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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uce Kim Nov 05. 2015

무대음향감독 _ 이경환

음악산업 종사자 인터뷰_ Artist Testify

artist testify는 문화, 예술산업에 종사하는 여러 직업군 사람들의 솔직한 증언이다..

흔히 ART 영역 안의 직업을 예술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분야에 

수 많은 직업군이 존재하고 있다.. [이 인터뷰에서는 그들을 모두 아티스트라 칭한다.]

아티스트를 포함해 매니지먼트, 공연기획자, 음향 엔지니어, 조명 엔지니어, 프로듀서, 판매자, 수입 딜러, 

제작자, 그래픽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인쇄 전문가, 홍보 전문가, 영상 제작자, 공연장 운영자, 기자, 교육자

, 잡지 발행자, 강사, 학원 운영자, 커뮤니티 운영자 등 현재 ART산업 필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하고 있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부풀려지고 미화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인터뷰가 예술을 사랑하고 앞으로 문화, 예술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기대한다.. 


[매주 새 인터뷰가  업데이트되며  일부 질문은 중복이 됩니다..]



음악감독 이경환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필자가 밴드 앤 뮤직이라는 잡지에 인터뷰를 할 때였다..

인터뷰 당시에도 자기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음향 설계, 실용음악강의, 정부 자문위원 등 다양한 자리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었다..

직접 그의 입에서 듣지 않더라도 국내 문화, 예술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실력 있는 음향전문가로

평가하고 있다..  가끔 뜬금없이 전화하는 필자를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전 상상마당 음향 디렉터 

이경환을 만나보았다.


# 사진이 많지 않은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 스스로가 사진 노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 본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 [나이, 경력, 현 활동영역 등.. ]


부산에서 20년 살았었고, 서울에서 20년째 살고 있다. 다음 20년은 김포에서 살 예정이다.

음향과 음악은 직업으로, 바이크를 취미로 살고 있는데, 십 년 내엔 이 두 분야의 역할을 맞바꿀 예정이다. 



@ 무대 음향 엔지니어로서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현재 수입 순으로 말하자면

1. 공연장 설계 (신축 공연장 설계와 기존 공연장 리모델링 업무를 하고 있다)

2. 엔지니어 교육 (대학과 정부기관, 대형교회 등에서 기술 교육을 하고 있다)

3. 페스티벌 믹싱 (몇몇 밴드와 무보수로 여행 삼아 페스티벌을 같이 다닌다)



@ 물론 뮤지션으로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간단히 뮤지션으로서 과거를 소개해 달라..


중학생 때 성당 밴드로 시작해서, 부산 민족 명문 동래 고등학교 스쿨밴드를 거쳐

해양경찰 관현악단에서 만기 복무했고 , 동아방송예술대학 실음과를 졸업한 후

한양대 음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 BASS 주자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음악활동을 하고 있나..


군입대를 하면서 악기 보관할 곳이 없어 팔아버리면서 콘트라바쓰를 접었고,

대학 전공을 하면서 조기  교육받은 어린 동기들과 경쟁해보곤 프로 뮤지션의 꿈을 접었다. 

탐 밴드 시즌2 예선 3차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인디뮤지션의 길마저 접었으니

지금은 그냥 음악 좀 했었던 아저씨라고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 2007년 이후로 한자리[상상마당 음향 디렉터]에 그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모기업인 KT&G 와 운영대행사 컴퍼니 SS 간에 벌어지는 원청 vs하청 힘겨루기에 휩쓸리지 않고

홍대씬에 유해하지 않은 상상마당 라이브홀 로서의 운영 기조를  유지하는 데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이 많았다..



@ 오래 일하던 회사는 왜 그만뒀나..  [창업, 스트레스, 개인 사정? ]


첫 봉급 직장을 여유롭고 재미 삼아 다닌 것 치곤 8년이면 너무 오래 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너무 너무 재미가 없어져서 , 태업 선언하고 땡땡이만 치다가 결국은 해고됐다.



@ 과거의 인터뷰 때 배우는걸 좋아해서 일과 병행해 여러 음악학교를 다닌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지금도 뭔가를 배우고 있는 것이 있나..



