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여행 그리고 완치
2015년 1월 30일, 저자로서의 제 이름이 또렷하게 인쇄된, 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마케팅리스타트>. 마케팅은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얄팍한 기술이라는, 마케팅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마케팅은 마케팅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하다는 오해를 깨기 위해 풀어 쓴 마케팅 책입니다.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임을, 마케팅은 결코 어렵지 않음을, 마케팅은 내 삶의 고객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하는 철학의 문제로서 업종과 직종을 불문하고 누구나 알아야 할 삶의 교양임을 이야기하고 싶어 쓴 마케팅 책입니다. '지금 다시 시작하는 마케팅 스터디'란 부제를 붙인 이유입니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려면 그걸 보여주어야 합니다. 내가 소리 치거나 주장한다고 세상이 아름다워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많은 사례들을 들었습니다.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이미지도 시원시원하게 넣고 우리 일상 속 살아 숨쉬는 말랑말랑한 사례들을 수집해 넣었습니다. <마케팅리스타트>는 누가 알아주건 안 알아주건 그런 취재와 자료 정리, 글쓰기가 응축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유용하다 좋아해 주셔서 지금껏 4쇄를 찍었고요. 다음 쇄를 향해 또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함을 알기에 <마케팅리스타트>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저도 응원합니다.
올해도 '여행이 곧 공부'라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1월엔 원주, 3월엔 홍콩, 5월엔 변산, 8월엔 태국, 9월엔 평창과 합천, 11월엔 제주. 당일치기를 제외하고 1박 이상의 여행만 세어보니 무려 24일을 집 밖에서 잤습니다. 아들과 함께 한 부자지간의 템플스테이를 포함하여 1년 중 거의 한 달은 여행을 다닌 셈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8월의 태국 여행입니다. 아이들 학교도 빼고 무려 열흘 간의 여행을 감행했는데요. 칠순이 넘으신 부모님까지 함께 모셨으니 삼대가 함께 한 열흘 간의 태국 여행. 그 동안 여기저기 웬만한 해외여행을 다 다니신 부모님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라 말씀하셨으니 올해 최고의 여행으로 꼽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행복에 있어 '물질적 소유'보다는 '가족과의 추억'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 그래서, 내년에도 더 다닐 겁니다^^.
2010년 9월 23일, 대장암 3기 진단. 수술에 이은 18차례의 항암치료. 그렇게 5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많은 게 바뀌었습니다. 우연찮게 시작한 강의와 글쓰기로 17년간의 직장생활을 아예 접었습니다. 경주마가 아닌 야생마로서의 삶을 새로이 시작했고 그 터전도 서울에서 양평으로 옮겼습니다. 5년이 지나 마침내 2015년 9월 9일, 완치 판정. 그저 비우고 내려놓았을 뿐, 제가 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게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 덕분입니다. 특히 부모님과 제 아내에게는 진심으로 감사 말씀 전합니다.
비우고 내려놓으니 많은 게 다시 보입니다. 아니 예전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성공과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평화가 곧 행복'임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보다 훨씬 더 평화로운 하루하루입니다. 더 비우고 더 내려놓고 물 흐르듯 살려 합니다. 홀가분하니 참 좋습니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