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데 있어서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글은 일단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논설문이나 사설을 대하듯이 글을 쓰거나 읽는 건 아니다. 어렵고 난해한 글이 마냥 좋은 글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처럼 쉬운 글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국어사전이다.
사전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쓰인 단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 사용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어휘의 풍성함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국어사전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도 강의에서 국어사전의 유용함을 이야기한 바 있다.
얇고 가벼운 라틴어 사전은 있다. 얇고 가벼운 영어사전도 있다. 그러나 얇고 가벼운 국어사전은 없다. ‘얇고 가벼운 사전이면 된다’라는 식의 관념은 국어사전에게 통하지 않는다. 한국어의 특성상 국어사전은 20만 자 이상의 단어를 수록한 사전이어야 하며, 틈날 때마다 들춰보면서 조악한 둔필을 갈고닦아야 한다. 일필휘지는 정답을 모르는 주관식 문제에 애국가를 쓸 때나 적합한 표현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두툼한 국어사전을 펼칠 때 사각사각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좋아서 종이로 된 국어사전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전을 펼칠 때면 사전 속의 글자들에게서 우꾼우꾼한 느낌이 드는 것이. 편리함과 시간 절약을 위해서 전자사전이나 휴대폰 사전을 활용하는 것도 물론 좋다. 강원국 작가는 ‘네이버 국어사전’을 주로 활용했다고 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사전을 들추어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휘력이 몰라보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영어사전이나 영어동화책을 자주 읽는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몰라보게 달라지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