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현 Oct 02. 2016

주말에 약속이 없어졌다

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주말에 약속이 없어졌다.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소리를 신경 쓰지 않게 되었고

늦은 시간까지 긴 잠을 잤다.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할 이유도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처음의 나로 되돌아 와 있었다.


둘이 아닌 혼자의 관계로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선택하고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나로.

취향이랄까. 어떤 배려도 신경쓰지 않는 나에게로 다시 되돌아와 있었다.


낯설지 않았다.

혼자먹는 밥. 혼자보는 영화. 혼자먹는 술.

그를 만나기 전에도 내 모습은 이랬으니까.


어쩌면 나는 이별한 게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으로 돌아온 게 아닐까.


글 사진 이용현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을 하면 좋은 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