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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청하 Nov 27. 2015

난 모르겠는데

구글 코딩 인터뷰에 도움이 된 내 경험들..

(사진은 얼마 전 할로윈데이 때에 정말 멋지게 꾸며진 서울 오피스.. 난 할로윈은 잘 모르지만..ㅋ)


병역특례를 하기 위해 진학했던 모교 석사과정의 지도교수님은 항상 이렇게 대답하셨다.


"난 모르겠는데"


교수님은 항상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피드백을 주셨다. 정말 모르시는 것처럼..

발표를 하는 중간에 이런 피드백은 식은땀을 유발시킨다. 심지어 내 친구는 울기도 했다.

작년에 했던 연구실 졸업생 모임.. 항상 이렇게 해맑게 웃진 않으셨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귀가 얇은 따라쟁이였다. 지방 전문대도 가기 힘든 점수를 받다가 수십 개의 수능 성공 비결 경험들을 읽고 따라 해서 서울 소재 학교에 진학하기도 했고 복학생 형들을 졸졸 따라다녀서 장학금도 타 보고 나보다 어린 후배의 조언을 바로 실행해서 나를 찾은 적도 있으며 교회 설교 말씀을 그대로 따라 행동해서 큰 은사를 받기도 했다.


어쩌다 보니 제자가 적어서 교수님과 1:1 미팅도 많이 하고 술도 함께 자주 마시다 보니 교수님을 따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 코딩 전문가에게 주어진 미션 중에 하나는 전사 문제 해결이었다.

회사가 작은 것도 아니고 모든 문제의 도메인이 다른데 처음 보는 도메인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모두들 고민이었다.


"보안 카메라 개발팀에서 스트리밍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청하 씨가 예전에 스트리밍 비슷한 거 해봤다며.. 한번 봐줄 수 있어?"


나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약속을 잡았고 해당 개발팀은 개발 장비들을 모두 들고 내가 근무하는 오피스로 방문했다.


"카메라에서 서버로 들어오는 영상을 보시면 아주 미묘하게 주기적으로  움찔하고 있어요. 팀장이 몸빵으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고객사에서 강하게 클레임 해서 꼭 해결했으면 하는데 한 달째  제자리걸음이네요.."


우리는 모두 모른다고 가정하고 개발팀과 함께 여러 가지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다.

시애틀 출장때 받았던 추가 보안 검색.. 정말 사정없이 탈탈 털린다. 엔지니어링은 자고로 모든 의심되는 것들을 탈탈 털어야 제맛이다.

"아! 왜 그걸 확인 안 해봤지? 그건 당연히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날 우리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했고 정상 동작하는 데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손코딩 모임을 하다가 우연히 관찰하게 된 것이 있다.

별다방 손코딩 모임 사진 한컷. 조용할 수록 얻어가는 것이 적은 모임.

"이 문제 내가 예전에 풀어봤던 문제인데! 아.. 뭔가 꼬였어.. 왜 생각이 안나지? 난 바보인가.. 봉가.."


그 뒤로 그분은 기억 저편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골몰하셨다. 옆에서 어떤 얘기를 해도 반응하지 않으신 채...

경진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풀었던 문제는 꼭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구글은 리뷰가 매우 활성화된 회사이다. 한줄의 코드라도 리뷰를 거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으며 설계 문서도 매우 꼼꼼하게 리뷰한다.


"이 방법이 맞는지 난 잘 모르겠어.."


스스로 모든 것을 모른다고 가정하고 시작하면 중간에 틀리더라도 창피하지 않고 빠르게 고쳐 나갈 수 있으며 대화를 통해 모든 의문을 확인하여 '서로 납득이 되도록' 해결할 수 있다!


"어라..? 이 문제가 이렇게도 풀릴 수 있겠군요!"


인터뷰어가 이런 피드백을 한다면 감히 백점짜리 인터뷰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 별다방 손코딩 모임 : 손코딩 뇌컴파일 눈디버깅 모임의 야매 모임. 매주 강남역 별다방에 모여서 손코딩을 했었음. 현재는 진행할 사람이 없어서 쉬는 중. 슬프게도..

https://www.facebook.com/groups/startbucks.coding/


할로윈 데이 구글 서울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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