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와 탈고
얼마 전 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올해 쓴 책은 아니다. 작년 10월에 출간되었어야 했던 책인데, 출판사의 사정으로 1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제목도 바뀌었다. 원제는 <초격차 독서법>이었는데, 초격차라는 단어와 독서법이라는 단어의 괴리가 적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제목까지 <초성장 독서법>으로 바뀌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초고를 쓰는 데 걸린 시간은 두 달이었다. 꼬박 두 달이 걸려서 원고지 600장 분량의 초고를 만들었다. 책으로 말하자면 200페이지 분량이다. 하지만 퇴고에서 최종 탈고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개월에 가까웠다.
공들여 퇴고를 하는 편이다. 조각조각 모인 자료들을 묶어서 문서화한 뒤 출판사에 투고하기 전에 반복해서 퇴고한다. 일반적으로 1차 퇴고를 거칠 때 페이지마다 대략 30개 정도의 수정할 부분이 보인다. 300페이지 분량의 원고를 퇴고한다고 한다면, 9,000번의 수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그 과정을 25번 반복한다고 생각해보라. 오후 2시에 책상에 앉아서 새벽 1시까지 퇴고를 거친 적도 있다. 몰입해서 퇴고를 반복하다 보면 으레 지독한 몸살이 찾아오곤 했다.
아는 사람은 많이 있어도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다는 책이 있다. 율리시즈다. 책 집필을 위해 7개의 단어를 써놓고 절망에 빠져있던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즈의 저자)를 위로하던 친구에게 “이 단어들을 어떤 순서대로 나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한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게 뭐 그리 대수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모르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한 권이라도 책을 써본 사람이라면 아래 예시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밥을 먹었다.
찬물에 밥을 말아먹었다.
그에게 밥은 생존에 불과했다.
허기를 채우느라 허겁지겁 먹었다.
고슬고슬한 밥을 보는 순간,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앞뒤 상황을 유추해보고 가장 적절한 문장을 선택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어떤 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문장인가?” 하는 고심을, 작가는 한 문장 한 문장 기록하는 매 순간마다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에 출간되는 모든 책이 완벽할 수는 없다. 살면서 이루어놓은 업적과 달리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읽으나마나한 책을 출간한 사람들의 저서도 더러 있기 마련이다. 그런 책을 만들지 않으려면 매 순간 고민해야 하는 게 맞다. 마음을 두드리는, 뒤통수를 세차게 후려칠 만한 교훈과 충고를 던져주기 위해 당신이라면 어떤 문장을 선택하겠는가?
퇴고의 힘
출판사의 사정으로 출간이 연기되는 동안, 꾸준히 퇴고 작업을 했다. 퇴근 후 틈틈이 원고를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었다. 200페이지 분량의 원고를 380페이지 분량으로 끌어올렸고, 매 순간 퇴고할 때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세밀하게 가다듬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5번 이상의 퇴고를 거쳤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랬던 원고를 출판사에서 다시 200페이지 분량으로 줄였다.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을 위해, 두꺼운 책보다 얇고 가벼운 책으로 만들어 출간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가 하고 생각했다.
책을 집필할 때는 일반적으로 5번 정도의 퇴고를 거치고 나면 더 이상의 퇴고점을 찾는 게 어렵다. 글쓴이의 수준 내에서 가장 완벽한 문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좋은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글쓴이의 평소 독서역량과 필력, 정보 수집량에 의한 것이므로 퇴고의 횟수만으로 왈가왈부하기란 사실상 껄끄러운 일이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그런데 글쓰기는 조금 다르다. 글쓰기는 책처럼 한정된 주제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퇴고를 거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책을 완성된 사진집이라고 이야기한다면, 글은 한 장 한 장의 사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글이라는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예술성을 띠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훌륭한 책을 쓰기 위해서는, 훌륭하게 글을 쓸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필요한 것들이 있다. 글은 쓰는 사람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양심이 뒷받침되어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화려한 이론적 지식이나 정보는 한계가 있다. 글쓴이가 글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동안 반드시 글쓴이의 내면세계가 글에 스며들게 되어있다.
잘 쓴 글과 못쓴 글이 있다. 잘 쓴 글은 왜 잘 썼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글씨체가 예쁘다.
자를 대고 쓴 것처럼 깔끔하다.
물론 이런 것도 잘 쓴 글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준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쓴 글은 다음과 같다.
인간 본질에 대해 기록한 글이다.
깊은 관찰과 탐구를 토대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글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수준의 고차원적이고 논리적인 글이다.
인간 본질에 대해 기록한 책이 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베니스의 상인>은 모두 인간 본질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책들이 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룬 책은 경영의 시초가 되며, 자기 계발의 근간이 된다.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은 반나절만에 다 읽었지만, 논리적인 구성과 해박한 자료의 활용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빼곡하게 밑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체크해둘 정도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잘 쓴 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책이었다.
가치기준점의 격
그런 책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글을 쓰는 능력이며 자세다. 나의 가치기준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글의 수준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훌륭한 글을 쓰기 위해 꼭 몽블랑 만년필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나에게 글쓰기란 취미, 혹은 책을 쓰기 위한 과정 그 이상의 어떤 것이었다. 요가, 필라테스, 혹은 크로스핏을 통해 심신을 단련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글쓰기는 내게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최적의 글을 쓰기 위한 장소는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지만 항상 조용한 장소를 선택하려 노력했다.
그럼 책은 어떻게 쓰는 겁니까, 하고 물어오는 분들이 종종 있다. “저는 일기도 3줄밖에 못씁니다.”부터 시작해서 “한 페이지 쓰는 것도 힘든데 한 권을 어떻게 씁니까?”까지 다양하다. 한 편으론 우쭐해지는 듯 싶다가도, 부족한 필력과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메마른 지식 때문에 더 이상 훌륭한 책을 쓰는 게 어렵다고 느껴져서 몹시 부끄러워질 때도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책은 글을 엮은 것에 불과하다.
물론 책을 쓸 때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다음과 같다.
펜과 종이.
아, 나는 악필이라서 아이패드로 책을 쓴다.
작년에 출간되었어야 하는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0번 이상의 퇴고를 거쳤고, 380페이지에 달하던 원고를 200페이지 분량으로 압축해서 담았습니다. 독서의 중요성과 더불어,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단계까지 글로 적었습니다.
출간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야 문제가 되겠습니까.
더 좋은 원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푸르덴셜 금융그룹은 60만 보험설계사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엘리트 조직, 보험업계의 사관학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생과 미래를 푸르덴셜과 함께 준비하신다면, 후회 없는 아름다운 미래가 만들어지리라 확신합니다.
구매 링크 함께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