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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Sep 24. 2016

좋은 사랑의 모양

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한그루의 나무에서

여러 과일은 자라지 않았지만

철마다 태어나는 열매 모양은 달랐다.


나도 어쩌면 나무였는지도 몰랐다.

내게 사랑을 심고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사랑과 이별의 모습은 다양했다.


한 계절을 나는 사이

사랑을 제대로 주지못한 열매들은

내 곁에서 떨어져 나갔다.


해마다 꽃은 피우지 못했지만

대신 추억들이 가득하게 매달려 있어

나를 푸르게 했다.


욕하지 말자.

살아서 흔들렸으니.


랑이 왜 붉은지 이제야 알겠다.

잘 익은 과일들이 빨간 것처럼

서로주고 받는 온도가 뜨거운 사람들은

예쁜 사랑의 모양을 지니고 있다.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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