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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Mar 10. 2016

구명조끼

날개

배가 기울고 있다.
사람들은 전부 난간에 매달려 누구나 빠질 줄 알고 있지만
자기는 때가 아닌 것처럼 칠렐레 팔렐레 정신 못 차리고 야경을 즐기고 있다.
어떤 이는 난간에 매달려 구명조끼를 만들고 있고
어떤 이는 떨어지는걸 직감했는지 난간에 있는 주의 사람을 자꾸 치대고 있다.
주위 사람은 안타까워 하지만 내가 아니면 돼 하며 외면하고 있다.
구명조끼를 만들다 못해 배를 만든 이도 있다고 한다. 

그는 난간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더 큰 배를 만들려고 이배 저배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본인의 배는 서서히 기울어져 가고 있다는 걸 본인만 모르고 있다.
배에 중간에는 사람들이 태어나며 그 태어난 사람들로 인해 혹은 더 큰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밀고 밀고 또 밀어 난간에 마지막 귀퉁이 있는 사람은 떨어지고 만다.
소문에 의하면 몇만 분의 1로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는데
어떤 이는 본인도 날개가 있는지 이미 알고 있고 어떤 이는 떨어질 때 스스로 날개가 펴져서 안다고 안다.
어떤 이는 날개가 있는 줄 알고 떨어지지만 태생이 날개가 없는 사람은 구명조끼를 만들던가 다 포기하고 야경을 즐기던가 해야 한다.
이 배는 언젠간 기울어 다 떨어질 날이 온다.  

난...
구명조끼를 만들다가 실패하고 그 사이에 지나간 야경도 못 보고 난간 끝에 매달려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했나 후회하며 울고 있다.
내 뒤엔 내 아내와 딸이 순서대로 서 있다.
나는 아내와 딸이 난간을 보지 못하게 손으로 눈을 가려주고 있다.
팔이 눈물이 나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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