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하락장이 있다. - 1화

하락장은 주식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by 숨 고르는 중

내 주식처럼

내 인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작년 말에 들어갔던 회사에서 사업의 방향이 변경되어서

일이 사라졌다.

내 직무의 일이 사라졌고 어떻게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포지션, 방안을 찾아서 해보았지만

결국 사라졌다.


해볼만큼 다 해봤다고 생각이 들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고 나는 그런 사람이었지만

이젠 3N살이 되어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나를 먹여 살려야 했고 대책 없이 그만두기엔 나이를 먹어버렸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1. 그만두면 고정적인 월급이 사라짐

2. 새로운 직장이 떡하니 어서오십쇼 하고 기다리고 있지 않기에 3개월, 6개월, 1년... 이직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름

3. 벌어놓은 돈을 까먹으면서 살기엔 나를 너무 갉아먹을 것 같음


최소 편도 1시간 반이 걸리는 곳이어서 왕복 3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지만

출퇴근길에는 구직 사이트에서 지원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회사에 출근해서는 아무도 건들지 않아서...(?)

몰래몰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작업을 했다.


이직을 한지 반년 겨우 지난 시점에

또다시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내가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할 줄 아냐고 물었고, 당연하게도 해보지 않아서 모른다 하게 되면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했는데

“모른다라고 하지 말고 일이 없어졌으니 그 일을 맡아야만 한다”고 했다.




'그래 어떻게든 돼라'

모르면 물어봐서 해보자 그리고 이직 자리는 열심히 알아보자 생각하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이직에 매달렸다.


연차도 올해까지 일한다는 조건하에 받은 연차였기에

그만둘 때 월급에서 연차 비용이 차감이 되더라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면 감수해야지 뭐...' 싶었다.


때론 억울했고 때론 화가 났다.

그 억울함과 화를 회사가 알아줄 생각도 이유도 없었고

결국 시간이 지나니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내가 회사를 잘못 선택했나?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나?' 하며 온갖 나쁜 말로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게 가장 쉬웠고 그게 답인 것만 같았다.


스스로에게 했던 버거운 말들로

달리는 것도 아닌데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를 때가 많았다.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참지 않고 이야기했던 내가

말을 안(못)하고 사는 게 너무 힘겨웠다.


남은 연차를 쪼개 쓰며

두 달여간의 고군분투 끝에

(결국 마이너스 연차로 월급에서 차감되었다)

입사하라는 곳이 생겼고 그렇게 올해 첫 회사와 작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