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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ght Lee Sep 08. 2017

웨어러블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을까?

카이스트 ICISTS 2017 컨퍼런스 병행세션 원고


본 글은, 제가 카이스트 ICISTS 2017 컨퍼런스에서 "The requirements for a wearable device to be established on the market. (웨어러블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조건)" 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던 강의원고입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나는 20살 때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에 도전을 했던 적이 있고, 그 후에 뒤늦게 학교에 복귀해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위메이드와 소셜인어스라는 게임회사에서 수년간 게임을 개발한 후 현재는 스타트업 올비를 공동 창업하여 신생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앱을 만드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업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개인 개발자로서 앱스토어에서 앱을 판매하면서 시작했다.


영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올비


아쉽게도 내가 학술적으로 연구를 꾸준히 한다거나 해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직접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필드에서 내가 본 것, 경험한 것, 배운 것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다소 주관적일 수 있지만 실제 웨어러블의 개발을 생각하는 분이나 제품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면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이야기 중에는 올비를 만들고 판매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만든 올비의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계속해 보겠다. 이 영상은 작년 3월 킥스타터에 런칭하며 공개한 영상이다.


2016. 3월 킥스타터에서 공개한 올비 공식영상 (한글버전)


이 올비 영상을 보면서 마음속에 든 생각이 있다면 이야기 어떤 것이든 이야기 해보라. 가장 신랄하게 비평을 해준다면 앞으로 강의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웨어러블 기술의 시작과 현재


웨어러블은 2009년 핏빗이 첫 번째 제품을 런칭하고 2012년 패블와치가 킥스타터에서 $10 밀리언이라는 전례가 없던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웨어러블 밴드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핏빗은 2015년 1700만의 판매량을 넘어 2016년에는 4000만 판매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다. 2015년에는 뉴욕 증시에 상장하여 41억 달라라는 놀라운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 아이폰 앱스토어 피트니스 카테고리에서 부동의 1위 앱을 수년째 기록하고 있다. 기기를 구매해야만 앱을 쓸 수 있는 웨어러블 회사의 앱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핏빗의 성공은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웨어러블 시장으로 뛰어들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 제품이 자고 일어나면 새로 출시가 되고 있다. 

한국 회사인 이놈들 연구소의 시그날과 정글 팬서 선글라스는 본 컨덕터 스피커를 이용해 킥스타터에서 각각 백만 달러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를 올리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끝없이 성장할 것만 핏빗이 심장박동 측정이 부정확하다며 고객에게 소송을 당하는 악재를 겪고 애플와치와 삼성 기어 등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당 $47 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2017년 들어서는 $5에 까지 내려가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덩달아 스마트워치의 원조격으로 웨어러블에 불을 지핀 패블와치가 얼마 전 사라졌다. 뛰어난 디자인의 조본업으로 웨어러블의 한 자리를 꽤차던 조본도 최근 문을 닫았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웨어러블 기술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직접 사용해 보았고, 그렇기 때문에 웨어러블 기술이 시작될 때 같이 열광도 했고 실망도 했던 사람들 일것이어서 현재까지 이야기를 이미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이렇다 해도, 미래의 사람들이 각종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게 뭐가 될지는 몰라도. 그럼 현재 시점에서 웨어러블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세 가지 이야기를 갖고 이후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싶다. 웨어러블이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은 과거 스마트폰이 모두에 손에 쥐어지는 과정과 많이 닮아있다. 잡스가 첫 아이폰을 발표하기 전부터 PDA와 같이 비슷한 스마트폰 제품들이 많이 있었지만 터치감이나 디스플레이가 충분히 좋지 못했고, 느렸고, 새로운 기기를 사용할 만큼 인터페이스가 좋지 않았고,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를 이뤄내지 못했다. 반대로 아이폰은 이 모든 것을 해결했다. 앞으로 하는 이야기는 이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괴리감 (Gap)


첫 번째는 괴리감 이다.

