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좀처럼 기다려도
사랑이 오지 않는 시절이 있다.
계절은 어김없이 잘도 오고 가는데
내 곁엔 사랑의 왕래가 없다.
나는 홀로 거리에 멈춰 있다.
서늘한 바람 부는 이 시각.
약속된 만남이 없어
나는 떠날 장소가 없다.
사랑이 오지 않는 시절이라서
어쩌면 나는 성숙해지지 않는지도 모른다.
친구들에게 떼를 쓰는 일도 잦아졌다.
투정을 부리는 일조차 그리 돼버렸다.
사랑도 없고 철도 없는 시간을 산다.
요즘 내게 사랑이 없다하여
툴툴 거리는 나를
눈감아 주고 넘어가기를.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