15학년 입시에 자동차학과를 합격했었다. 국내에는 이륜차 정비에 대한 법규정이 없어  우선 자동차 정비라도 배워두려고 했던 거였는데, 예상보다 통학거리가 멀어서 등록금  환불받고 입학을 포기했다. 

45살쯤엔 모터사이클 스쿨 유학을 꿈꾸고 있고, 일단은 내년엔 한국 당구아카데미를 다닐 예정이다. 



@ 음향 디렉터라는 한 가지 직업 외에 강의 등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물론 다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한 가지 일만 하지 않는 건 본인의 캐릭터와 관계가 있나..  아니면 수입의  문제?


 늘 직업이 서너 가지 이상은 됐었다. 순전히  "재미"를 가장 중요한 일상의 가치로 추구하는 성격 탓이다. 어떤 일이든 재미를 느끼며 정신없이 하다 보면 , 바보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이상의 결과물은 낼 수 있다. 노는  것보단 일하는 게 훨씬 재밌다. 놀면 몸이 아픈 병도 있는 거 같다.

   [이 얘기는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삶이 들어야 할 듯..  ㅋ]



@.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음악 관련 일을 한다면 막연히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어본 적이 있나..  뭐라고 대답하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니까 좋겠다" 란 얘기를 자주 듣는다. 착한 아들 딸 손자, 신망 있는 선후배, 다정한 애인 같은 사회적 캐릭터를 다 유지하면서는 이렇게 못 산다고 답한다. 나를 제외한 주변 모두를 계속 힘들게 하거나, 나를 포기하게 만드는 게 대다수의 딴따라 아닌가?  다행히도 나를 둘러싼 음악 외적 사회적 역할과  책무로부터 일찍  포기당해서 비교적 행복한  딴따라였다.



@. 직업으로서와 상관없이 아직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다고 보나..  


열정이란 단어와 음악과의 상관관계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단순하게 노년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음악을 듣고 싶어서, 이어폰은 물론 헤드폰도 안 쓴지 십 년도 넘었다. 집에선 스피커가 내장된 턴테이블과 건전지 넣는 모노 라디오만 듣는다.  음향학자로서 진지하게 권한다. "음악 계속 듣고 싶으면, 이어폰은 잘라 버리세요!"



@ 지금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수입에 만족하는 편인가..  아니면 미래에 더 큰 수익 모델을 꾸준히 찾으려 하는 편인가.. 


만족한다. 절대적인 재미가 전제되면 시간을 투자라고 생각 않게 되고, 수입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더더더 재미가 있어지면, 일상에서의 시간은 더 할당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수입은 당연히 늘어난다고 본다.



@ 동종업계 사람들과는 친하게 지내는 편인가..


어릴 때 너무 잘난 체를 하고 다녀서,  그때 모습을 아는 분들은 나를 꽤 재수없어들 하고 그런 첫 이미지는 잘 안 바뀐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서 그 이후엔 겸손과 공손의 자세를 가져보려고 하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 그래서 누구와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게 몸에 밴 거 같다. 홍대 생활 10년 차에 1000회 넘는 공연을 했지만 말 트고 지내는 뮤지션이 열명도 안된다  그리고 워낙 패턴이 없는 일상이라 음향 엔지니어들 끼린 사적으로 친하게 지내기는 꽤 어려운 거 같다. 



@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있나..  먼 미래에라도..


청력 저하에 대한 공포는 늘 안고 산다. 태어나면서 바로 퇴화하는 기관이 청각기관이다. 음향 엔지니어로의 생리학적인 정년은 40대 중반이라고 보는 게 업계 모두가 동의하는 암묵적 동의이다. 청력은 유아는 20~20kHz, 성인 평균 40~12kHz 정도로 얘기하는데,  14kHz를 제대로 못 듣는 순간이 조만간 올 텐데, 어떤 이유로도 비굴하게 음향을 업으로 하고 싶진 않다. 



본격적으로 이 분야[음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무대음향과 스튜디오 음향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미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스태틱 아트"와 "키네틱 아트"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고 기술적 관점 중 입력단을 기준하면  "직접음+간섭음"과 "직접음+반사음" , 출력단을 기준하면 "위상 간의  합산"과 "배 음간의 합산" 정도로 보면 나름의 학문적 구분이라고 본다.