웨어러블 제품은 결국 센서를 이용한 디바이스를 만들어서 센서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고객이 기대하는 바와 만드는 사람의 입장은 매우 큰 격차(Gap)가 생겨나고 말았다. 예를 들어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밴드라고 했을 때 고객은 이 디바이스가 뭔가 오작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은 이 밴드안에 뭔가 센서가 있다, 그 센서는 '지금 심장박동이 70이다'라고 수치를 만들어주는 센서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고 심장박동 센서는 결국 혈관에 빛을 비춰서 그 반사되는 정도의 값을 주는 센서인데, 그 값으로 소프트웨어 적으로 심장박동 수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문제는 이 손목이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는 것인데 이것이 '변수'이다. 


웨어러블은 '변수'가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 그것이 일정한 수준 안에서 해결이 가능한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변수'라는 것은 곧 리스크이고 리스크가 얼마나 많은지, 과연 해결 가능한지가 중요한 것이다. 병원에서 심박측정기에 팔을 넣고 측정할 때는 가만히 있는다. 그 '순간'에만 잘 작동하면 되기 때문에 변수가 없다. 그런데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는 것은 말 그대로 '웨어러블'이라서 생활 중에 작동이 잘 돼야만 한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각 회사들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인다. 필터링을 적용해서 측정이 잘 될 때만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우리는 솔직하게 하자, 될 때는 된다고 하고 안될 때는 지금 측정이 안된다고 말해주자’ 하는 결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서의 성능이 아직 충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핏빗이 제공하는 심박수 데이터가 부정확하며 고객을 우롱한다며 소송을 당한 적이 있었다. 또 웨어러블 제품은 아니지만 킥스타터에서 역사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제품 중 하나인 베이글 스마트 줄자라는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줄자의 스마트 버전인데 자를 당긴 정도를 디지털로 표현해주는 제품이다.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일반적인 측정방식, 휠을 돌려서 굴곡진 물체의 길이를 재는 방식, 마지막으로 공간의 길이를 레이저 방식으로 측정하는 것이 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많은 판매를 이뤘지만, 3가지 기능 모두 정확하지 않아서 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해 배송을 받은 후 엄청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마지막의 레이저 측정방식은 오차의 범위가 너무나도 큰데, 대학교 연구실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다뤄본 학생들은 적외선 센서 한번 다 건드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측정치가 ‘자'의 역할은 절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것이다. 고객들이 이 제품이 살 때 이렇게 부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뭔가 정확히 측정하는 그런 센서가 새로 나왔구나 하며 기대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희 올비도 이 부분에 있어서 비슷한 이슈가 있다. 이 작은 디바이스에서 아기의 호흡을 측정하는데, 고객들은 이 디바이스 안에 ‘뭔가 호흡을 측정하는 센서’가 있다고 생각하겠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서 아기 호흡을 측정한다. 배의 움직임에 따라 기울기가 변화하니 그에 따라 센서의 축별 중력가속도 값이 변화하는 점을 이용해 호흡을 카운트하는 것인데, 아기의 호흡을 측정하기 위해 지구의 중력을 이용하다니. 여기서도 뭔가 갭이 생겼을 테다. 아기가 움직이면 도저히 카운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움직일 때는 아기가 움직이는 중이라는 표시를 앱에 넣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했다. 



얼마나 소비자의 기대와 개발의 현실 간의 격차를 최소화하느냐, 그것이 가능한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웨어러블 기술에 맞는’ 새로운 센서들의 개발들이 더욱 이뤄져야 한다. 현재는 매우 부족하다. 현재 플렉시블 PCB라던지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위화감 (Incompatibility)


두 번째는 위화감이다.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들은 대중화가 되지 못했지만, 아이폰이 현재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에 있다. 기존의 감압식 터치스크린이 아닌, 정전식의 편하고 정확한 터치 방식에 발표장에서 잡스가 “Who wants stylus?” 말하면서 손가락 터치로도 충분히 쉽게 쓸 수 있던 UI/UX, 혁신적이고 직관적인 멀티터치가 있었던 것이 큰 이유다. 한마디로 사용에 막힘이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스타일러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잡스가 얘기하는 건 10년 전의 스타일러스다.


