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디지털&AI]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디지털 헬스케어는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 단위 가치의 유망 기업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의료 AI는 예측, 진단, 치료 전반에 걸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파운데이션 모델의 도입은 새로운 혁신을 예고한다. 디지털 치료제(DTx)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지만, 잠재력은 폭발적이다. 바야흐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다. DHP 최윤섭 대표가 말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세계를 혁신가이드 안병민이 취재, 편집, 재구성했다.
1.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변화의 흐름, 이제는 피할 수 없다. 변화의 두 축은 뚜렷하다. 첫째,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 헬스케어 전반에 스며들며 의료 시스템을 근본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둘째, 팬데믹이 촉발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부상.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이 의료 혁신을 가속화했다.
5년 전만 해도 '미래의 유망 산업' 정도였던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제 주류로 자리 잡았다. 투자 건수, 투자액, M&A 거래 규모 등 각종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디지털 기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혁신적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약사나 기존 의료기기 회사들에겐 위기일 수 있다. 새로운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장이다. 투자자들 또한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등장을 주목하고 있다.
2.
디지털 헬스케어는 무엇인가? 명확한 정의는 없다.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모든 의료와 헬스케어 활동을 디지털 헬스케어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인공지능, 3D 프린팅,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메타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형태다. 현재 주목받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원격의료’다. 의료 AI는 진료 지원과 영상 분석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팬데믹으로 원격의료는 비대면 진료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디지털 치료제(DTx)'도 빼놓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스마트폰 앱, 게임, VR 기기, 챗봇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며, 의료기기로 인허가를 받아 의사의 처방으로 사용된다.
3.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해진 미래’다. 모든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겪고 있다. 의료와 헬스케어 역시 피할 수 없는 변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와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난다. 의료의 역사를 보면, 혁신 기술은 처음엔 낯설고 이질적이었다. 엑스레이와 유전자 검사, 전자의무기록(EMR)도 그랬다. 지금은 의료의 기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처음엔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모든 의료 활동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 의료 분야는 보수적이지만,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해왔다. 인간의 건강과 질병 치료라는 근본적 필요 때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초기 혼란을 넘어, 곧 일상 의료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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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데이터'다. 정밀의료, 맞춤형 의료, 예방의료, 예측의료 모두 데이터에 기반한다.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르다. 각기 다른 유전적, 환경적 배경을 지니고 있어서다. 맞춤형 치료와 처방? 답은 데이터에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데이터를 지닌 존재다. DNA라는 생물학적 데이터에서 시작해 모든 활동이 데이터로 기록된다. 과거엔 의료 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인공지능, 디지털 치료제, 웨어러블 기기 등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수집이 획기적으로 확장되었다. 이제는 일상 속 모든 데이터가 의료에 활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의 무게중심도 옮기고 있다. 병원과 의사 중심에서 일상과 환자 중심으로! 환자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시대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를 가속화한다. 데이터는 더 이상 숫자가 아니다. 의료 혁신의 본질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주체에 의해 수집되고, 분석되고, 활용된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적, 양적 성장이 이루어졌다. 데이터가 의료를 진화시키고, 환자가 그 중심에 서는 시대가 도래한 거다.
5.
디지털 헬스케어는 네 가지 데이터 단계로 구성된다. 측정, 통합, 분석, 활용. 첫 번째, '측정'. 스마트폰, 웨어러블,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기술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이라는 개념도 있다.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형질을 의미한다. 넓게는 개인의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을 아우른다.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데이터로 활용된다. 두 번째, '통합'. 전자의무기록(EMR)과 개인 건강 앱 등 다양한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에 모인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분석의 기초가 된다. 세 번째, '분석'. 인간의 통찰력과 AI가 협업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아낸다. 이에 기반한 진단과 예측이 이루어진다. 네 번째, '활용'.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치료에 적용한다. 이 네 단계가 디지털 헬스케어의 밑그림을 완성한다. 측정부터 활용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데이터 흐름이 의료 혁신을 이끌어간다.
6.
디지털 헬스케어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특히 AI 관련 기업들이 급증했다. 루닛(Lunit)과 비노(Vuno)는 초기부터 의료 인공지능에 집중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이제는 데이터 측정부터 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헬스케어 기기를 제작하고, 전자의무기록(EMR)을 통합하며,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원격의료부터 약 배송,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복약 알림까지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헬스케어와 커머스를 결합한 혁신적인 모델이다.
아마존(Amazon)도 눈여겨볼 만하다. 원격의료와 온라인 약국, 병원 인수를 통해 헬스케어 전 분야에 진출했다. 원메디컬(One Medical)이라는 병원 그룹을 인수하고, 필팩(PillPack)이라는 온라인 약국을 인수해 미국 전역에 약을 배송한다. AI 스피커를 통해 복약 알림, 병원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의료와 커머스를 결합한 독특한 모델을 구축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삼성,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헬스케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50개에 불과했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이제 300개를 넘었다. 양적, 질적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루닛이 대표적 사례다. 더 많은 유망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투자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7.
AI와 디지털 치료제(DTx)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이다. 의료 분야에서 AI의 역할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진료 지원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된다.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사후까지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AI가 필수적이다.
