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장흥 1950> 시사회를 앞두고 든 생각
<진보 상업주의>
영화판에도 진보시민들의 선의를 이용해 돈벌이 수작을 벌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광주학살, 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아픔을 소재로 한 '극영화' 중에 그런 게 많습니다. 진부한 플롯에 억지 감동과 눈물을 강요하고, 극영화다운 재미까지 추구하려다 보니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면들을 집어넣어 역사를 왜곡 과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영화가 많이 불편합니다. 아니 화가 납니다. 그럼에도 많은 진보시민들은 '좋은 취지로 만든 영화'라 여기며 후원을 하고 영화를 봐줍니다.
그러나 다큐 영화는 다릅니다. 재미는 없지만 과장과 왜곡도 없습니다. 특히 '민간인학살'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온 구자환 감독의 작품은 재미 없기로 유명합니다. 그의 전작 <레드툼>, <해원>, <태안>이 그랬습니다. 아마 이번 영화 <장흥>도 그럴 거라고 미리 짐작합니다.
하지만 구자환 감독의 다큐 영화들은 어설프다 못해 졸렬하기까지 한 '극영화' 열 편, 아니 백 편보다 더 가치 있는 기록입니다. 구 감독의 영화가 없다면 해방 후 한국사의 최대 비극 '민간인학살'의 역사는, 일반시민이 접하기도 어려운 진실화해위원회의 보고서 안에서 활자로만 잠들어 있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증언하고 오열하는 희생자 유족들은 모두 80대 고령입니다. 지금도 많은 유족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상으로 남겨놓지 않으면 그들은 곧 '없었던 존재'로 잊히게 됩니다.
구자환 감독의 네 번째 영화이자 마지막 영화 <장흥1950>이 내일(18일) 오후 7:30 창원에서 첫 시사회를 합니다. 이번 영화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흥행에는 실패할 겁니다. 4월 2일 극장 개봉 예정으로 잡혀 있지만, 실제 영화관에 걸릴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창원시사회에 역사의 증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계좌번호로 관람료(1만 2000원)를 입금하시면 자동으로 예약이 된다고 합니다.
*예약 계좌번호 : 302-0896-4040-41(농협. 구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