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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팀 Nov 14. 2019

2019 크리에이터스데이 '나의 글감' 후기

좋은 글감은 어떻게 발견하는 걸까요?

브런치의 하얀 에디터 화면을 띄워놓고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입니다. 나에게 딱 맞는, 좋은 글감을 찾아낸다면 글이 저절로 써질 것만 같습니다. 10월 26일 노들서가에서 열린 크리에이터스데이. '나의 글감'을 주제로 브런치 스타 작가님들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글감을 잡아낸 순간, 글감으로부터 글을 완성해내는 방법, 그리고 글로 독자를 만나기까지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개했습니다.




독자를 덕질할 때 나오는 글

정문정 작가

대표작: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모두가 좋아하는 글은 없습니다. 글을 보는 대상을 뭉뚱그려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입사한 지 2년 된 여성이 읽으면 좋겠어'라고 독자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해요. 읽히는 콘텐츠를 쓰고 싶다면 '찾아오세요'가 아니라 '이 사람에게 말 걸고 싶은데, 이 사람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책을 읽을까?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서 듣는 사람일까, 멜론 TOP100을 듣는 사람일까?'라는 식으로 계속 생각해야 하는 거죠.


정문정 작가님은 시선을 독자에게도 돌려보라 이야기합니다. 대중적인 콘텐츠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연서와도 같다고,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관찰하는 눈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중에게 말 걸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반응하는 걸 봐야 해요. 예를 들어 볼게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나 영화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100만 이상의 사람들이 읽은 책이라면,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난 다음에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내 취향이 아니므로 볼 필요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소구 하는 글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 걸고 싶은 독자들의 고민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관찰하기를 멈추지 않은 채 계속 쓰기를 권유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응답이 온다고 정문정 작가님은 말합니다. "작가님의 글이 좋았어요", "공감됐어요"라는 피드백을 듣게 될 거라고요.



등잔 밑의 글감

강이슬 작가

대표작: 안 느끼한 산문집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감은 '썰'입니다. 썰이란 이미 주변 사람들한테 들려준 적 있는, 내가 잘 알고 있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예요. 썰을 풀면서 독자의 반응을 미리 보기 한 거나 다름없죠.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분량을 많이 주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축소해서 쓸 수 있습니다.
글감이 없을 땐 무작위로 소스를 주워와 보세요. 저는 원고를 써야 하는데 쓸 게 없어서 '책이나 읽자' 하고 시집을 꺼냈는데요. '손차양'이라는 단어를 발견했어요. 그걸 보니까 십수 년 전의 어린이 강이슬과 운동장이 생각나는 거예요.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닦아내고 있는데, 제가 눈이 부셔서 그런 줄 알고 친구가 손차양을 해주던 장면이 생각난 거죠.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안 느끼한 산문집』에도 실었어요. 글감은 사방에 널려 있어요. 특정 단어를 놓고 편한 곳에 앉아서 분량이나 시간을 정해서 쓰는 훈련을 해 보세요.


이렇게 찾은 글감을 안 느끼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이슬 작가는 세 가지를 권합니다.

1. 새벽에 쓰지 말 것

2. 새벽에 쓰더라도 업로드하지 말 것

3. 쓴 문장을 다시 정리할 것


글에 다이어트가 필요해요. 어떤 글이든 없으면 더 좋은 문장이나 문단이 있거든요. 하지만 피땀눈물을 쏟은 글을 과감하게 삭제하기는 아깝죠. 그래서 제가 찾은 기가 막힌 방법은, 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고 검수하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제 친동생이 썼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다 빼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다이어트를 해야 나중에 봐도 부끄럽지 않은 글이 될 수 있어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남이 읽고 싶게 쓰기

서메리 작가

대표작: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댓글이 최악의 댓글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글을 못 쓴 게 아니라 '시간 낭비'에 가까운 피드백이거든요. 브런치 글은 무료일지라도 독자님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거니까, 독자 입장에서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해요.


서메리 작가님은 글을 짜임새 있게 다듬는 법을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는 1:1:1 원칙입니다. 문장에, 문단에, 글에 하나의 주제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정리되고 문장이 간결해진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쓸 때는 하나의 매거진에 하나의 특화된 주제만 쓰시는 걸 강력 추천해요.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옆길로 샐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글을 쓰려고 해도 출근하고 퇴근하는 루틴이 정해져 있잖아요. 이야기를 쪼개서 써 보길 추천드려요. 사적인 일상에서 어떤 특정 부분을 꺼내서 써 보세요. 정한 주제에 맞지 않아서 아까운 이야기가 있다면 매거진을 하나 더 만들면 돼요.


두 번째는 독자친화적인 태도입니다. 독자를 과대평가하지 않고 디테일하게 설명하되, 독자를 과소평가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설명하거나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곧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남이 읽고 싶게 쓰는 방법이 됩니다.







브런치 오성진 파트장의 키노트, 브런치팀과 매거진 《B》 편집부의 그라운드 토크(김혜민 마케터, 김진호 매니저, 손현 에디터)도 브런치에서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분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브런치북 6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10인의 에디터를 인터뷰한 손현 에디터는 목차와 기획안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심사위원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스스로 목차와 기획안을 좀 더 꼼꼼하게 체크해 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목차와 기획안을 잘 짰다는 건 글쓴이 스스로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안에서 정리가 끝났다는 거니까요.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응모를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인 작가님들에게 유익한 조언이었습니다.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브런치북 소개 글과 목차에 잘 드러나는지, 한번 더 꼼꼼히 체크하여 좋은 결과에 가까워지길 권합니다.


행사가 끝날 무렵 노들서가 밖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습니다. 짧지 않은 강연이었음에도 마지막까지 경청해 주신 청중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 강연이 여러분만의 좋은 글감을 찾아내는 데에, 더 많은 독자와 만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스데이는 다양한 영역의 초기・예비 창작자들에게 프로 창작자들과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인사이트를 전하는 창작자 콘퍼런스입니다.

*본 행사는 카카오임팩트가 주관하고 (주)카카오, (주)카카오페이지, (주)카카오메이커스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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