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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내음

by 보리아빠

입을 모아본들 소리가 날 리 없고

얼기설기 덩굴은 제멋대로 움직여

바람에 몸을 들어야만

각다분하게 퍼뜨릴 수 있


한 방울


두 방울


하늘이 떨군 눈물 방울에

잎을 활짝 열고 비바라기를 한다


내리는 비를 온몸에 머금어
조금씩 내음을 묻힌다면
내 몸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에
은은한 흔적이 담겨질까

그렇다면,

만약 허락된다면

멍든 가슴

슬픈 향기를 빗물에 녹여

보랏빛으로 퍼뜨리고 싶다



- 보랏빛 내음, 2025.09.22. -




너의 내음이 멀리멀리 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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