허들이 있으면 안 된다. 이점은 웨어러블 기기들에 있어서 큰 이슈이며 왜 웨어러블 기기들이 그렇게도 기존의 사용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 시계라던지 안경, 벨트, 선글라스, 모자에다가 자기들의 기능을 탑재한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 이유가 된다. 너 원래 시계 쓰지? 그러니까 이걸 쓰면 일석이조야~ 하는 것이다.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핏빗의 첫번째 제품은 지금의 형태가 아니였다.


디바이스의 연결성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한 가지 큰 이유는, 충분한 3G 네트워크 환경과 Wifi 환경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연결이 되어있어 연결이 끊김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 절대다수의 웨어러블 기술이 활용하는 블루투스 4.0 기술은 스마트폰으로 앱을 켜야만 연결될 수 있다. 근처에 스마트폰이 있으면 자동으로 연결이 돼서 각 회사 서버로 데이터를 보낸다던지의 동작은 스마트폰 OS에 의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앱을 켜야만 기기와 연결이 되는데, 요즘 사용자들의 앱 사용 패턴은 굉장히 적은 수의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 앱들도 말하는 것, 영상 보는 것, 음악 듣는 것 등의 사람이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귀결되어서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되는 앱을 매번 켜줘야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 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기기가 앱에 연결되지 않으면 기기에 쌓인 데이터를 서버로 보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지 못하고 그로 인해 사용자는 이 서비스에 점차 흥미를 잃어가게 된다.


웨어러블이 정말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 연결성에 대한 부분에 해결이 필요하다. 올해 거리와 데이터 전송량이 향상된 블루투스 5.0 칩셋이 나왔지만 연결성은 해결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대부분에 집이나 외부환경에 지금의 WIFI처럼 ‘블루투스 to Internet’ 라우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자동으로 서버와 연결이 된다던지 해야 하는데. 현실은 아직 전혀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블루투스 말고 다른 통신방식을 쓰면 되지 않을까?

LTE 모듈을 웨어러블 장치에 붙이는 방법도 있는데, 이슈가 되는 통신 부분에 대해 완벽하게 해결이 가능하지만, 배터리 소모, 고객이 통신사에 매달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 통신사와 계약을 잘 체결하여야 한다는 점 등이 악재가 된다. 일이 많이 커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연결성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올비는 양산 전에 LTE와 WIFI 방식으로 만들어 낼 지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LTE 방식 같은 경우 통신사에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와서 고민이 깊어졌었다. 전자파가 블루투스보다 많이 발생하는 점이 아기용품에는 치명적이라 판단하여 결국 블루투스 방식으로 생산했지만, 지금도 그때의 결정이 맞는 결정이었는지는 의문이 있다. 현재는 블루투스 중개기를 새로 만들어서, 기기가 항상 서버와 연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과거 우리의 결정이 맞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듯이..


아마존 에코가 3rd party 기기에 대해서 블루투스 연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악재다. 다만 에코의 주변기기 제품의 동작원리를 보고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는데. 예를 들어, 에코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 중 하나인 램프의 경우 구매를 하면 별도의 브릿지가 들어있어서 이 브릿지를 인터넷에 연결해야 한다. 설치 과정이 약간 까다로운데

1. 전구를 소켓에 연결
2. 브릿지를 인터넷 선으로 연결
3. 램프 앱에서 브릿지 활성화
4. 알렉사와 연동


이 과정을 마쳐야 한다. 에코가 램프를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에코는 음성을 인식해서 램프 회사 서버로 명령을 보내면 램프 회사 서버가 집에 있는 브릿지로 명령을 보내 브릿지와 연결된 램프를 켜고 끄는 방식이다. 브릿지를 따로 전원과 공유기에 연결을 해야 하고 앱을 다운받아 연결을 해야 하며 절차가 뭔가 굉장히 번거로워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잘 결정한 것이다. 한번 셋팅만 하면 램프와 브릿지는 전원과 인터넷에 항상 연결이 되어 있어 이후 처리를 할 것이 없어진다. 앱을 킬 필요도 없고, 에코에 말만 걸어 사용할 수 있다.



