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상병 월급은 9600원
1986년 군복무 시절 썼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내가 상병 때였다.
국군의 날, 장교들은 호텔요리사를 불러 강당에서 호화판 파티를 벌이고, 사병들은 불량식품 카스테라 하나와 파란 사과 한쪽으로 하루를 보냈다는 기록.
월급 9600원에서 평화의댐 공사비와 불우아동후원비를 떼고 8800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 흥미로운 건 인사계(요즘의 행보관)가 방위병에게 특혜를 줬다는 내용인데, 반전이 있다.
-9월 14일(수) "김00, 교환대 방위병이다. 18개월짜리. 내년 7월인가 소집해제되는 놈이다. 집안형편이 어렵다고 낮에는 어느 직장에 나가 일하다가, 밤에 출근하여 두 시간 근무 서고 자다가 아침 일곱 시에 또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인사계가 선처해준 모양이다."
-10월 11일(토) "김00. 용인읍에 무슨 이발소에서 주간에 일을 하고 야간에 부대로 출근하는 방위병인데, 날마다 그 이발소의 분위기와 동태와 새로운 사건이나 소식을 보고한다. 내게...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이 밀실에서 커텐을 치고 안마를 하는 이유를 오늘에야 알아냈단다. 순진한 녀석이라 이걸 눈치 채는 데도 상당한 날짜가 걸렸다.
여자들이 그 손님들의 마스터베이션을 해준단다. 예상대로다."
-11월 6일(목) "김00. 이발소 그만두었단다. 두 달 동안 월급을 한 푼도 못받았단다. 인사계가 순수하게 김00을 도운다는 뜻에서 그런 조치를 취해준 것이 아님이 분명해졌다. 그 이발소 외에는 취직해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단다. 그 이발소 하고 어떤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퇴폐이발소 #행보관 #방위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