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그리고 돌아옴에 관한.
어디 오랫동안 떠났다가 오면
이 순간이 달라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주 짐을 쌌습니다.
여행을 하는 이유 중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지금의 감정들로부터
격리시키고 싶은 욕망도 있는 것입니다. '떠나버림'
그 말은 떠나고, 버린다는 말로 해석하여
지금 얽매여있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버리고
새로운 기분을 가져오겠다, 라는 뜻으로 여겼습니다.
달라지는 게 전연 없다하여도
보는 눈이 달라지면 생각하는 법도 달라지듯.
그렇게 여행을 떠나
마음의 각도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바꿀 수 있다면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 또한 관대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던 것입니다.
상처. 집착. 아픔. 분노. 화. 슬픔.
무언가 버리지 못하는 마음에 눌려있을 때
저에게 가장 좋은 처방은 여행입니다.
회사에서는 퇴사를 하고
사랑에게서는 이별을 하듯
일상에서는 떠남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같이 여행가자는 말은
낮이나 밤에 들어도 설레고 가슴을 뛰게 합니다.
같이, 여행가자구요.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