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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Oct 19. 2021

내 일에 대한 이해도

이해하고 활용하고 완성해가는 과정

어느 유튜브에서 한 영화감독이 진행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당신은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어쩌면 굉장히 무례한 질문인데, 그 감독은 덤덤하게 '봉준호 감독이죠'라고 말하더군요. 친분이 있는 감독들 사이에서도 의견의 여지가 없다는 추가적인 설명을 했습니다.


진행자가 다시 묻습니다. '그럼, 봉감독님의 어떤 점이 감독님과 다른가요?' 어려운 질문일 것 같은데 생각보다 바로 답이 돌아오더군요.


 '음, 그건 영화의 이해도에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라는 장치를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더 잘 표현해낸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그 감독의 말 중 '영화를 잘 이해한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감독이라면 영화를 이해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그 감독이 했던 말의 의도를 따져보니 아마도 이런 생각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모든 감독이 영화를 이해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해의 수준과 깊이에 따라 감독의 수준도 갈린다'라구요.


이런 생각들을 하던차에 스스로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되더군요. 나는 내가 하는 일인 '브랜딩'에 대해 얼마만큼의 이해도가 있을까? 당연히 이 업으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일반인들보다야 더 많이 알긴 하겠죠. 브랜드라는 개념조차 희미한 사람들과는 한참 차이가 생길것입니다. 하지만 수준있는 '브랜더'들 사이에서도 그럴까요? 물론 아닐겁니다.  브랜딩 업계 봉준호급의 브랜더들에 비하면 저도 인터뷰했던 그 감독만큼이나 한명의 무명 감독일 뿐이겠죠. 그분들이 자유자재로 브랜드를 가지고 노는 걸보면 저도 제 실력이 거기까지는 닿지 못한 데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제가 그 분들을 조금이라도 따라 갈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끊임없이 브랜드를 주제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브랜딩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이고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고 자기화했던 것처럼  또한 브랜드를  깊게 이해하고 만들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어떤 일의  단계는 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얼려  것처럼 만드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일단 최대한 거기에 익숙해져야합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함께 부대끼며 살아보는 것처럼요.사람을 사용해 본다는 표현이  그렇긴 한데, 어떤 사람을 써보면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도 금방 이해됩니다.일도 일단 몸으로 부딪쳐 보면서해보 익숙해지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된 후에야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활용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활용을 하게 되면 이 일을 어디에 어떻게 써먹을지 감이 잘 잡히질 않죠. 일단 활용을 하더라도 적절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봉준호 감독은 영화촬영의 시간에 있어서 버리는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하죠. 딱 필요한 씬들만 계획한 시간에 의도한 연출로 한번에 끝낸다고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의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활용하는 방법 또한 최대한 적절하고 빠르게 실행해야겠죠.


제대로 이해한 걸, 잘 활용했다면 이제는 완성만 남아있습니다. 화룡정점의 단계죠. 마지막으로 강조할만한 강력한 메시지나 이미지를 남겨야합니다. 완성된 일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회상할 수 있고 납득이 되는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성된 일이 지속적이고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게 순서와 흐름을 탄탄하게 편집하는 것도 이 단계일 것입니다.


이렇게 일의 이해도라는 측면에서 내 수준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봤습니다. 요약하자면 내가 하는 일의 이해도를 넒고 깊게해서, 적절하고 빠르게 활용하고, 지속적이고 탄탄하게 완성해내는 과정이라고 하겠습니다. 꼭 영화나 브랜딩이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여러분들께서 하는 일에 대입을 해보시면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보강해 나갈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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