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기에는 레드, 생선에는 화이트 일까요?

웅가의 쉬운 와인 이야기(2)

by 정휘웅

지금은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습니다만,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와인에는

"레드와인에는 육류, 화이트 와인에는 생선이야"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스테이크로 구워낸 고기에 화이트 와인을 함께 먹으면 영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진한 레드 와인 한 잔 하면

입 안이 깔끔해집니다.

생선회를 한 점 먹는데 레드 와인을 먹으면 회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말이냐고요? 직접 실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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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해 보셨나요?

어떻던가요?


"오, 정말로 그랬어요!!!!"
"음, 내 입에는 레드랑 생선도 나쁘지 않던데요."


아마도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 공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꼭 맞다고 이야기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 것일까요?




모든 것은 007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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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 2편, 007 위기일발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면

멋쟁이 숀 코넬리가 주연으로 나오지요

(송충이 눈썹)

중간에 열차에서 영국 첩보원과

접선하여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스펙터라는 조직이 진짜 첩보원을

살해하고 가짜 첩보원을

만나게 합니다.


첩보원 신원을 알 수 없는 007은

이 접선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요즘 같으면 스마트폰에 사진이 짝...)

이들은 열차 식당칸으로 가서 와인을 시킵니다.


이들은 생선요리를 시킨 다음 와인을 주문하지요.

여기서 블랑 드 블랑은 화이트 와인을 뜻합니다.

그리고 자막으로는 '적포도주'라고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키안티라고 말합니다. 제임스 본드는 여기서

이 사람이 생선요리에 레드 와인을

곁들이는 것을 보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당시 볼거리가 부족했던 우리나라에서 많은 이들은

이 것이 공식이라고 생각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제 아버지께서도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영향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추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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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야기하는 키안티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에서 나오는

가장 대표적인 와인입니다.

영화 투스칸 태양 아래의 배경이 되는 시에나와

냉정과 열정사이의 무대가 되는 피렌체 사이의

넓은 구릉들이 모두

키안티 와인의 산지입니다.




사족이지만 2015년 개봉했던 영화

맨 프롬 엉클에서도 중간에 추격씬이 있는데,

이때에도 헨리 카빌이 느긋하게 도시락을 먹으며

와인을 한 잔 마시는데 이때 와인이 키안티입니다.





레드와 화이트는 어떻게 맞춰야 하나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옵니다.

그렇다면 저것이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겠지요.

고기 or 생선 = 레드 or 화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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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세요.. ^^;

우선은 맞춘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고기든 생선이든 와인이면 무조건 좋습니다.

대신 잘 맞는 궁합을 찾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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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상 저는 이렇게 맞춥니다.

절대 정답은 아니지만 한 번

따라서 맞춰보세요.


익혀서 흰 색이 나는 육류는 화이트도 잘 맞다.
붉은 살 생선을 회로 먹을 때는 레드도 좋다.


감이 잡히시나요?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익혀서 색이

희게 변하는 고기는 화이트도 잘 맞습니다.

생각해 볼까요?


삼겹살을 먹을 때 우리는 주로

소주나 맥주를 곁들이죠.

복분자는 잘 곁들이지 않습니다.

흰 술들이 잘 어울린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소고기 스테이크에 진한

갈색 소스가 얹혀 있고,

붉은 육즙이 흘러나오는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 맛을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직접 드셔 보세요.



생선의 경우 붉은 생선은 우리가 잘 아는 연어와 참치가 있습니다.

둘 다 익히면 살은 희게 되지요.

참치의 경우 좋은 부위는 꼭 소고기 같습니다.

특히 머리 부위나 뱃살 같은 경우

기름기가 많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오히려 소고기 먹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이럴 때에는 가벼운 레드 와인을 함께 해 보세요.

정말로 색다른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자, 와인과 함께 육고기나 생선 잘 드셨나요?

나온 배는 제 책임이 아닙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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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와인의 궁합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자주 소개할게요.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함께 가요.




다음 주제는

내가 선물 받은 와인은 뭔가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