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중심 UX 실무에 바로 쓰는 프롬프트 만들기
지난 글에서는 GPTs를 활용해 가상의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실제 인터뷰와 어떤 점이 달랐는지 비교해 본 실험을 공유했습니다. 물론 한계도 있었지만, '어떻게 시나리오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AI인터뷰도 충분히 실무에 쓸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번 글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를 쓰기 전까지의 과정 - 문제 정의, 사용자 니즈 분석, 경험 목표 수립, HMW 도출까지 - 를 ChatGPT와 함께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번에는 그냥 실험이 아니라 좀 더 명확한 결과물을 얻기 위한 흐름을 설계해보고 싶었어요. 단순히 AI에게 물어보지 않고 정확히 어떤 결과를 도출하고 싶은지 미리 설정해 두고, 그걸 얻기 위한 프롬프트를 정교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먼저 서비스 콘셉트는 다음과 같이 설정했습니다.
"목적지 주변 주차 공간 정보 제공"
목적지 근처의 실시간 주차 가능 공간을 확인하고, 필요시 예약까지 가능한 서비스
프롬프트 :
#너는 Product Manager야. 서비스 기획, UX리서치, UXUI 설계, 디자인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서 답변해 줘.
#이제부터 너는 새로운 서비스 초기 기획을 수행해야 해. 아래 서비스 설명을 바탕으로 문제 정의부터 해줘.
#서비스 설명
콘셉트 : "목적지 주변 주차 공간 정보 제공". 현재 위치 또는 특정 목적지 주변의 실시간 주차 가능 공간 정보 제공, 필요시 예약까지 가능한 서비스
이용 목적 : 운전자들이 목적지 주변에서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효율적으로 주차하기 위해
핵심 사용자 : 맛집, 카페, 쇼핑몰, 영화관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해 운전을 자주 하는 3040 운전자
#문제 정의 방향
1. 사용자가 주차장을 찾을 때부터 주차 후 정산 완료까지 과정 중 생각, 행동, 페인포인트, 니즈를 사용자 여정으로 정리
2. 핵심 니즈/페인포인트 분석
3. 핵심 니즈/페인포인트를 기반으로 가설 10개 수립
(ex. 실시간 빈자리 예약을 확정할 수 있게 하면 정보를 보는 즉시 가기로 결정할 것이다.)
#정리할 때, 초기 검증을 위한 문제 정의임을 잊지 말고 적용해 줘.
#표로 작성할 수 있는 정보는 표로 작성해 줘.
#사용자 여정은 내용을 풍성하게 작성해 줘.
#1번의 페인/니즈는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바'라는 관점으로 작성해 줘.
(ex. 페인포인트 : 빈자리로 나오더라도 실제 도착하면 이미 차량이 있을까 봐 불안하다. / 니즈 : 방금 알게 된 근처 빈자리 예약을 확정하고 싶다.)
이전에는 그냥 "문제 정의해 줘" 수준으로 요청했던 걸, 이번에는 #문제 정의 방향으로 결과물 형식까지 정해진 요구사항으로 정리해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ChatGPT가 정답처럼 보이는 요약은 잘 하지만 사용자 관점의 생생한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사용자 여정부터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느낀다'는 뉘앙스를 계속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효과적이었던 건 예시를 함께 넣는 것이었는데요, 원하는 표현방식 자체를 보여주었을 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 정의를 토대로, 이번에는 인터뷰를 통해 가설을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가상 인터뷰'였지만 지난 실험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현실적인 인터뷰가 되도록 준비했어요.
지난번 실험에서 실패 포인트는 이러했습니다.
• 언어적으로 정제된 표현 사용
• 너무 일관되고 제한적인 답변
• 답변 중 서비스 방향을 칭찬하거나 제안하는 경향
그래서 이번에는 퍼소나를 요청할 때 디지털 친숙도, 언어 숙련도, IT 지식수준에 대한 조건을 추가했습니다.
프롬프트 :
#초기 문제 정의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의미한 퍼소나 3명과 인터뷰 스크립트를 만들어줘.
