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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Feb 15. 2021

2021년 한국 수입와인시장 전망

이전 칼럼에서 이야기 했다시피, 2020년은 내가 계산하는 기준으로 소매 기준 시장 규모가 1조를 넘어섰다. 시장 1조가 넘어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선진화 되지 못했다. 선진화라 함은 투명성과 절차에 의한 신뢰도 회복에 있다. 이전 칼럼에서도 지적했다 시피, 소비자들이 와인 시장에 대해서 신뢰도를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조금씩 불미스러운 뉴스도 들리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여러 일이 드러날 수 밖에 없고, 100% 수입품이라는 수입와인업계는 정부의 주요 감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국가기관을 이긴 업계는 찾아보기 드물다. 그만큼 1조 시장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2021년은 어떻게 될까? 해마다 시장 보고서를 내면서 늘 걱정하는 부분은 “과연 올해 시장이 늘어날 것인가 줄어들 것인가”였다. 보고서에서 전망치에 공을 들이는 부분도 여기에 미치는 변인들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2021년에는 그 걱정을 잠시 묶어두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시장 보고서는 이미 배포가 되었으나, 2021년 1월 시장 통계가 2월 15일 발표되었기에, 약간 늦게 정보에 대한 분석 단상을 올리고자 한다.


시장 보고서는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고서의 내용을 다시 이야기 하는 것은 지면의 낭비일 것 같다. 무엇보다도 칼럼을 통해서는 최신 트렌드를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오히려 읽는 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1.5리터 이하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와인의 2021년 1월 통관량은 59,422헥토리터다. 6만 헥토리터에 근접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귀에 와닿지 않을 것이니, 과거 통계를 비유해 보겠다. 2000년 1년간 한국에 수입된 와인의 중량은 68,170헥토리터며, 2001년은 66,537헥토리터다. 2003년은 연간 11만 2천 헥토리터가 수입되었다. 즉, 2021년 1월 1달간 통관된 1.5리터 이하 와인의 중량이 2001년 1년간 수입된 중량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재미있는 통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으며 유의미한 정보가 보이고 있다. 가장 큰 것이 스파클링의 시장 점유율이다. 스태티스타의 시장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의 스파클링 와인 시장 점유율은 평균 11%다. 2021년 1월 통관된 와인이 총 59,422헥토리터인데, 스파클링이 4,576헥토리터니 10%가 되지 않는다. 약간 계절적 요인이 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2020년의 경우 498,000헥토리터 수입에 스파클링은 50,936헥토리터다. 국제 평균 통계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작을 때에는 스파클링에 대한 소비, 즉 고급 와인의 소비층에 따라서 시장의 지표에 영향을 주는 점이 많았다면 시장이 커질수록 스파클링이 시장에 주는 지표는 한정적일 것이다. 실제로 스파클링의 2021년 1월 통관량은 전년대비 93% 수준, 즉 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스파클링이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조정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전에 이야기 한 바와 같이 물량 압박의 문제, 샴페인 가격 상승의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모임의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하겠으나, 레드나 화이트의 시장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전체 시장 입장에서는 어떨까? 2021년 1월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 물량 증가율을 보였다. 2020년 12월에 비해서 아주 약간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었다. 임 물량이 어느 수준이냐면, 2001년 1월 5,495 헥토리터의 10배가 넘는 물량이다. 20년간 시장이 10배 성장했다는 이야기다. 다른 시장들에 비해서는 그 성장률이 급격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시장이 성장해왔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2021년 1월에는 레드와인의 수입 증가율이 도드라졌다. 물량 면에서 67%나 증가했는데, 이는 와인의 대중화에 있어서 가장 큰 소식이라 할 수 있다. 화이트도 크게 늘었으나, 대중들의 와인 접근이 극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금액 면에서는 2020년 대비 정확하게 두 배 성장하여, 상대적으로 저가보다 고가가 많이 수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4,900원 와인에서 점차로 고가 와인으로 옮겨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대중화와 함께 개인들의 탈획일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개인의 다양성 이슈는 와인 시장의 특징(다품종, 소량, 스몰럭셔리)에 맞추어 성장하게 될 것이다. 1년 1인당 알코올 소비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와인의 시장 성장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제는 과거의 “우아하고 교양있는 사람들의 음료와 문화로써 와인”이라는 마케팅 키워드는 의미가 없어졌다. 그 시장은 그 시장 대로 존재하겠으나, 절대적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한정된 양질의 브랜드 이름이 있는 와인 시장 내에서 수입사들 사이의 쟁탈전과 시장 확대 전략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와인 시장까지 흘러들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와인 시장으로써는 나쁘지 않는 현재 시점에서, 이번 모 언론사에서 취재한 모 수입사의 거만에 가득찬 공정거래법 위반 공문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을 잘 지키며 가격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시장내 신뢰도 확보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자유경제체제에서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그 것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 한다면(그 주체가 정부든 수입사든 유통자든) 시장 1조는 금새 허물어질 것이다.


잘 될 때가 가장 위험한 법이다. 겸손함과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더 살핀다면 2021년은 2020년에 이어 수입와인시장에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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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월 28일까지 수입와인시장 보고서 온라인 배포 접수를 받고 있다. 희망하는 이는 다음의 링크를 통해 이메일을 접수하면 보고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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