이 위화감이란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매우 중요한데도 만드는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만드는 사람이 어떤 목표가 생겼을 때 본인 제품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은데, 합리화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인이나 관심자가 나의 제품에 대해서 어떤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때 만드는 사람은 이미 수많은 피드백을 받은 후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 대답이 이미 수십 가지는 있다. 잘 준비된 이런저런 이유를 설명하며 또 때론 감성적으로 접근하면서 그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고객들을 정말로 설득할 수 있을까? 애당초 내 설득을 전할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참 많다.


이 위화감은 국가적인 요인을 받을 때도 있다.

한국 스타트업에서 만든 스위처라는 제품은 매우 성공적으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내고 있다. 집안에 전등 스위치 위에 이 장치를 붙여서 앱으로 버튼을 누르면 이 장치가 직접 스위치를 밀어서 전등을 껐다 킬 수 있는 제품인데, 정말 잘 준비했고 왜 이 제품이 고객들에게 필요한지,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지 잘 분석하고 잘 풀어냈다. 


같은방식의 제품인 스위처와 나란


그런데 나란이라는 제품은 원리는 거의 동일한데 미국에서 출시했고, 그다지 성공적인 반응을 얻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미국은 알렉사 에코가 1천만 대가 판매가 되어서 음성으로 전등을 제어하고 있다. 에코와 연동되는 주변기기가 수백 가지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여지가 전혀 없다.


우리 올비를 만들어 출시를 준비할 때 고객들 중에는 아기가 착용하기 때문에 전자파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첫 반응'이 중요하다. 우리는 만드는 과정에서  대답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전자파 발생이 최소화된 블루투스 방식으로 통신하고 그런 걱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1분에 한번 극소량의 데이터를 순간적으로 보낸다"라는 대답이 있어서 고객이 듣고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첫 반응'에서 느낀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점을 해결하기가 참 어렵다. 아까 영상을 함께 보면서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또 기저귀에 착용해야 하는데 신생아가 보통 하루에 10번 이상 기저귀를 갈기 때문에 고객들은 ‘번거롭다'라고 느낄 수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우리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번거롭다'라고 느낀 감정을 이겨낼 만큼의 서비스를 우리가 제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 올비가 끝내 성공한다면 그 점을 이겨냈다고 생각해달라.



이 웨어러블 제품은 혁신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제품이 위화감을 극복할 수 있을까?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일하다 목이 마르면 어떻게 하지? 이런 제품을 마냥 무시할 순 없다. 분명 미래에 존재할 어떤 멋진 제품의 과정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들어온 결과만 해도 놀라운 업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회사의 생존문제만 놓고 본다면 내 생각에 긍정적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혁신


세 번째로, 웨어러블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제품이 혁신적인 제품일까.

만드는 사람들이 혁신적이라고 말하는 제품이 혁신적인 제품일까? 

만드는 사람들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와 정말 멋지다! 너 정말 멋있어 라고 인정해 주는 제품일까?

고객들이 광고를 보고 와 이거 혁신적인데! 나 이거 완전 필요해!라고 하는 제품일까?


고객들이 써본 후에도 “혁신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혁신적인 제품이다.

자기가 만든 제품이 혁신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회사는 없다. 그리고 그 웅장한 비전과 계획을 보면 정말 혁신적으로 보인다. 내 삶이 바뀐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그럴 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아직까지 라이프 체인지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웨어러블은 딱히 있어 보이지 않는다. 앱스토어 건강 카테고리 부동의 1위인 핏빗 - 디바이스를 가진 앱이 앱스토어에서 카테고리 1위를 몇 년째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핏빗 외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일이다 - 조차도 사용자들의 완벽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떠나는 비율'에 대한 2016년 통계가 있다. 30 퍼센트의 떠나는 비율을 갖고 있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서 놀랐다. 통계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을 것을 확신하다. 이 사람들은 “더 이상 웨어러블 제품 쓰지 않는다. 유용하다고 느끼지 못했기 때문"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헬스장 등록하고 안 가고 하거나 다이어트 시작하고서 못 끝내는 거와 웨어러블 제품의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라고도 한다.


웨어러블 제품들이 잔뜩 집중하는 것 중 하나는 수면이다. 사람들이 질 좋은 수면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사일런트 파트너는 파트너의 코골이를 해결해 주는 제품인데 $1.6 밀리언이라는 선 판매를 보듯, 사람들은 너무나도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했지만, 약속한 배송 시기에 제품 배송에 대한 소식이 없자 고객들은 이제 사기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수많은 서포터들이 분노를 발산하고 있다.


