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선순환, 그리고 초록 스터디 이야기
부트캠프를 수료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경험한 교육을 주변에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NHN NEXT를 수료한 후 이런 생각을 해서 학교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한 적이 있다. 특별한 교육 철학을 가지거나 사명감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단지 내가 받은 혜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즐겁게 했고 나름의 보람도 느꼈다. 사실 내가 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우테코를 수료한 크루들 중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생각을 넘어 직접 행동하기 위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 우테코 교육에서 좋다고 느낀 부분이 모두 같지는 않지만, 그중 자신이 좋았다고 느끼는 방식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려 한다. 이러한 지식 나눔 활동을 통해 성실하게 참여하여 성장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너무나 좋아 보이고 이상적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교육 자료와 학습할 내용을 전달하고, 피드백만 주면 될 것 같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시작하면 활동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참여자들의 동기 부여는 물론이고, 학습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이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줘야 하는데, 처음 교육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멘티들의 상태에 맞는 교육자료 커스텀 등 난이도 높은 작업이 많이 있다. 그래서 스터디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멘토링을 진행하던 크루들 중에는 이런 부담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그걸 나누고 싶다는 열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작년 겨울, 우테코에서 함께 근무하는 브리, 네오와 함께 초록 스터디라는 활동을 시작했다. 초록 스터디는 수료한 크루들에게 효과적으로 스터디를 운영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으로, 스터디를 운영할 때 필요한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스터디원들의 동기 부여나 흥미 유발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허들을 낮춰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초록 스터디는 초록 운영진, 스터디 운영진, 스터디원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스터디 운영진인 수료한 크루들이 스터디원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면, 초록 운영진인 코치들은 스터디 운영진으로 성장하는 크루들의 효과적인 스터디 운영에 도움을 주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를 통해 초록 스터디는 스터디 운영진과 참여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록 스터디의 활동은 학습 자료 개선부터 시작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스스로 학습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우테코에서는 리뷰어가 있어 특별한 장치가 없어도 가능했지만, 별도의 리뷰어가 없는 환경에서는 수료한 크루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테코만큼 잦은 주기의 피드백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학습 테스트를 제공하여 참여자들이 자신의 학습 방향을 더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처음 프로그래밍을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 자료의 설명과 사례, 예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좋은 교육 자료가 있다고 해서 스터디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인 스터디 운영을 위해서는 스터디원들의 동기 부여와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추가로 필요했다. 초록 스터디에서는 초록 운영진인 코치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을 제공하여 스터디 참여를 독려하고, 학습 및 성장 방향성을 설정하며,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었다. 또, 정기적으로 밋업을 개최하여 스터디원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다른 학교 스터디에서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학습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공유하며 자신의 학습을 돌아보고 스터디 활동에 조금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작년에 시작한 초록 스터디 활동은 1년 동안 260명이 참여하였고, 10개의 학교와 2개의 회사 스터디 그룹이 함께하고 있다. 스터디 학습 활동으로 시작한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만남과 밋업을 통해 스터디 간의 교류가 생기고 있다. 스터디 활동에 대한 회고와 후기를 비롯하여 나만의 학습 계획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는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진행하는 그룹이 생기고, 진행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을 공유하며 학습하고 성장하는 생태계에 기여하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남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이 명확한지, 잘못 이해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더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트캠프 이후 이러한 지식 나눔 활동은 학습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이라는 점에서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배움을 넘어 나눔을 통해 성장을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가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