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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dnote Oct 26. 2018

토큰 발행모델 분석

블록체인 토큰이코노미 설계 (1)

토큰을 얼마나 발행해야 하고 적정 가격은 얼마인가. 


이 글에선 토큰을 고전 경제이론 중 하나인 화폐 수량 이론과 구매력 평가지수를 통해 적절한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발행량을 산정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우리는 화폐 수량 이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토큰 경제에 맞게 수정한 후 토큰의 물가를 계산해 낸다. 그리고 이를 구매력 평가 지수를 통해 명목 화폐의 물가와 연결시키면 시장 적정 가격을 산출해 낼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역산하여 총 공급량을 산출한다. 조금 더 나아가 토큰의 미래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면 할인 현금 흐름을 적용하여 더욱 정밀하게 발행량 모델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폐 수량 이론

M x V = P x Y

M: 화폐의 공급량

V: 화폐의 속도

P: 물가

Y: 실질 생산량

Y 대신 T (거래 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총 거래 수 T를 총 생산량 Y로 대체시킨다. 이때 Y가 생산량, P가 생산량 한 단위당 가격이라면 Y는 실질 GDP, P는 GDP 디플레이터, PY는 명목 GDP이다. 화폐수량이론에 따르면 화폐의 양(M)과 물가(P)는 비례한다.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상품의 양(Y)가 그대로인데 화폐의 양(M)만 늘어난다면 화폐에 비해 물건이 귀해지므로 P는 올라간다.


그렇다면 토큰의 적정 가격은 어떻게 산출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화폐수량이론과 더불어 구매력 평가 지수를 사용한다. 

토큰의 가격이란 토큰 하나가 몇 달러인가인데, 이는 결국 토큰과 달러의 교환 비율 즉, 환율이다.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구매력 평가 지수

S = P1 / P2

S: 환율

P1: 화폐 1로 구매하는 물가

P2: 화폐 2로 구매하는 물가

위의 공식에 따라, 토큰의 가격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토큰의 가격 = 달러로 표시된 물가 / 토큰으로 표시된 물가


위의 두가지 내용을 토대로 비트코인 적정 가격을 계산해 본다. https://fred.stlouisfed.org 사이트를 참조하여 아래와 같은 데이터를 추출하였다.

2017년 평균 달러 공급량 : 약 3.8조 달러

2016년 명목 GDP : 약 18.9조 달러

화폐수량이론에 대입하면 3.8 x V = 18.9 이므로 달러의 유통 속도는 4.97 이다.

비트코인의 유통 속도가 달러와 같다고 가정해 본다면

비트코인 공급량 : 약 1,700만

비트코인 공급 속도 : 4.97 (달러와 동일하다고 가정)

비트코인 실질 GDP : 1,284억 달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이 경우 비트코인 물가수준은 0.000658 이다.

달러와 비트코인과 표시 물가를 구매력 평가 지수에 대입하면

S = 1 / 0.000658 = 1,519 

즉, 1 비트코인은 1,519 달러이다.

하지만 위의 계산에서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유통속도이다. 유통속도는 자산의 가치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큰 경제에서 유명한 두 사람 - ARK의 Chris Burniske 와 Ethereum의 Vitalik Buterin- 이 화폐 수량 이론을 토대로 제안한 토큰 가치 평가 방법을 소개한다. 


Chris Burniske 의 토큰 가치 평가

M x V = P x Q

M = 총 자산의 크기

V = 자산 유통 속도 (하루 동안 코인의 소유주가 바뀌는 평균 횟수)

P = 제공되는 디지털 자산의 가격

Q = 제공되는 디지털 자산의 총량

Burniske의 정의를 사용하면, 가치는 다음과 같이 M으로 재정리 : M = PQ/V

토큰의 가치 M은 시가 총액(PQ)을 계산한 후 유통 속도(V)로 나눈 것이다.


Vitalik Buterin 의 토큰 가치 평가

M x C = T x H

M = 코인의 총 발행량

C = 통화의 가격

T = 거래량 (시간당 거래량의 경제적 가치)

H = 1/V (사용자가 거래를 하기 전까지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시간)

Buterin의 정의를 사용하면 토큰의 가격은 C = TH/M 혹은 C = T/VM으로 표현된다.


두 정의 모두에서 볼 수 있듯이, 토큰의 가치는 토큰의 유통 속도에 반비례한다. 즉, 사람들이 토큰을 오래 보유할수록 토큰의 가치가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토큰 경제에서 유통 속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토큰은 유통 속도가 높다. 토큰 홀더(Holder)가 토큰을 오래 보유할 경제적 유인을 갖지 못한다.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FLY’ 플랫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FLY’ 토큰을 보유할 이유는 없다.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 소비자는 티켓을 구매할 목적으로 토큰을 보유하긴 하지만 몇 분 이상 토큰을 보유하진 않는다. 달러/토큰 가격 변동에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 역시 토큰을 보유할 인센티브가 없다. 항공사 역시 가격 변동 리스크를 가지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티켓을 얻기 위해 토큰을 지불하면 항공사는 받은 토큰을 교환 가능한 통화로 교환할 것이다. 만약 ‘FLY’가 항공권 구매의 세계 표준이 된다면 가치는 급격하게 상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거래량과 함께 20조의 가치를 가진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하더라도 거래 처리량 (트랜잭션) 대비 가격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유통 속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토큰 하나하나가 그 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반대로 유통 속도가 낮아지면 토큰의 가치가 높아지겠지만 0이 될 수는 없다. 모두 토큰을 보유하기만 하고 거래하지 않는다면 거래량 역시 0이 되어 수요도 없으므로 가격이 폭락할 것이다.


