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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ug 05. 2024

8월의 여름에서

사진을 찍다 보면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면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으며 연출을 하려고 처음과 다르게 일그러지는 장면밖에 나오지 않는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그랬던가. 사진도 그처럼 찍어야 할 타이밍. 찰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손에 카메라를 쥐고 다니던 날들은 매번 아름다움과 예쁜 구도를 채집하기 위해 긴장으로 가득했다.


일분일초. 어느 좋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다 때로 좋은 타이밍을 놓치고 나면 가차 없이 나를 학대하듯 속으로 채찍질했다.


것봐. 좋은 순간을 놓쳤잖아. 이미 지나가고 말았잖아. 나는 안타까워하며 좌절했다. 타이밍을 놓쳤고 장면을 놓쳤고 시간을 놓친 셈이었다.


매혹적인 순간을 손과 눈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온갖 애를 쓰면서 순간순간을 잡아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작 카메라를 들지 않은 요즘에서야 그런 강박이 덜하다만. 무더위가 기승하는 8월의 여름에서 커진 매미 소리가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순간순간을 더 뜨겁게 살고 싶은. 어렵게 태어난 이 한 번의 세상을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을. 애절하고 찬란하게. 동동 발을 구르며 아름다운 생에게 구애해 보는 것이다.  여름아 가지 마라. 아름다운 장면들아 가지 마라. 내게 오래오래 머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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