@ 요즘 인터넷과 장비의 발전이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음향 분야에서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들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관심 있는 누구나가 전문가가 될 순 있지만 , 그 누군가의 99% 는 전문가가 되진 않는다. 효율적인 학습법이 보편화된 시대가 왔다는 것이 그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하지도 않는다. 다만 기술의 발전으로 동호인과 선무당이 늘어 나는 현상이 결과적으론 고급 소비계층이 늘어나는  결과를 만든다는 점은 산업적인 관점에선  선순환이라고 본다.



@ 음향 엔지니어가 일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어떤 것들이 있나..  [개인운영 스튜디오 제외]


 음반을 만드는 리코딩 엔지니어와 뮤지컬과 콘서트를 만드는 SR 엔지니어 정도가 큰 맥락이고 음악 방송을 담당하는 방송 엔지니어가 전통적인 직업군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대략적인 연봉/수입 등을 말해줄 수 있나..  [본인의 과거를 공개해도 좋다..]


잡코리아에서 공개하고 있는 "음향" 분야의 평균 연봉 수준으로는 초봉 1800~2400만 원 , 5년 차 2000~3000만 원 , 10년 차 이상 2500~3500만 원 정도가 권고 협상 범위이며 방송국이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수십 년 차의 정년트랙 엔지니어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음향 직종에서는 4000만 원 정도를 통상적인 연봉 한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거 같다.





@ 음향 관련 일이 육체 노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직급과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정 노동으로 업무의 성격이 바뀌어 가는 것만은  확실하다.



@ 무대음향 엔지니어의 직업적 장점은 무엇일까..


야외 페스티벌이나 대형 콘서트에서 만큼은 믹싱 엔지니어가 뮤지션 보다 훨씬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수만 명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뛰고 소리치며 열광하게 할 수 있는 직업 중에선 가장 예술적이라고 생각한다. 



@ 단점은?


기술로 시작해 예술로 향해 가는 분야라  공학, 수학, 음악에 대한 필수적인 학습과 오랜 경험이 필요하지만 평균 이상의 예술적 재능이 없다면 누구나 인정하는 수준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  



@ 미래에도 무대 음향 엔지니어의 직업이 지금과 같은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보나..


홈 리코딩이란 단어는 있지만, 홈 콘서트란 단어는 없다. 공연은 집에서 혼자 할 수 없는 분야이고, 장비 수준과 규모는 스튜디오와는 반대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의 분야는 더욱 세밀하게 나뉘고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산업계에서의 포지션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취업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스튜디오와 방송국 보다는 공연업계로  진출하는 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음향 쪽에도 여성 엔지니어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입문 단계에선 육체적으로 힘들고 힘들고 너무 힘들다. 장비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단 뜯고 보는 기본적 성향을 가진 비율이 남녀차가 나는 이유도 크다. 단, 뮤지컬 음향 분야 만큼은 여성 엔지니어 입문 비율이 아주 높은 편이다.  뮤지컬이란 극 장르가 갖는 섬세함과 여성들의 상대적 차분함 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음향팀에선 막내가 배우들에게 핀 마이크를 채우는데 여자 엔지니어는 남자 배우의 의상 안으로 손 집어넣어 핀 마이크를 채울 수 있어도 남자 엔지니어가 여자 배우의 의상 안으로 손 집어넣어 핀 마이크를 채우면 서로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 음악 장르 중 무대음향 엔지니어로서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프리 재즈나  빅밴드를 가장 좋아하지만, 한국에선 데쓰 메탈보다 더 극비 주류 장르이라 기회가 별로 없다.