혁신적이라고 외쳤던 마켓리더 웨어러블 제품들이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패블과 조본은 없어졌고, 핏빗도 쉽지 않다.



페인킬러 vs 비타민


언젠가부터 스타트업 업계에 당신의 제품은 페인킬러인가 비타민인가?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페인킬러는 must to have 이고 비타민은 nice to have 이다. 이 개념이 처음 등장할 때 스타트업의 제품은 페인킬러 ‘즉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돼야 한다고 했다. 요즘은 또 “흥미로운 회사는 비타민을 만든다"라는 말도 나온다. 스스로 스타트업이 정체성을 판단하고 그에 맞게 적절한 방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 맞는 이야기긴 하지만 내 생각에는 역시 스타트업은 페인킬러를 만들어야 한다. 


요는 혁신적인 제품 때문에 내 삶이 정말로 바뀌어야 한다. 만약 깜빡 잊고 놓고 나오면 집에 다시 들어갈 정도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더 이상 충전이 안된 채 서랍 안에 있다. 

혁신적인 제품은 대부분이 세상에 없던 것이어서 시작부터 모든 사람들이 사용해볼 수는 없다. 결국 킥스타터 등에 포진해있는 얼리어답터들이 먼저 사용하는데 이 똑똑한 얼리어답터들에게 정말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 사람들이 사용해보고 자기 삶이 너무 변해서,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써보라고 소개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하는 그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제품은 이 제품인 것 같다.



농담이다. 이 회사와 저는 아무 커넥션이 없다. 

그런데 이 손선풍기. 이거 놓고 집에서 나오면 엘리베이터 타고 집으로 다시 올라가서라도 가지고 나오지 않을까?


어쨌든, 보통 그런 킬러 제품들이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그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연결하고 싶은 욕구, 소통하고 싶은 욕구, 보고 싶은 욕구, 듣고 싶은 욕구. 한번 완전히 망했던 애플을 살렸던 건 아이팟이라는 mp3 플레이어였다. 



페인킬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도대체 페인킬러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 걸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퀴즈를 내보겠다. CBInsights 에서 101개의 실패한 스타트업들을 분석해서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20가지 원인'이라는 통계자료를 냈다. 


1. Ran Out of Cash (자금 소진)
2. Poor Marketing (형편없는 마케팅)
3. Pricing/Cost Issues (가격/비용 문제)
4. No Market Need (필요가 없음)
5. Not the Right Team (적합한 팀빌딩 실패)
6. Ignore Customers (고객을 무시)
7. Need/Lack Business Model (비지니스 모델 필요/부족)


위 항목 중 42%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실패 원인 1위를 차지한 요소가 있다. 답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는가? 


이 보고서에 의하면 4번 No Market Need 가 답이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제품들이 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도전해 보지 않고 이 제품이 필요가 없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전적으로 동의한다. 도전해 보지 않고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알 길은 없다. 그렇지만 지혜롭게 도전해야 한다.



직관


스티브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나서부터 직관 혹은 통찰이라는 단어가 세상에서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요즘은 그로스해킹 등 데이터를 통해 제품을 진단하고 방향을 조정해 성장시키는 방법론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간혹 직관이 좋다 데이터를 보는 게 좋다 하며 논쟁이 있기도 하는데, 직관과 데이터는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로 말할 만힌 것이 아니다. 직관의 대부격인 스티브잡스도 데이터를 보지 않고선 직관력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데이터도 직관에 의해 좋은 가설을 만들지 못한다면 쓸 곳이 없는 데이터만 생산될 것이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2016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레터에 이런 문장을 넣었다.


