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가넷 더 브릴리언트
Nov 20. 2024
모리 카오루의 만화 '신부 이야기'는 19세기 후반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터키 등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이다.
제목처럼 이 만화는, 중앙아시아와 중동 각지의 신부(가톨릭의 그 신부들이 아니라, 결혼식에서 신부)들과 그들의 결혼 생활을 다룬다. 현재 14권까지 나왔고, 지금도 연재 중이다.
이 만화의 특징은 압도적인 작화와 디테일한 시대 고증이다. '작화가 너무 정교해서 애니메이션화가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말이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또 의복이나 생활상 등의 묘사가 탁월하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당시 서구인들이 중앙아시아를 탐험하면서 남긴 기록들이 많다고 한다.
사실 19세기 중앙아시아 생활사에 대하여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은 거의 없다. 아니, 어떤 민족의 오래된 생활사에 대하여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들이 몇 있기나 한가. 오직 모리 카오루라서 가능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 정도의 퀄리티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도 몇 편 더 그려내줬으면 한다.
나 같이 사회학, 인류학을 사랑하는 사회과학도에게 이 만화는 보석과도 같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고마운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