@ 이쪽 일을 얼마나 더 할 생각인가..  이유는..  [생각보다 전망이 좋아서, 딴 게 할게 없어서, 좋아서..  ]


14kHz 가 안 들리는 순간 무조건 그만 둘 것이다. 그게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음향 쪽 일을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전공과목 이수, 유학, 독학, 돈 모아 장비 사기. 등등]


음악을 절대적으로 많이 알아야 한다. 스피커로 음악 많이 듣고, 악기를 배워 밴드를 해보는 것도 강추한다. 대학 전공이나 유학을 다녀오지 않아도 성공한 엔지니어는 많지만, 음악 모르고 성공한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막상 직업으로 시작하게 된 이후에는 음악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도 않고 능률도 오르지 않기 때문에 음향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음악에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길 바란다.



@ 이 업계도 가방끈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보나..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지난 20여 년간  학업과 실무를 병행해 오면서 학위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업계에서 나에 대한 검증의 절차가  간소화되고, 책정되는 기술료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 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 만큼은 소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학업은 가급적 어릴 때 최선을 다해 가능한 수준까지 마치는 게 좋다.



@ 어린 친구들이 음향 공부를 위해 [미래에 이쪽에서 일하고 싶을 때]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장비 리스트는..


 음악사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명반들과 그 명반들을 손실 없이 들을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



@ 장비는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가..  어디가 싼가..


 선수들이 쓰는 특이한 장비가 아니고선,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검색이 제일 싼 거 같다. 아는 형, 친구의 아는 분, 건너 건너 아는 사람 통해 겨우 몇 만원이라도 싸게 사려는  고민할  에너지가 있다면 고민 없이 몇만 원 더 주고 당장 사서, 수백 수천만 원을 벌게 해줄지도 모르는 그 장비를 조금이라도 더 잘 쓰려는 노력을 10분이라도 더 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본다.



@ 본인의 장비도 많이 구비하는 편인가..  이유는..?


 감사히도 장비병은 앓아본 적이 없다. 잡음 없고 소리만 잘나면 안 가리고 쓰는 편이라 구매가 잦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몇 년 전에 유언 비슷한걸 작성하면서 자산 리스트를 정리한 적이 있는데 잔존가가 5000만 원 정도는 되었다.



@ 솔직히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 음악으로 유명한 LA 같은 동네에 가서 엔지니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 보나.


LA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도 수십 팀 나오는 릴레이 페스티벌 믹싱을 하라고 하면 자신 있다. 21시간 릴레이 공개 생방송 공연도 해본 적 있고,  18시간 연속으로 80팀 페스티벌도 해 봤다. 20~30팀씩 나오는 실용음악과 졸업 공연은 아마 내가 한국에서 제일 많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사운드 엔지니어가 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했을 것 같은가..  또는 직업을 바꾼다면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가..


스스로 구체적인 직업을  생각해본 가장 처음이 음향 엔지니어였기에 딴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앞서  얘기했듯이 모터사이클 엔지니어로의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 홍대에 오래 있으면서 많은 일들을 보아왔을 텐데 앞으로 유망할 것 같은 직업이나 아이템이 있을까

[음악 쪽 아니더라도.. ].


 입장료 5000원으로 친구를 한 명 데리고 와서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이브클럽. 1 프리 탄산음료 1000원은 빼고 뮤지션과 클럽이 2000원씩 공평히 나눠 갖는 의리의 라이브클럽. 음향 엔지니어가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여 장비와 악기의 구색과 수준이 렌탈팀에 손색없는 라이브클럽. 술 장사는 하지 않고, 입장권은 티켓 발행기를 운영하여 최소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 라이브클럽. 심야에는 라이브 리코딩 스튜디오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브클럽. 필수 악기 소모품들과 인디 음반만 상설 판매하여 부가 수익과 명성을 얻을 수 있는 라이브클럽. 불 끄면 보이지도 않을 인테리어에는 비용 안 들였지만 남녀 분리된 깨끗한 화장실을 갖춘 라이브클럽.



@ 음악산업 기술분야에서 없어질 거라 생각하는 직종이 있나.. 


핸드폰 벨소리 엔지니어



@ 라이브 공간이 과거에 비해 어떤 상황인 거 같나..  실패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상상마당과 비교해도 좋다]

   

홍대권을 본다면 지역 상권의 변화에 따른 이유가 크겠지만 클럽씬 스스로가 자멸의 길을 걸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장르적 특화와 투명한 수익 분배, 최소한의 기술 수준 유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보는데 이런저런 금전적인 이유로 필수 요건의  우선순위를 임의로 판단했던 클럽들은 다 망했다.



