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사진일기80

by 희망으로 김재식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밑에

말을 매는 나그네야 해가 졌느냐~‘


어릴때 아버지가 카셋트를 따라

흥얼거리며 멀리 산을 바라보던

그 쓸쓸한 얼굴이 기억난다


내가 어느새 그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다

별로 안듣던 노랫말이 감정을 부른다

아… 그때의 아버지도 그러셨나보다


풍파많은 일생을 떠다니며 산 아버지

나이드셔서 자주 그랬다

‘아무래도 나 오래 못살거 같다’


엄마와 나는 그 말이 참 싫었다

겉으로는 그런 말씀 하지말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너무 무책임하다 느꼈다


그런데 내 몸에 여기저기 이상이 오니

나도 모르게 울컥 그런 생각이 든다

‘나 오래는 못살겠구나’ 속으로만


입밖으로 나오지 않게 잘 참지만

아버지의 그 심정이 진하게 공감되었다

그때는 듣기만 싫었지 이해못했는데


그럼에도 무사히 오늘을 맞았다

문득 감사가 뭉클 솟는다

이날까지 내 생존을 돌봐주신 하늘이!


나 모르게 숱하게 곁을 스치고 갔을

죽음의 그늘을 다 피하게하신

내 생명을 좌우하시는 분에게

사진일기80 -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매거진의 이전글비바람이 부는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