분(감독판)
*원작: 김영하 저자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감독: 원신연
*출연배우: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범죄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감독판은 19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소개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한다.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하는 병수.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 놈의 짓일까?
등장인물 소개
*김병수(배우: 설경구)*
¤전직 연쇄살인범이다.
¤현재는 알츠하이머 환자이다.
¤과거엔 사회쓰레기를 제거한다는 자기만의 정의감으로 살인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딸과 조용히 살아가며 인간적인 삶을 꿈꾼다.
¤기억이 점점 사라지면서 현실과 망상 사이를 오가고, 자신이 본 것이 진짜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그의 내면은 죄책감, 보호 본능, 자기 정당화가 뒤섞여 있다.
¤그의 시점에 몰입하면서도, 그를 믿어도 되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민태주(배우: 김남길)*
¤경찰 신분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병수는 그를 새로운 살인마로 의심한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매너 있지만, 병수의 시선에서는 위협적이고 이중적인 존재이다.
¤감독판에서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그가 실제로는 병수의 과거를 파헤치던 경찰이었음이 밝혀진다.
¤그의 존재는 병수의 기억과 현실을 뒤흔드는 트리거이자 거을 같은 역할을 한다.
*김은희(배우: 김설현)*
¤병수의 딸, 수의사로 일하며 아버지를 돌본다.
¤병수에게는 유일한 가족이자 삶의 여유이다.
¤하지만 병수의 기억이 흐려지면서, 은희에 대한 기억조차 왜곡되기도 한다.
¤현실과 감정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병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병수의 과거가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스틸컷
감상평
기억과 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한 남자의 심리적 미로를 따라가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저자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영화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일반판과 감독판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억의 신뢰성과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로, 기억, 정체성, 도덕성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주인공 병수는 알츠하이머로 인해 점점 자신의 기억을 잃어간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살인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현재 벌어지는 사건이 실제인지 망상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설정은 기억이 곧 자아일까? 라는 생각하게 한다. 영화는 병수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의 기억이 불완전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혼란을 겪기도 한다. 병수가 보는 태주가 진짜 살인자일까? 아니면 병수 자신이 만들어낸 망상일까? 허상일까? 영화 끝까지 확신할 수 없게 한다. 이는 진실과 허구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를 보여준다.
병수는 딸 은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살인자였던 과거와 아버지로서의 현재 사이에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과거의 죄로만 정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병수와 태주의 갈등을 통해 세대 간 불신과 적대감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병수의 과거는 악으로 그려냈고, 태주는 현대적이고 냉철한 방식으로 그려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 변화와 세대 간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이 영화는 일반판과 감독판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감독판에서는 병수가 진짜 살인자였다라는 암시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기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기억이 사라져도 남는 건 행동의 흔적과 인간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그려내지는 않았다. 기억의 왜곡과 인간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병수의 시점에서 모든 인물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고 끊임없이 누가 진짜인가"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기억이 자아를 결정하는가?
병수는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로, 그의 알츠하이머는 단순한 병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싶은 욕망과 죄책감으로 그려진다. 병수는 기억을 잃을수록 자신이 선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믿음조차 의심하게 함으로써, 결국 그의 기억을 조작하며 살인을 정당화하고 있고,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극성이 극대화된다.
태주는 병수의 기억 속에서 살인자처럼 보이지만, 병수의 내면에 억눌린 살인자의 인격을 상징으로 그려진다. 그는 병수의 젊은 시절의 투영이라는 정신적 상징으로 읽히기도....한마디로 태주는 병수의 기억이 만들어낸 허상 혹은 죄의 그림자 이기도 하다.
죄를 지은 자가 사랑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는가?
은희는 병수에게 구원의 가능성이자 인간적인 연결고리고 그려진다. 병수는 딸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사실 그녀는 자신이 과거에 죽이려 했던 대상이다. 은희는 병수의 기억 속에서 이상화된 존재이지만, 현실에서는 그가 저지른 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은희는 병수의 자기기만과 인간성 사이의 경계선에 서 있는 인물인 것이다.
정리하면, 병수는 기억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려 한다. 하지만 그 기억은 왜곡되고 조작되어 있다. 태주는 그 왜곡된 기억이 만들어낸 가상의 적 혹은 과거의 자아이고, 은희는 그 기억 속에서 병수가 붙잡고 싶은 인간성의 마지막 끈이다. 이 세 명의 인물들은 각각 기억의 불확실정, 진실의 왜곡, 인간성의 흔적을 상징한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속이고, 어떻게 구원받으려 하는가?
단순한 범죄 스릴러 영화라기 보다, 기억이라는 불완전한 렌즈처럼 인간의 죄책감, 자기기만, 그리고 구원의 가능성을 그린 심리극으로 보인다. 배우 설경구가 연기한 김병수의 몰입도가 높은 연기, 배우 김남길이 연기한 태주의 이중적인 존재감, 그리고 원작을 잘 살린 이 영화는 결국 병수가 진짜 살인자인지, 아니면 정의로운 복수자였는지는 보는 이에 판단의 몫이다.
기억이라는 불완전한 도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책임을 그린 <살인자의 기억법>! 심리적 깊이와 서사적인 완성도가 높은 영화로, 기억, 죄책감, 인간성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가졌지만, 보는내내 흥미로운 전개로 인해, 몰입도가 높은 영화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범이라는 설정은 흔지 않았고, 주인공의 불완전한 기억을 통해 진실을 의심하게 되고, 끊임없는 긴장감과 반전을 유지하게 되는 영화이다. 병수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영화는 그의 기억과 판단을 믿어야 하는 동시에 그를 의심하게 됨으로써,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고, 심리적 스릴러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병수는 살인을 저질렀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은 인간적인 면보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성과 도덕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감독판과 일반판의 서로 다른 결말로 인해 여운과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영화이니, 꼭 한번 감상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