@ 필자가 라이브 카페나 공연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생각도 말라던가, 동업하자던가..]


이제 홍대에선  클래식 공연장을 할 땝니다. 선점해야 독점합니다.  



@ 외국 음향 전문가를 만나본 적이 있나..  느낌은..  [한국과 수준 차이가 있던가.. ; ]


 매년 자주 만나볼 기회가 있다. 공연도 같이하고 , 학회나 세미나 등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을 만난다. 2000년에 히비노 재팬에서 기술  연수받을 때만 해도 격차 수준이 어마어마하다고 느껴졌었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의 국내 기술 수준의 발전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특히 공연 음향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 



@ 음향에 대해 국내에서 공부하는 것과 해외에서 하는 것 중 어떤 걸 추천하나..  이유는..


유학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한인사회가 없는 원천기술을 배울 수 있는 도시로 가서 , 6개월 이내에 본인이 홈 파티를 열었을 때 인종 성별 불문하고 집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사교성과 언어능력이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무조건 유학을 권한다.



@ 무대음향으로 봤을 때 한국인의 ‘귀’ 수준은 어느 정도 될까..  [ 뮤지션이나 관객, 업계 관계자 ]


 귀, 청력과 청신경에 이르는 선호도 까지 따진다면 인종마다 다 다른 기준을 갖고 있으며 문화적 배경에 따른 선호도 역시 편차가 크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준으로의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 많은 사람들이 한국음향 전문가의 수준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방송국 음향 담당자를 포함해서..  과거에 유명 뮤지션들도 해외 녹음이나 엔지니어들을 많이 이용했었는데 요즘은 어떤 것 같나..  [그대로다, 조금은 나아졌다, 장비가 나아졌다…] 


학계는 그 자체가 없고, 산업계의 뒷받침도 안 되는 나라에서 서양음악을 대중음악으로 유통하고 소비하는 시장 구조에서 자생해야 했던 기술진의 수준에 대한 부정적이 경향과 편견은 당연하다고 본다. 결과물의 예술성으로 평가받는 영역이 큰 분야이다 보니 , 예술성에 대한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 뮤지션은 음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더 필요하고 , 엔지니어는 음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더 가져야 한다. 비슷한 소양과 수준의 뮤지션과 엔지니어가 만나 작업했을 때 ,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이는 나의 교육 철학이기도 하다. 



@ 좋은 장비란 어떤 걸까.. [비싼 것, 자신에게 맞는 것, 가성비가 좋은 것..]


 충분한 이론적 근거로 설계되고 , 엄선된 선별 부품으로 제작되어 , 정확한 측정 검수 후 출고된 장비



@ 좋은 스피커란 무엇인가..  [원음?]


스피커 만큼은 철저하게 과학적이어야 한다.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재질과 구조의 궁합에 대한 "신앙"이나 "자기 최면"이  0.1%도 개입되지 않는 스피커.



@ 본인이 생각하기에 음악업계에서 성공하는데 가장 필요한 요건은..?


선하고 성실한 음악적 재능



@ 우리나라는 음향 같은 전문 분야 보다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이 본인의 분야로 몰리지 않아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 적 있나..


유명학교 실용음악과 기타 전공은 입시 경쟁률이 100:1 이 넘기도 하지만 유명학교 음향제작과 입시 경쟁률도 30:1 정도는 된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지는  오래전 일이다.



@ 미래에 본인 직업의 전문성을 혹시 배우고자 하거나 지금은 뮤지션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혹시나 음향 쪽으로 올 수도 있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뮤지션보다  낫다라던가.. ]


뮤지션의 길을 걷다가 음향으로 전향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고, 성공의 가능성도 높다. 모든 악기 테크니션 팀들은 음향을 조금 아는 뮤지션 출신들이 가장 원하는 케이스이고 음향과를 나온 초보에게 음악 가르치는 것보단, 밴드 출신의 초보에게 음향 가르치는 게 훨씬 쉽기 때문에 음악적 소양 없는 음향 전공생보단, 음향에 관심 있는 뮤지션 출신의 신입을 찾는 음향업체도 많다.