유능한 디자이너나 발명가는 고객을 이해합니다. 이 직관을 함양하기 데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스토리들을 체화합니다. 안고 사는 거죠. 시장조사나 고객 서베이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직관력은 중요하다. 직관을 키우는 방법은 현장에서 직접 뛰는 것만 한 것이 없지만, 그럴 수 없다면 여러 방법들이 있다. 이슈가 되는 킥스타터 제품들을 보면서 스스로 평가를 해보고, 이 제품이 잘한 것 문제가 될 것 같은 것, 1년 후나 2년 후에 결과를 보면서 내 생각이 맞았는지 체크해 보는 것은 직관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관심 있는 $1만 후원해 놓으면 크리에이터의 후원자용 비공개 뉴스레터도 열어볼 수 있고, 댓글도 달면서 소통할 수 있다. 1년만 지나면 댓글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직관도 위험하다. 스티브 잡스 정도 되는 직관력 조차 실패할 때가 꽤 있다. 마지막 퀴즈다. 

스티브잡스는 한 발명품을 보고 “PC가 발명된 이래로 가장 놀라운 기술 제품이다" 라며 시제품에 마음을 뺏겼다. 시제품만 보고서 이 제품은 당장 시장에 나가면 끝이라며 회사 지분 10%에 $63 밀리언을 투자하게 해달라고 했다. 현대의 에디슨이라고 불리기도 한 이 발명가는 제안을 거절했다. 획기적인 제안을 거절할 만큼 발명가도 자신이 있었다. 이 발명가는 한주에 1만 개씩 이 제품이 판매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6년 동안 3만 대가 팔리는 데 그쳤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어떤 제품일까?



세그웨이 이야기다.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날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검증


좋은 직관력과 아이디어를 갖고 제품을 기획하여 만들었다면 검증을 해야 한다. 실제 타겟이 되는 유저들이 직접 제품을 써보고 반응을 관찰해야 한다. 이 부분이 모든 단계 중 가장 중요하다. 거듭해서 강조하지만 광고 영상을 보고 고객들이 열광한다고 해서 킥스타터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다고 해서 그 제품이 정말 오랫동안 사랑받는 제품이 되지 않는다. 직접 사용해 보고 실제로 일어나는 리텐션을 확인해야 한다.


개인 개발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둔 첫 번째 앱을 출시한 후에, 큰 꿈을 갖고 2년에 걸쳐 개발한 두 번째 앱은 ez Tasking이라는 노트 앱이었다. 결과부터 말해 완전히 망했다. (일본 AppBank 에서 오늘의 앱으로 소개해서 하루에 몇만 다운로드가 발생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상했다 분명 내 페이스북에 가족들과 지인들은 라이크 엄청 눌렀고 멋지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중에 친구들 모임에서 나는 친구들의 스마트폰을 일일이 확인해서 내 앱을 열어봤고 경악했다. 단 한 명도 내 노트 앱을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 (친구들도 내 행동에 경악했다)


몇 년 전부터 린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큰 이슈가 되었다.(지긋지긋하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서 출시할 생각을 하지 말고 MVP(Minimum Viable Product) 즉 최소기능제품을 만들어 출시하여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작은 단위로 쳇바퀴 굴리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이야기지만 사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변화이다. 게임을 예로 들면 예전에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없었다. 무언가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반드시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어야 했고 퍼블리셔와 계약하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은 중학생도 자기 방구석에서 앱을 만들어서 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 린 스타트업의 과정은 물 흐르듯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린 스타트업 이야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그런데,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여전히 전통시장과 같이 린 스타트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일단 기기를 공짜로 줄 수는 없기 때문에 팔릴만한 완성도를 만들어야 한다. $100 제품을 팔아놓고 그거 최소기능제품이라 매뉴얼은 없어요. 패키지는 나중에 만들 테니까 일단 택배박스로 보낼게요. 할 수 있겠는가? 


