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팀장한테 성과를 빼앗기다

EP7. 내부 고발 vs 참고 넘어가기

by 날라리부장

3월 26일, 오전 7시


출근하기 전, 전화가 울렸다.

엄마.


"지영아, 너 무슨 일 있니?"

"엄마? 왜?"


"너희 회사 사람이 어제 우리 집에 왔더라."


심장이 멈췄다.


"뭐라고?"



박팀장의 아내


"박재민이라는 사람 아내래.

초인종 누르길래 나갔더니..."


"뭐라고 했는데?"


"울면서 애원하더라.

제발 딸한테 제보 취소하라고 말해달라고."


손이 떨렸다.


"남편이 승진 못하면 애들 학원비를 못 낸대.

대출도 많대. 제발 살려달라고."


"엄마..."


"지영아, 그 사람 정말 나쁜 짓 한 거 맞니?"


"...응."


"그럼 네가 한 게 맞다. 근데..."


엄마 목소리가 떨렸다.

"무섭더라. 집까지 찾아오다니. 조심해라."



출근길 지하철


온몸이 떨렸다.

집까지 찾아갔다고?

이건... 협박인가?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 10개.

밤새 걸려온 부재중 전화.


하나를 받았다.


"여보세요?"


"김지영 맞죠?

당신 때문에 우리 가족이 망하는 거 알아?"

박팀장 아내였다.


"남편 승진 취소되면 우리 애들은 어떡하라고!

당신도 애 있잖아!

제발 제보 취소해 줘!"


전화를 끊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오전 9시, 회사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복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다가가자 수군거림이 멈췄다.


모두 나를 봤다.


침묵.



내 책상


책상 위에 봉투가 놓여 있었다.

열어봤다.


"조직의 배신자"

"팀장님 가족 생각은 안 하냐"

"너 때문에 우리 팀 망한다"

"회사 그만둬라"


익명의 협박 편지들.

손이 떨렸다.



화장실에서


토할 것 같았다.

화장실로 뛰어갔다.

변기에 엎드려 울었다.


무서웠다.

외로웠다.

후회됐다.


그때 문 밖에서.

"지영 선배?"

김사원.



김사원


"선배님... 괜찮으세요?"

"...응."

거짓말이었다. 전혀 괜찮지 않았다.


"저도... 오늘 아침에 협박 문자 받았어요."

"뭐?"

김사원이 핸드폰을 보여줬다.


"신입 주제에 나서지 마"

"회사 생활 어렵게 만들어줄게"

"후회할 거다"


"사원아... 미안해. 너까지..."

"아니에요."

김사원이 웃었다.


"예상했어요. 근데... 무섭긴 해도 후회는 안 돼요."

"..."


"선배님, 우리 이기는 거 맞죠?"


눈물이 났다.

"...응. 이길 거야."



오전 11시, 긴급 팀 회의


박팀장이 팀원들을 소집했다.

"다들 알다시피, 지금 우리 팀이 힘든 상황입니다."


나를 쳐다봤다.


"누군가의 고발 때문에 팀 전체가 조사받고 있어요."

팀원들이 나를 봤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는 억울합니다."

목소리가 떨렸다.


"6개월 동안 팀 전체가 함께 만든 프로젝트인데,

마치 제가 혼자 가로챈 것처럼 몰리고 있어요."

"..."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정말 잘못했나요?"



최대리


최대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팀장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응?"

"그 프로젝트는... 거의 지영님이 만든 거잖아요."

박팀장의 얼굴이 굳었다.


"우리는 정말 조금만 도왔고.

실제로 기획하고, 분석하고, 자료 만든 건... 지영님이였어요."


"최 대리, 너..."


"죄송하지만, 사실이잖아요."



이과장


이과장도 입을 열었다.

"저도... 동의합니다."


"과장님까지?"


"팀장님이 총괄하신 건 맞아요.

근데 '오케이' 한 것과 '만든 것'은 다르잖아요."

"..."


"지영이는 새벽까지 남아서 일했어요.

우린 다 봤어요."


박팀장이 책상을 쳤다.

"그게 배신이야? 팀장을 고발하는 게 정당해?"



내 차례


일어섰다.

"팀장님."

"뭐요?"


"전 팀장님을 배신한 게 아니에요."

"그럼 뭔데요?"


"제 권리를 찾는 거예요."

"권리?"


"네. 제가 6개월 밤새서 만든 걸 제 것이라고 말할 권리요."

박팀장이 비웃었다.


"당신은 지금 내 가족을 무너뜨리고 있어.

내 아이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죠?"

"팀장님 가족이 소중한 만큼, 제 존엄도 소중해요."


"존엄?"

"네. 거짓말로 얻은 승진은 팀장님 존엄도 아니에요."



폭발


박팀장이 소리쳤다.

"당신 끝이야! 이 회사에서 절대 못 올라가!"


"올라가지 못해도 괜찮아요."

"뭐?"


"부당하게 올라가는 것보다, 정직하게 서 있는 게 낫거든요."


박팀장이 회의실을 나갔다.

문이 쾅 닫혔다.