사적인 이슈로 넘어가 보자..


@ 본인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200% 아직은 너무 재밌다.




@ 동시에 개인의  행복도는?   오토바이도 타고 취미활동도 즐기는 것 같은데..


 행복한가?라는 개인적 질문을 던질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 안 줄만큼 일을 즐긴다.  간혹 시간 여유가 생기면 단 1시간이라도 바이크를 타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잠을 택한다. 바이크 핸들을 잡고 있는 순간이나 침대에 누워 있는 그 순간은 분명히 행복하다.



@ 필자도 나이 들어 느끼는 건데 일 자체보다 사람이 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본인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어떠했나..  [갈아 마시고 싶었던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나]


앞서  얘기했듯이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편이 아니다.  술 담배도 안 하고, 유흥이란 것 자체를  싫어한다. 딱히 친한 사람이 없는 만큼 굳이 적대적인 사람도 없다. 사람에게서 오는 스트레스 자체는 아주 효율적으로 피해 가고 있는 거 같다. 



@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기상, 취침시간/ 직업활동/ 연애활동/ 취미활동]


민간인들과 달리 하루 평균 사이클이 33시간쯤 된다. 일주일이 5일 주기인 셈이다. 여러 직업으로 학업을 병행하며 살다 보니 이런 사이클을 갖게 되었다. 평균 100일 정도 휴일 없이 일하고 일주일 정도를 몰아서 쉬는데, 주로 해외로 바이크 투어를 간다.



@ 연애는  안 하나..  여자 친구를 만족시키는 편인가..  [밤에? 낮에? , 돈으로? ]


 월화수 목금금 금 에 돈엔 관심 없고, 노는 것도  귀찮아하고 시간 나면 바이크 또는 수면이라 멀쩡한 여성분들이 호감을 보이는 경우는 아주 간혹 있는데 , 결정적인 순간엔  외면받는 스타일이다.



@ 10년 후에 본인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을 것 같은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나..


 유학을 가있거나, 바이크 샵 사장을 하면서 취미로 녹음과 공연을 하고 있는 중년이 돼있길 기대한다.



@ 지금까지 했던 일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후회되는  일은?..  


 최고 - 북인도 히말라야 바이크 투어

 최악 - 국민학교 3학년 때 피아노 학원 말고 컴퓨터 학원을 선택한 것



@ 술을 잘 안 먹는 걸로 알고 있다..  왜..


 집안 내력이다. 맥주 한 모금에도 의학적으로 응급 상태가 된다.



@ 음악 외에 취미 활동이  있나? 아니면 음악 외에 본인이 잘/자주 하는 일은..?


음악은 취미가 아니다. 그냥 생활이다. 취미라면 바이크 투어뿐이다. 



@ 오토바이는 얼마 짜린가..  


신차는 3000만 원 정도 하는 중고가가 급락하는 기종이라 별로 의미 없는 금액이다.



@ 더  업그레이드할게 남아있나..


이제 차고가 생겼으니 대수를 늘려볼 생각이다. 할리 소프테일 딜럭스 와 혼다 리틀 커브를 갖고 싶다.



@ 음악 외에 특별한 기술이 있나..  [자격증, 요리, 스포츠, 목공기술]


없다. 통상적인 사회성은 결여돼 있는 편이다. 스마트폰 쓴지도 1년 정도 밖에 안됐다. 집에 냉장고도 없다.



@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나..  [남들이 모르는 오타쿠 분야가 있나 ]


 바이크(논스톱으로 서울 부산 1000Km 왕복한다) 또는 숙면(코피 쏟아가며 20시간 넘게 잔다)



@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밴드와 친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관계인가..  [돈거래도 하나..; ]


피붙이 같은 동생이 1집 녹음을 맡았었다. 앨범 마스터링을  부탁받으며 얼굴 봤고 그 이후론 이런저런 공연들은 꽤 같이 했었다. 현재는 친했었다..라는 과거형으로 쓰게 맞는 상태다.



