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2편을 보다가...

by 오박사

넷플릭스 드라마 DP 1편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2편이 나온다는 소식에 엄청 기대했다. 7월 28일 2편이 나왔고 몰아보면 아까울까 봐 한 편씩 천천히 시청했다. 그런데 1편을 볼 때와는 달리 상당히 거북했다. 계속 나오는 폭력 장면들 때문이다. 분명 1편에서도 폭력 장면이 많이 나왔었는데 그땐 왜 그냥 재밌게만 생각했을까? 사람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장면들을 보며 속이 울렁거렸다. 폭력이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분명 갑과 을의 처지에 있는 이들 사이에는 아직도 그런 일들이 있을 것 같아서였다.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입장 차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폭력을 행하는 쪽은 “저런 애는 맞아도 싸지.”라며 맞는 이들을 벌레처럼 보았을지도 모르고, 폭력을 당했거나 폭력을 당하고 있는 이들은 트라우마처럼 악몽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또 어떤 이들은 “에이 나쁜 놈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며 욕을 해댔을 것이다. DP에서 나오는 모든 폭력은 주로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서 행해진다. 피해자들은 항거하고 싶지만, 전혀 방법이 없다. 도와줄 사람도 없고 대부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봐 방관할 뿐이다. 이런 드라마를 한 두 번 본 것도 아닌데 나는 왜 거북했을까? 용기가 없어 방관하는 이들 중 하나가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지도 모른다. 또는 피해자들의 입장에 섰을 때의 절망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면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과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근심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명확한 것은 없다. 그냥 마음 한구석이 아려와 중간, 중간 멈추기를 하다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글을 쓴다. 그저 진짜 드라마일 뿐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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