킥스타터에서 선주문한 고객들은 배송일자가 다가오면 귀신같이 돌아와 아우성을 친다. 제작자는 배송일자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혈안이 되어있다. 배송일자를 맞추기 위해서 제조과정을 꾸리고, 공장과 계약하고 패키지도 만들고 앱도 만들어야 하고 신경 써야 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마지막 단계인 금형 제작에서 제작비의 절반 이상이 들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검증이란 게 없다. 금형을 파면 끝이다.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금형 없이 수제 목업을 만들자니 한 개 생산하는데 100만 원씩 든다. 10개만 만들어도 천만 원이다. 3d 프린터가 있다지만, 우리도 3d 프린터로 참 많이 만들었지만 3d 프린터로 만든 목업과 실제품은 또 천지차이이다. 아기용 제품이기 때문에 필라멘트 재질의 모형으로는 실테스트를 할 수도 없었다. 우리 올비도 이런 이유로 이 검증과정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히 모든 노력을 들여야 할 것 같은 이 검증작업. 이 제품이 정말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이 될 것인지, 어떤 점 때문에 사랑받는지, 사랑받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너무나 중요한 이 검증을 많은 회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충분히 하지 못한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 같은 신제품은 항상 카피의 위험이 도사린다. 베이글 줄자는 킥스타터에서 엄청난 기록을 달성한 후에 제품 배송 시기와 동시에 카피 제품이 출시됐다.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퍼스트 무버가 꼭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왔지만,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역시 퍼스트 무버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다. 각각 엄청난 선판매를 기록한 본 컨덕터 스피커 정글과 시그널보다 1년 후에 킥스타터에 나온 ZEROi는 똑같은 기술을 갖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판매량은 그들의 기대와는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언론들이 움직이지 않는 탓이다. 댓글에는 “다른 본 컨덕터 웨어러블 제품들이 그렇게 좋은 평가가 없는데 ZEROi는 어떻게 이점을 해결할 수 것인가?”라고 물어보는 고객의 댓글이 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골치 아프다. 퍼스트 무버가 휩쓸고 한 이후기 때문에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고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사를 써야 기자들도 쓸 맛이 날 것 아닌가.


이런 이유로 검증이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쉽지 않다. 돈도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시제품을 수십 개 이상 만들어서 직접 고객들이 써보며 리텐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 


닷이라는 시각장애인 용 밴드는 엄청난 숫자의 선판매를 기록하며 연쇄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회사는 놀랍게도 계속해서 출시 시기를 늦추면서 완벽한 제품을 위해 수백 명의 테스터를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각 장애인용 스마트밴드 Dot


올비는 킥스타터에서 약속했던 7월 배송일보다 3개월 늦은 11월에 배송을 시작했다. 개발 일정이 더 필요해 지연이 되면서 불안해하던 팀원들에게 항상 위로 삼아 했던 말은 “디아블로 3도 10년이 지연됐다". 디아블로가 10년이나 지연된 것은 만드는데 10년의 시간이 더 걸린 것이 아니다. 블리자드는 모든 직원들이 게임 러버들인데 이 사람들의 눈높이를 통과하지 못해서 다시 만들기를 10년을 다시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1년에 한 번씩 10번의 다른 디아블로 3을 만든 것이다. 말이 쉽지 대단하지 않은가.




마치면서


여기 있는 여러분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창업을 해서 세계에서 내 이름을 한번 내보고 싶은지, 연구를 하고 싶은지, 세상을 좀 변화시키고 싶은지, 각자 다양한 목표가 있을 텐데 내 이야기가 재미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금 비관적인 이야기들로 이야기를 거의 진행해 온 것 같다. 나도 아쉽지만 그것이 내가 현장에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100개의 팀 중 1개만 살아남는 곳에 있다. 과거 인디 게임 개발자로 앱스토어에 게임을 판매할 때는 $1 짜리 게임을 팔았다. $1 짜리 제품을 팔 때도 그렇게 재밌고 신났는데 올비를 처음 만들고 $159 짜리 제품이 판매될 때의 희열은 어떻게 말로 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만큼의 책임감도 더 느껴진다.


$1 짜리 제품은 어쩌다 운이 좋아서 잘 팔릴 수도 있다. 그러나 $159 짜리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부분에서 깊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가 “어 이영화는 CG는 좋은데?” 혹은 ”이 영화는 음악은 좋은데?” “배우는 좋은데" 하는 경우는 있어도 성공한 영화는 모든 점을 다 잘한 영화다. 팀의 경영, 아이디어, 개발, 디자인, 마케팅 각 분야의 팀원들이 다양하고 끝없는 노력이 시너지를 낼 때 그 가능성이 있다. 


오늘은 아쉬웠던 이야기들을 많이 했지만 우리 팀이 잘했던 점도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안착하고 나서 그 이야기들을 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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