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곳에서 잠을 자며
같이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함께하는 사이!
그렇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두 해도 아니고 삼년씩이나 했는데
곤경에 빠지고 힘들어졌다고 버리고 도망간다면...
그건 도리도 아니고 의리도 아니지!
그런데... 그 분이 그랬다. 우리에게
'오늘 밤 너희가 나를 버리리라!'
세상이 아무리 개차반이 되고
쉽게 버리고 새로 사랑한다는 풍조라 해도
함께 산 사람들을 버리고 등돌리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나 몰랐다. 사람의 본능 속에는 어떤 치사한 것도 있는지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아름다운 지조를 버리게 한다는 걸.
아무리 고상하고 함께 보낸 쌓인 세월이 많아도...
그래서 뭘 모르는 사람처럼 말했다.
'모두가 당신을 버려도 나는 버리지 않겠습니다!'
아서라...
그것이 맹세로 가능하고 훈련으로 가능하고
지위나 명예를 받으면 가능한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게 가능하다면 이 땅에 신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쓸모도 없을 것이다.
말을 할 때는 간도 빼고 쓸개도 빼줄 수 있어도
그 약속을 실재로 생활에서 지킬 수는 없다는 걸 몰랐다.
그러니 헛되고 허탈한 이따위 맹세도 하는거지.
'목숨을 바쳐서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변치 않고 멋있게 따라 가겠다? 그러나 그건 니 생각이고...
변치 않고 게으름도 안피우고 설사 이용 당해도 버리지 않는 그 역할,
그건 내가 하마! 못 지킬 말 하는 니들 말고 지키는 말을 하는 내가!
그렇게 절대자는 말하고, 예수는 그렇게 기다려주었다.
늦게 미안해지는 마음, 마지막 소원하나를 말할 기회를 준다면
지금까지는 실수와 변절을 거듭하며 살았지만 아직 남은 날,
그 마지막 생명의 끝이라도 고마운 당신의 발 앞에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라도 끝내는 해야 그래도 우리가 서로 맺은 인연이 아름답지 않을까?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리는 십자가 아래에서 바라만 보던 사람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