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감상후기
단유가 시작이었다. 매일 밤 맥주 한 캔을 벌컥 들이키며 하루를 정리했던 게. 어제도 최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맥주 한 캔을 혼자 했다.
어린 아기가 심장이 안 좋아 수술을 하는 장면. 그 아기의 엄마는 10대 어린 엄마였다. 철이 없고 아기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알고 봤더니 누구보다 아기를 걱정하고 있는 다른 엄마와 다를 게 없는 엄마. 아기를 꼭 살려달라고 의사에게 비는 그 장면에서 나도 함께 콧물 눈물을 한바탕 흘리고 방에 들어갔다. 곤히 자고 있는 내 딸을 보기 위해.
오늘도 취중고백을 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가 얼마나 예쁜 지,
내가 너를 꼭 지켜주겠노라고.
며칠 전 아기가 열이 올라서 힘없이 우는 모습에도 내 마음은 타들어갔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 내가 두배로 아파도 되니 우리 아기는 아프지 말기를.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이기적인 내가 누굴 위해 대신 아팠으면 한 적이 있었던가. 부모님, 남편, 친구.. 생각해 보면 없었다. 그런 나였다. 병실에서 누워있는 아기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내가 감히 동정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상상할 수 조차 없기에. 오늘도 괜스레 잠자리에 누워 적어도 우리 아기들에게는 병, 아픔, 상처 등이 없기를, 그들의 환한 웃음이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