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도를 낮춘 서재에서

by 전대표
colton-duke-QRU0i5AqEJA-unsplash.jpg Thai from Colton Duke. Unsplash

토요일 아침, 혹은 일요일 아침은 가능한 한 조용하게 사색하면서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색칠할 수 있는 colour book을 한권 사서 coloured pencils로 색칠도 하고, 성경이나 오래된 고전을 읽고, 공부하고 있는 자격증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고,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이다.


사실-

자식을 키우면서 조용한 시간을 가진다는 게 쉽지 않다. 응축해두었던 에너지를 아이에게 다 빼앗길 정도로 많은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렇다 보면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논 아들을 재우면서 같이 꿈나라로 향하는 날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잊어버리는 것도 많고, 잃어버린 하루하루라는 생각이 들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하루가 행복한 것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 내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브런치를 한동안 잘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잘 쓰지 않았다. 햇수로 10년을 써왔기 때문에 브런치는 나에게 이미 익숙한 공간이다. 활성이용자가 5,000명 남짓하던 때부터 브런치를 써왔으니 꽤 오랜 시간 브런치와 함께 했다. 내가 쓰고 싶은 글들을 쓰는 공간으로만 브런치를 활용했기에 구독자 욕심은 없지만, 그래도 브런치를 통해서 몇 권의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다 보니 브런치가 나에게는 아지트와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소홀하게 대했던 것 같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브런치 작가를 도전하는데 잘 안된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작가라는 타이틀, 소설가라는 타이틀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브런치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하루다.


최근에 알게 된 음악이 있다. 잔잔한 음악인데, 불면증이란 건 경험해본 적이 없는 나지만, 잔잔한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Peder.B.Helland라는 연주가가 만든 음악들을 좋아하는데, 그중에 Always라는 곡이 참 좋았다.아들을 재울 때마다 들려주는데, 그럴때마다 깊게 잠드는 아들을 보곤 한다.


때로는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차, 조도을 낮춘 조명이 인생에 큰 의미를 가져주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책과 사람이 제일 우선이지만. 힘든 하루를 버텨낸 나에게 주는 위로가 되어주는 것들이다.

책을 읽을 때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은, 정말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마음에 깊은 평안을 주는 명언, 불과 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이야기들도 사람과 책에서 나온다. 개인적으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으면서, 너무 크고 깊은 감명과 용기를 얻었던 기억이 있다. 소소하게 살아가지만, 재미있게 살아가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귀중한 조각들이라고 생각한다. pieces of peace라고나 할까.

오늘도 나에겐 주어진 행복한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보겠노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