@ 홍대 뮤지션이 tv에 나오는 사람들보다 낫다고 보나.. [실력적으로, 또는 예능적으로.. 등등]


음악방송을 안 챙겨봐서 잘 모르겠다.



@ 수많은 국내 가수가 리메이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떻게 보나..


창작력이 모자라는 가수가 감언 이설로 엄한 사람 주머니 털어 아무도 안 듣는 후진 앨범 내는 것보단 좋은 곡을  리메이크해서 원작자에게 저작료 수익이라도 발생하게 하는 상황이 훨씬 좋다고 본다.



@ 한국 음악시장이나 구조등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알려달라.. 


3만 불 이론이란 게 있다. GNP가 3만 불이 넘어가기 전엔 나쁜 소리를 없애는 데 돈은 쓰고, 3만 불을 넘어가면 좋은 소리를 듣는데 돈을 쓴다는 사회학 이론이다. 좋은 공연장이나 라이브 클럽보단 층간 소음 저감재나 차로 방음벽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붕괴 상태의 한국 음악 시장의 정상화는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 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듣나..


 감성 발라드 빼곤 다 듣는다.



@ 본인과 가장 정반대에 있는 음악은..


 감성 발라드



@ 우연히 만난 외계인이 지구의 노래를 한 곡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어떤 노래를 추천해주겠나..


Maurice Ravel, Jeux d'eau



@ 재미있게 본 음악영화와 장면은..


 테네이셔스 디 중에서 로디의 테마가 흐르는 씬



@ 본인의 애국심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누군가 대~한민국!! 을 외치면 월드컵 박수를 친다..  침을 뱉는다..  아무 의미 없다..]


국가관을 묻는 다면 무정부주의자에 가깝다.



@ 본인이 좋아하는 문구나 좌우명 등이 있나..


 공부해서 남주자



@ 다시 태어난다면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은가.. 


독일.. 아무 걱정 없이 끝까지 하고 싶은 공부하고, 맘껏 바이크 탈 수 있는 나라 



@ 다시 태어난다면 뮤지션이 되고 싶은가..


뭐가 되든 지금 보단 좀 더 음악적 재능을 가진 채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 종교가 있나..  있다면 본인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크리스천이다. 개신교 신자는 아니고, 천주교 신자이긴 했다. 가끔 나쁜 짓을 하고 싶을 때  언젠간 벌 받겠지 라는 본능적 공포를 느끼게 하는데 아주 효과가 있다. 



@ 사회적으로 지난 3년 내 가장 뽑고 싶은 뉴스는.. [GOOD & BAD] 


GOOD - 이명박 대통령 퇴임 , BAD - 박근혜 대통령 당선 



@ 좋아하는 국내 음악 업계 종사자는? [모든 분야, 장르 _ 예] 조용필 ]


 도프 뮤직 김윤중 대표님과 박미리 이사님. 



@ 소녀시대 중 한 명과 젊었을 때 김완선 중 누구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가..


 김완선 보단 현숙을 더 좋아했기도 하지만, 선택은 소녀시대



@ 펜타토닉 스케일 습득과 수타면 뽑는 기술 중 어떤 게 더 어렵다고 보나..


펜타토닉 습득이 2만 배는 어렵다고 본다.



@ 최고라고 생각하는 베이스 기타 1,2 위는?


   써 본 것 중에선 

   1. 스테인 버거 XM2 

   2. 댄 일렉트로 rumor



@ 최고라고 생각하는 베이스 플레이어 1,2 위는?


   1. 자코 파스토리우스 

   2. 리처드 보나



@ 가까운 미래의 계획.. [직업적 계획이 아니더라도..]


지금 한창 공사 중인 김포 녹음실 완공 



@ 누군가와 재능 교환을 한다면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고 싶은가..


베이스 연주력을 주고 그만큼의 피아노 연주력을 받고 싶다.



필자_ 마치며  ) 그는 여전했다..  많은 사람이 변하지만..  이런 시대에 변하지 않는 무언가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아래 사진은 2007년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인터뷰 이미지이다..





** ARTIST TESTIFY는 문화, 예술 콘텐츠 커뮤니티 홍대 어반 그룹에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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