그렇다면 적정한 토큰의 유통 속도(V)는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 토큰의 적절한 유통 속도를 구하기 전에 먼저 발행하는 토큰의 용도를 정의한다. 대개 화폐의 기능은 다음의 3가지 역할을 한다.


(1)   계산 단위 : 가격을 매기고 부채를 기록하는 기준

(2)   교환매개수단 : 재화 및 용역을 구입하는 데 사용

(3)   가치의 저장 : 구매력을 현재에서 장래로 이전하는 역할


계산 단위로서의 기능을 토대로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는 교환의 수단으로 쓰이는 토큰을 ‘Utility Token’이라고 하고 비트코인처럼 가치의 저장에 의미를 가진 토큰을 ‘Equity Token’ 이라고 부른다. 

이는 경제학에서 구분 짓는 ‘M1 통화’와 ‘M2 통화’와 닮아있다. Utility 토큰은 M1과 성격이 비슷하고 현금과 단기 예금 등으로 구성되며 유동성이 빠르다. Equity 토큰은 M2와 비슷하며 정기 예금과 각종 파생상품 등이 이에 속한다.

우리는 각 용도별 토큰의 적절한 유통 속도를 알 순 없지만, 실물 경제에서 M1, M2 통화의 유통 속도 자료를 토대로 유추해 볼 수 있다.

[ 출처 : https://fred.stlouisfed.org/series/M1V ]

M1 통화의 경우 3.6 ~ 10.6 의 범위를 가진다.

[ 출처 : https://fred.stlouisfed.org/series/M2V ]

M2 통화의 경우 1.4 ~ 2.2 의 범위를 가진다.


실물 경제의 역사적 데이터가 토큰 생태계에도 적용된다면 위의 범위를 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체 발행량과 유통속도의 비율 최적화이다. 하지만 각 토큰마다 가진 특성 때문에 서로 다른 값을 가질 것이며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Utility 토큰의 유통 속도는 높을 것이라고 판단되고 Equity 토큰의 유통 속도는 낮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정교하게 설계된 Equity 토큰의 경우 토큰의 가치 유지에 보다 덜 힘을 쏟아도 되겠지만 Utility 토큰의 경우 높은 유통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면 토큰의 가치를 높고 안정적으로 유지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를 위해 Utility 토큰의 유통 속도를 낮출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1.     이익 공유 메커니즘 도입

AUGUR (REP)의 경우 네트워크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REP 보유자에게 비용을 지불한다. REP 소지자는 예측 이벤트 결과를 네트워크에 올리고 이때 비용을 지불한다. 이런 수익 공유 메커니즘은 토큰의 유통 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2.     Staking 기능의 추가

네트워크 참여자가 토큰을 걸게 (staking) 되면 일정기간 토큰이 묶여있게 되므로 토큰의 유통속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staking 수량이 많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통 속도는 더욱 낮아진다. 보통의 staking 방식은 노드의 검증을 위해 일정 부분을 staking하고 잘못된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돈을 잃게 된다. 하지만 Funfair 처럼 카지노 운영에 사용되는 토큰의 경우 도박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이벤트에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50%의 예비비를 staking 해놓는다. 대부분의 카지노 토큰은 staking 비율이 높다.


3.     Burn-and-mint 메커니즘 도입

factom은 BME(Burn and Mint Equilibrium Model)을 사용한다. Factom은 ERC20이 아닌 자체 네트워크를 사용하며 매일 일정량의 FCT가 생성된다. 또한 매일 FCT가 소각되는데 이는 네트워크 사용량에 의해 결정된다. 참여자가 적으면 소각되는 양이 적고 생성되는 FCT의 양이 더 많게 된다. 그러면 FCT는 가격 하락 압력을 받고 반대로 참여자가 많아져 소각되는 FCT가 신규 발행되는 양보다 많을 때 가격 상승의 압력을 받는다. 네트워크 수요에 따라서 FCT가 선형적으로 움직이기에 가격 변동의 예측이 가능하다. [ 참조 : https://steemit.com/kr/@kblock/28-factom ]


4.     토큰 보유자의 흥미를 유발

예를 들어 컨텐츠를 시청할 때 보유한 토큰으로 컨텐츠에 투표해 순위를 높일 수 있다거나 컨텐츠 내용을 제안해서 제작에 반영시킨다면 토큰 보유자에게 흥미를 유발시켜 유통 속도를 낮출 수 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과정에 게임처럼 재미있는 과정을 포함시킨다면 토큰을 보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5.     가치 저장의 수단이 되기

Utility 토큰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토큰을 판매하기 보단 보유할 확률이 높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토큰의 가치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토큰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실제로 구입할 수 있게 보여줌으로써 믿음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토리지 서비스의 경우 토큰 보유자가 사용자이면서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집에 있는 데스크탑의 용량을 제공하고 외출 시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사용자는 토큰의 사용을 위해 당분간은 보유할 것이다. 더불어 실제 사용이 가능하므로 네트워크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므로 토큰에 가치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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