#서비스 feature와 핵심 기능을 구체화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야.
#각 퍼소나는 아래 조건을 포함하도록 하고, 수준을 다르게 설정해 줘.
1. 디지털 친숙도 (상/중/하)
2. 언어 숙련도 (상/중/하)
3. IT 지식수준 (상/중/하))
이렇게 조건이 서로 다르게 조합된 3명의 퍼소나를 요청했고, 각각의 특성이 실제 대화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되도록 유도했습니다. 덕분에 인터뷰의 전체적인 몰입감은 높아졌고 응답하는 말투나 사고방식도 실제 사용자와 유사하게 느껴졌어요.
프롬프트 :
#이제부터 퍼소나 1부터 차례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거야. 내가 직접 질문할 테니 퍼소나로서 대답해 줘.
인터뷰는 ChatGPT가 생성해 준, 문제 정의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 스크립트를 활용해서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다 진행한 다음 퍼소나 1,2,3의 설정 조건에 따른 응답 차이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해보기도 했는데, 그 분석 내용은 다소 평이한 수준이었지만 인터뷰 흐름이 좋아졌다는 것에 일단 만족했습니다.
이제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초기에 작성한 문제 정의와 가설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프롬프트 :
#초기 문제 정의와 가설,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줘.
#인사이트 도출 방향
1. 초기 문제 정의 → 인터뷰 후 문제 정의 고도화
2. 초기 가설 → 검증된 내용 정리
3. 인터뷰 내용 정리(스크립트 상의 질문 섹션(1~5, 마무리 질문) 별로 정리)
4. 서비스가 해결해야 하는 것(핵심 니즈, 주요 페인포인트, 해결해야 하는 주요 use case)
#표로 정리 가능한 내용은 표로 정리해 줘.
#인터뷰 내용 정리는 인터뷰 답변을 풍부하게 살리지만, 요점은 전달되도록 해줘.
#해결해야 하는 주요 use case는 우선순위를 매겨줘.
확실히 초기 정의에 비해 문제점이 더 구체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히 문제의 원인이 '실시간 정보 부재'에서 → '정보는 있으나 불확실하거나 실제와 불일치한 데서 오는 불안감'으로 바뀐 부분은 의미 있었어요.
그리고 가설이 어떻게 검증되었는지가 정리되었는데, AI의 경우 중립적으로 질문했다 해도 긍정효과를 무시할 수 없으니 결과를 온전히 신뢰하기보다 진짜로 그런지 실제 사용자와의 인터뷰에서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정리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PRD작성을 위한 기획 정리 세트를 요청했습니다. 'UX 경험 목표 → UX챌린지 → HMW → 기능 아이디어'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프롬프트 :
#다음 단계인 PRD작성을 위한 최종 내용을 정리해 줘.
#최종 정리 방향
1. 고도화된 문제 정의 & 서비스가 해결해야 하는 것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경험 목표'수립
(ex. 사용자는, 믿을 수 있는 실시간 자리 정보로 보장된 주차 자리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2. 구체적인 챌린지 작성(검증된 가설을 챌린지화)
(ex. 실시간 빈자리에 대한 예약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HMW 작성
(ex. 어떻게 하면 예약이 확정됨을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을까?)
4. HMW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 또는 서비스 아이디어 5개 리스트업
#경험 목표 - 챌린지 - HMW - 기능/서비스 아이디어를 한 세트로 정리해 줘.
즉, 경험 목표가 5개면 5세트가 되어야 해.
이 구조는 이후 기획안 작성, 서비스 플로우 설계, 기능 우선순위 설정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포맷이라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ChatGPT를 단순히 '좋은 답변을 주는 도구'로만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어떤 조건과 예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도구의 활용도와 성능이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걸 체감했어요. 그 과정이 기획자 본인의 사고 구조를 설계하는 일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처럼, 업무 단위 별로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를 만들고 그걸 템플릿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정리된 문제 정의와 UX챌린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기능을 포함한 PRD를 작성하는 과정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이 여정이 저처럼 실무에서 AI를 활용해보고 싶은 분들께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