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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상만두 Jun 23. 2024

다행(多幸)

지하철


다행(多幸)

유정화(2023 시민 공모작)


가난한 셋방살이

돈 벌러 나간 부모 대신

옥상에 빨래를 널던 남매에게

집주인이 건넨 초코파이 한 박스


성적보다 안부를 물어주던 선생님

터무니없는 꿈도 함께 꿔주던 친구들


낯선 도시 길을 알려준 타인들

유독 힘겹던 하루 누군가 비워든 자리

차창 밖으로 비처럼 쏟아지던 노을

나는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자랐다.




내가 살아온 날들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도움들이 있었을까?

상상도 할 수 없다.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는것은 어쩌면 이런 다행인 일들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들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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