지난 5년간 의료 AI 기업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영상의학 분야에서 AI는 이미지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다른 진료과로도 확장 중이다. 다수의 논문과 연구가 의료 분야 AI의 효용을 뒷받침한다. 인허가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FDA는 2022년 기준 700개 이상의 AI 기반 의료기기에 인허가를 부여했다. 한국도 2018년부터 AI 의료기기 인허가를 시작해, 현재 220개 이상의 기기가 승인을 받았다. 의료 AI는 이제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현실로 자리 잡고 있다.
8.
의료 AI는 이제 특정 문제 해결을 넘어 범용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 AI는 전자의무기록(EMR) 분석, 영상의학 이미지 진단, 실시간 데이터 분석 등 개별 문제에 집중했다. IBM의 왓슨이나 비노(Vuno), 루닛(Lunit)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 사례다.
이제는 범용 모델이 뜨고 있다. 하나의 파운데이션 모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GPT-4와 같은 생성형 AI는 의료 데이터 없이도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의료 기록 요약, 처방 명령 수행, 보험 청구 코드 생성 등 다양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구글의 메드팜(Med-PaLM)도 복잡한 의료 문제를 인간 전문가 수준으로 해결하며, 의료 AI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제너럴리스트 메디컬 AI’ 개념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지, 음성, 텍스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여러 진료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AI다. 범용 모델의 등장은 특정 문제 해결을 넘어, 의료 AI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인간 전문가 수준의 AI가 의료 혁신을 이끌어갈 시대가 열리고 있다.
9.
한국의 의료 AI 혁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흉부 X-ray 이미지 분석으로 판독문 초안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이미지 분석을 넘어 진단 효율성을 높인다. 루닛도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와 협력한 가지랩은 건강검진 결과를 자동으로 해석하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조현병 환자의 재활 치료에도 생성형 AI가 활용되어 맞춤형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전자의무기록(EMR)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AI도 개발 중이다. 일반인이 어려운 의학 용어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의사들을 위한 AI도 있다. 진료 기록 요약과 예측을 제공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한국의 의료 AI는 이제 시작 단계다. 더 많은 혁신이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10.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앱, 게임, VR, 챗봇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공되며,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의료기기 범주를 소프트웨어까지 확장한 셈이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이미 수십 개의 디지털 치료제가 인허가를 받고 보험 적용을 받는다.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는 나스닥에 상장한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다. 중독 치료 앱 ‘리셋(reSET)’, 마약성 진통제 중독 치료용 ‘리셋-O(reSET-O)’, 불면증 치료 앱 ‘소모라(Somryst)’가 대표 치료제다. 알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는 ADHD 아동을 위한 치료용 게임을 개발해 FDA 인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치료용 게임이다. VR 기술을 활용한 PTSD 치료, 진통제 대체 VR 콘텐츠, 챗봇을 통한 우울증과 중독 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에인메드의 불면증 치료 앱, 웰트의 불면증 치료용 앱, 뉴냅스의 뇌졸중 후 시야장애 재활용 VR, 셰어 앤 서비스의 호흡 재활 서비스가 인허가를 받았다.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꾼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치료의 가능성은 크지만, 규제와 보험 적용, 시장 수용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 새로운 치료 방식이 의료 현장에 어떻게 자리 잡을지, 그 가능성과 한계를 주목해야 한다.
11.
디지털 치료제는 최근 투자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페어 테라퓨틱스는 세계 최초로 FDA 인허가를 받아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수익 창출에 실패해 파산했다. 인허가와 보험 적용은 성공했으나, 시장에서의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알킬리 인터랙티브도 치료용 게임으로 ADHD 환자들을 돕는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했지만, 결국 헐값에 M&A를 당했다. 시대를 앞서간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요구와 규제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의료기기와 다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임상 연구부터 인허가, 보험 적용까지 전통적인 의료기기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임상 연구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효과를 증명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보험 적용 문제도 난관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DTx의 보험 적용을 논의 중이다. 보험 적용이 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의사들이 실제로 DTx를 처방할지, 환자들이 이를 수용할지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이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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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의 상용화에 대해 의료계의 반대는 없을까? 의료계의 반대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원격의료처럼 의료진의 역할 변화를 요구하는 기술에 대한 반발이 크다. 반대의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새로운 기술이 기존 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다. 원격의료는 의료진의 역할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둘째, 근거 중심 의학(EBM, Evidence-Based Medicine)의 중요성이다. 새로운 기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만 의료계와 규제 기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모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아니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한국 대형 병원들도 글로벌 의료 혁신을 이끌며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이다. 상용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와 데이터 축적, 규제와 보험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더 많은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의료계와 환자의 신뢰를 얻는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상용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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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제 막 발을 뗐다. 의료 지형을 완전히 바꿀 변화의 시작이다. 병원이 아닌 일상에서, 치료가 아닌 예방에서, 새로운 의료의 기준이 만들어질 것이다. 낯설고 불확실한 길이다. 그럼에도 먼저 길을 나서는 이에게 기회가 돌아갈 거다. 정해진 미래라서다. 우리의 건강과 의료는 더 이상 병원 안에 머물지 않는다. 혁신의 문이 열렸다. 무한한 가능성이 우리를 기다린다. ⓒ혁신가이드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