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서 5분 거리 농장에 갔다. 자연산 두릅을 가져오기 위함이었다. 바빠서 텃밭에 비닐멀칭도 못했고 상추 등 채소도 심지 못했다. 게으름이 잘된 일이 되었다. 2-3주 전에 심었다면, 이상 기후로 냉해를 입었을 것이다. 농작물이 냉해를 입으면 잘 자라지 못한다. 이웃들처럼 모종을 다시 심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번 주 아들 중학교 지필평가가 끝나는 대로 텃밭 채소 심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두릅은 두릅나무에 달리는 새순으로, 독특한 향이 나는 산나물이다. 쌉싸름한 맛과 향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나 몸에는 보약이나 다름없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 당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B1·B2·C)과 사포닌 등이 들어 있어 혈당을 내리고 혈중지질을 낮추어 주므로 당뇨병, 신장병, 위장병에 좋다고 한다(두산백과사전).
깨끗이 씻어 끝부분을 바나나처럼 벗기고 꺾은 단면은 얇게 슬라이스로 잘라 다듬었다. 2분간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 먹는다. 데친 나물을 쇠고기와 함께 꿰어 두릅적을 만들거나 김치, 튀김,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 절이거나 얼리기도 한다. 두릅 역시 한번 심어놓으면 평생 채취가 가능한 자급자족 나물이다.
마트표 초고추장이 다 떨어져서 레시피를 찾아 직접 만들었다. 고추장 듬뿍 1스푼, 다진 마늘 1스푼, 설탕 1스푼, 식초 2스푼, 깨. 마늘향때문인지 시판 초고추장보다 풍미가 있다.
자연산 산나물을 매년 봄에 종류별 한 번씩 먹는다. 아직 기록하지 못한 나물이 2/3다. 봄에 산나물을 먹어주면 겨울까지 잔병치레가 없다. 두통, 인후염, 감기, 피곤, 불면증, 비염 등이 없다. 코로나 포함 작은 감기에 안 걸린 지는 5년 훨씬 넘은 듯하다.
거의 매 순간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내게 잠깐 짬을 내어 하는 나물 관찰은 힐링이 되는 취미다. 만약 집 마당 안에서 이런 산나물을 키운다면 응용하여 효소,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들며 여유시간을 보낼 것이다. 말 그대로 행복할 것 같다. 꿈꿔본다. 상가 텃밭이라도. 꼬빌 텃밭이라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