오후 2시, HR 전화


"김 대리, 지금 바로 올라올 수 있어요?"

"네, 가겠습니다."


HR 윤리경영팀.

최부장 외에 2명의 변호사가 더 있었다.


"김 대리, 심각한 상황이에요."

"네?"



폭로


"박 차장 측에서... 김 대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거죠."

손이 떨렸다.


"그리고..."

최부장이 서류를 건넸다.


"이게 뭐예요?"

"박 차장이 제출한 반박 자료예요."



반박 자료


박재민 차장 입장문


김지영 대리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1. 프로젝트는 팀 전체가 만든 것입니다.

2. 저는 총괄 기획자로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3. 김 대리는 실무 담당자였을 뿐입니다.

4. 모든 주요 결정은 제가 했습니다.

5. 팀원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첨부 자료.

팀원 3명의 진술서 "박 차장이 총괄했다"

회의 참석 기록 "박 차장 주재"

중간 보고 자료 "박 차장 승인"


조작된 증거들.



위기


변호사가 말했다.

"김 대리, 이거 심각해요.

저쪽도 변호사 선임했고,

본격적으로 맞소송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전 증거가..."

"증거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요.

특히 조직 내에서는."


"무슨 말씀이세요?"

"회사가 어느 편을 들지는 아직 모릅니다.

박 차장은 회사 핵심 인력이고, 실적도 좋았으니까요."


머리가 멍했다.



회사의 압박


그날 오후.

인사팀장이 나를 불렀다.


"김 대리, 솔직히 말할게요."

"네."


"회사 입장에서는... 이 일이 조용히 마무리됐으면 좋겠어요."

"무슨 뜻이죠?"


"합의하면 어때요?

박 차장한테 공식 사과받고,

당신은 제보 취소하고."

"사과요?"


"네. 그리고 당신 과장 승진시켜드릴게요. 특진으로."


과장.

10년 꿈꿔온 것.


"어때요? 나쁘지 않은 조건이잖아요?"

"..."


"이렇게 싸우면... 둘 다 망가져요. 특히 김 대리는 더."



선택의 순간


머릿속이 복잡했다.

합의 vs 끝까지 싸움


합의하면:

과장 승진

회사 생활 편해짐

협박 멈춤

가족 안전


싸우면:

소송 위험

회사에서 고립

불확실한 미래

계속되는 협박



그날 밤, 단톡방


나: 회사에서 합의 제안했어요.

정수연: 뭐라고요?


나: 박팀장한테 사과받고, 제가 제보 취소하고, 과장 특진.

이성민: ...받을 거예요?


나: 모르겠어요. 너무 힘들어요.

강혜진: 지영씨 기분 이해해요. 저도 그랬어요.

정수연: 선택은 지영씨 몫이에요. 우리는 어떤 선택이든 지지해요.


나: 근데... 제가 합의하면 어떻게 돼요?

정수연: 박팀장은 계속 똑같은 짓 하겠죠.

이성민: 다른 피해자도 생기고요.

강혜진: 우리 싸움도 의미 없어지고요.



집에서


민준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민준아, 뭐 그려?"

"엄마!"


"슈퍼히어로?"

"응! 엄마가 슈퍼히어로야!"


"엄마가?"

"응! 유치원 애들이 그랬어.

민준이 엄마는 나쁜 사람이랑 싸우는 슈퍼히어로래!"



"근데 엄마, 슈퍼히어로는 항상 이기는 거지?"

"..."


"엄마도 이길 거지?"



거울 앞


새벽 3시.

거울을 봤다.


합의하면 편하다.

과장도 되고, 협박도 멈추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거울 속 내가 나를 봤다.


"넌... 그렇게 살 거야?"


"평생 거짓 사과받고, 거짓 승진하고?"


"그게... 네가 바란 삶이야?"


아니.

절대 아니다.



결정


다음날 아침.

인사팀장에게 전화했다.


"팀장님, 어제 제안 말인데요."

"응, 생각해봤어?"


"네."

"그래서?"

심호흡을 했다.


"거절하겠습니다."

"뭐?"


"전 합의 안 해요. 끝까지 싸울 겁니다."

"김 대리, 정신 차려! 이러다 진짜..."


"알아요. 망할 수도 있죠."

"그런데도?"


"네. 그래도 후회 안 할 것 같아요."

전화를 끊었다.



HR 윤리경영팀


최부장을 찾아갔다.

"최부장님."

"김 대리... 합의 안 하기로 했다며?"

"네. 그리고 이거 추가로 제출하러 왔어요."

새 USB를 건넸다.


"이게 뭔데?"

"박팀장이 저희 엄마한테 찾아간 블랙박스 영상이요.

그리고 협박 문자, 협박 전화 녹음."

"..."


"이것도 증거 아닌가요? 조직적 협박과 회유?"

최부장의 표정이 변했다.


합의 제안을 거절했다.

협박도, 회유도, 소송 위협도 소용없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전쟁.


#합의거절 #끝까지싸운다 #협박증거제출 #슈퍼히어로엄마 #후회없는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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