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시내에는 츠타야 서점이 곳곳에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이미지와 일치하는 츠타야 서점은 한 군데뿐이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방에 짐을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나와,
후쿠오카 타워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서울의 야경과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에 실망한 뒤,
섭섭함을 풀기 위해 맥주를 마시러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첫날 머물렀던 호텔이 위치한 텐진으로 가는 길에 창 밖으로 츠타야 서점 간판이 보였다.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주변 지인들이 추천을 많이 해준 터라 꼭 가봐야지 했기 때문에
츠타야 서점이 눈 앞에 보이자마자 함께 여행을 간 친구에게 다짜고짜 여기서 내리자고 말했다.
내렸던 곳은 롯폰마츠역. 3박 4일의 여행 계획에는 없던 장소였다.
내리기 잘했다.
츠타야 서점의 입구를 보자마자 내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츠타야 서점은 서점, 카페, 바, 음반가게, 디자인 소품샵 등 다양한 공간이 뒤섞여 있다.
굉장히 넓은 공간이지만 오밀조밀 모여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세련된 큐레이팅과 디자인 덕분에 다양한 공간들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일본어를 잘 모르지만 책 이외의 상품들로 그 가판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조명들과 음악들도 공간에 더 집중할 수 있게끔 나를 이끌어 주었다.
츠타야 서점에 머무르는 사람들도
내가 상상하던 그 모습 그대로를 옮겨놓은 듯했다.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서점과 그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
밤잠이 많기도 하고, 내일의 여행을 위해서
새벽까지 머무르는 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찍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첫날에 츠타야 서점의 이미지에 반해버린 나는
후쿠오카에서 보낸 시간 내내 츠타야가 보이면 무조건 들어갔다.
새롭게 마주한 츠타야 서점에서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카타역 근처에 위치한 츠타야 서점에서는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보았다.
이 공간은 아날로그 필름으로 찍고 싶었다.
시내에 있는 2~3군데 정도의 츠타야 서점을 들렸었는데
첫날에 만났던 츠타야 서점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그 공간들은 또 주변의 풍경과 잘 어울어진 느낌을 받았다.
가끔 그 아름답던 공간에 조금 더 머무르지 않음을 후회하곤 한다.
머지않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