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서울 통근러의 25.03.26 카카오버스 앱 업데이트 리뷰
어느 아침 출근길, 언제나처럼 버스 정류장을 향하며 도착 시간을 보기 위해 카카오버스 앱을 켰는데 홈 상단에 전에 없던 '지도'와 '지하철노선'탭이 생겼습니다.
출퇴근할 때 나름의 이유로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네이버지도 앱 3가지를 번갈아 쓰던 입장에서 '오, 앞으로는 이 앱 하나로도 괜찮을까?' 하는 관점으로 기존에도 자주 쓰던 기능부터 이번에 좋아진 점, 아쉬운 점까지 정리해 봤습니다.
기존에는 자주 타는 버스를 홈 화면에 고정 노출하려면 버스나 정류장 상세페이지로 들어가 즐겨찾기(★) 해야 했어요. 이제는 홈 화면에서 바로 '+버스 추가하기' 버튼으로 화면 이동 없이 원하는 정류장에 오는 버스를 즐겨찾기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정류장 즐겨찾기한 직후에 해당 정류장에 '최근에 본 버스'를 바로 추가할 수 있게 버튼을 제공해 주어 또 다른 버스 탐색 과정을 없애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반복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디테일이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승/하차 알림은 버스 옆 알림 아이콘을 선택해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한 화면에서 승차→하차 순으로 화면을 스크롤해 가며 알림을 설정하는 구조였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 탭 구조로 변경되었습니다.
승/하차 알림을 탭 구조로 변경하면서 사용자가 둘 중 하나만 필요한 상황에 기능 접근성이 좋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맥락적인 흐름보다 기능적 선택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차할 정류장만 설정해도 현재 위치 기반으로 도착 예정 시간 확인이 가능하고 바로 알림 설정까지 완료해 주어 오히려 설정 단계가 축소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지도가 이제는 지하철 정보와 출구 정보, 하차문 안내까지 함께 보여줍니다. 지도에서 'M' 아이콘을 선택해 지하철 상세로 이동할 수 있는데, 카카오지하철 앱의 주요 기능을 그대로 흡수한 느낌입니다. 화면 중앙에 토글 형태로 출구 번호 별 가까운 하차문을 볼 수 있게 배치했는데 이 정보를 자주 확인하는 저는 매우 좋았습니다. 보통 주요 기능이라 생각하지 않아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거든요.
카카오지하철 앱도 함께 쓰던 사람으로서 기존 앱보다 기능적으로 더 좋다고 느낀 것들이 있었습니다.
일반/급행 노선을 토글로 간단히 변경 확인 가능
출 도착 시간 설정이 모두 가능 (네이버지도는 출발 시간 설정만 지원)
경로 설정 후 노선도 view 제공
더 다양한 기능, 다양한 view를 제공하는 지하철노선 탭이 생겼으니 이제 저는 카카오에서 버스 앱만 사용하면 되겠네요..! 다만 버스에 지하철이 더해진 만큼 이후엔 네이버지도 길 찾기처럼 버스+지하철 경로도 설정하고 알림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전체적으로 편의성이 많이 올라갔다고 느껴지지만 아쉬운 점들도 보였습니다.
버스 노선 상세화면 우측 상단의 '내 주변 정류장'을 선택하면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나와 가까운 정류장이 리스트에서 포커싱 되는데요, 가까운 정류장이 여러 개인 경우에는 카카오톡 채팅 검색같이 이전/다음으로 이동하며 정류장을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이 이동 버튼이 승/하차 알림에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정보가 다른 요소와 겹쳐져 오류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토스트 알림이 가려지는 등 화면 하단에 표시되는 정보와 겹쳐지는 상황이 종종 나타났는데요,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화면을 탐색하면서 플로팅 알림을 잠시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멀리 이동할수록 다회차 환승을 통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중간 환승 구간의 열차 시간이 실제 이동 중에 변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탑승할 열차를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UX가 중요합니다.
네이버 지도는 길 안내를 시작한 뒤에도 각 환승 지점에서 어떤 열차를 탈 지 구체적인 시간을 선택하도록 하고 해당 열차 시간에 맞춰 하차 알림을 설정해 줍니다.
카카오지하철은 출도착 역을 선택하고 알림을 설정한 후에도 탑승 열차 시간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알림 버튼을 다시 눌러 재설정해야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안내 변경을 위해 네이버보다 1단계 더 많은 조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버스는 어떨까요? 카카오버스는 경로 탐색 단계에서는 카카오지하철과 동일하게 환승 열차 시간 변경이 가능하지만 알림을 설정하는 순간 열차 시간 변경 기능이 없는, 알림 상세화면으로 이동됩니다. 따라서 실제 환승 상황에서 변경되는 열차 탑승 시간에 따라 알림과 도착 예정 시간을 업데이트할 수 없습니다.
일반 브라우저에서 최근 검색을 빠른 이동 기능으로 아주 많이 활용하는 편이라 검색 화면의 최근 내역에 대해 '편집' 기능이 있어 어떤 편의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내역 삭제 기능만 주고 있어 아쉬웠습니다. 그저 삭제만 제공할 거라면 굳이 화면 이동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카카오버스 앱의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한 디자인 개편이 아닌 실질적인 사용성 개선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음이 보입니다. 특히 즐겨찾기 UX 개선, 승/하차 알림 구조 변경은 실제 출퇴근 사용자 입장에서 굉장히 유용한 변화였어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지금의 방향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위해 개선되어 나갔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모두 사용하는 출퇴근러라면 한 번쯤 이번 개편을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