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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주문진 당일치기, 대방어를 5만 원에 득템하다

양평으로 이사 온 이유 중 하나는 동쪽의 바다가 가깝다는 점도 한 몫했어요. 저는 7년 전쯤 부산 송정에서 서핑을 배운 이후로 해마다 여름에 서핑을 하고 있어요. 초중급 수준이라 어디 내세울 건 못되고요. 제주 중문단지, 양양 죽도해변 등이 서핑 장소로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이제 서핑스쿨도 제법 생기고 틀이 잡혀가는 거 같아요. 그런데 한국 파도는 그리 높지가 않아서 서핑하기가 사실 쉽지가 않아요. 작년에도 양양에서 서핑을 하루 했는데 아주 죽을 맛이더군요. 서퍼들 용어로 '장판'이라 하는데 파도가 아예 없어서 잔잔한 바다를 '장판'이라 해요. 손으로 패들링(노젓기)해서 서핑을 해보려 해도 당체 안 되는 거예요. 2시간 바다 위에만 있다 그냥 보드 들고 나와버렸죠.

너 정말 이쁘다 이쁘다 이쁘다니까~

양평에서 양양까지는 차로 1시간 40분이면 가요. 서울 시내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에 저 정도 걸린 걸 생각해보면 그리 멀지는 않은 셈이죠. 월요일은 학원과 책방이 쉬는 날이라 아침에 새봄이 어린이집 보내고 동해안을 가기로 했어요. 맛집 검색을 하고, 주문진 '영진댁'을 갔죠. 조개찜이 나오는데 내용물도 실하고 좋더라고요. 가격은 7만 원. 약간 비싼 감도 있지만 내용물은 실해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앞에서 사진도 좀 찍고 주문진 시장으로 갔어요.

설마 부시리는 아니겠지...

설날이 코앞이라 제사상에 지낼 돔을 찾는데 잘 안보이더라고요. 횟감 할 고기들만 보이고. 그러다 자연산 돔이 딱 제눈에 들어오더군요. 오늘 그물에 걸려서 올라온 놈이라 하더라고요. 12를 깎아서 10. 그리고 횟감 하게 광어나 우럭을 달라했더니 "삼촌, 겨울에 복어 좋아. 회 떠서 먹고 지리로 탕 끓여. 청어도 서비스로 좀 줄게" 그래서 2kg에 3. 그러더니 대뜸 대방어 15인데 5에 주겠다고 해요. 삼촌 좋아할 거 같다고. 구리 수산시장 다녀보면 늘 방어 사이즈가 작아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정말 이놈은 실하더라고요. 60cm쯤 되는 거 같더라고요. 과도하게 쇼핑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겨울 방어 언제 먹어보겠냐 싶어 냉큼 샀죠. 이 가격에 대방어 사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니까요.

동해안에는 잘 안나는 돔..

방어는 회로 뜨고 버리 부분은 매운탕 끓이게 눈 부분만 버리고 가져왔어요. 회는 다 못 뜨고 살점 몇 개는 구워 먹게 남겨놓고요. 그랬더니 회가 4 접시가 나오네요. 하하. 도저히 저희 식구로는 못 먹을 거 같아. 동네 주민들을 부랴부랴 불렀어요. 흔쾌히 다들 집으로 오셔서 와인과 소주 등을 곁들여 맛있게 먹었네요. 돔은 하루 이틀 바깥에서 말리라 해서 빨래 건조대에 널어놨어요. 그런데 눈이 많이 온 어제, 집에 갔더니 빨래 건조대와 돔이 같이 쓰러져 있는 거예요. 아뿔싸. 돔을 봤더니 동네 고양이들이 와서 파먹은 자국이 있는 거예요. ㅠㅠ 포식하셨네요. 이놈들. 생선을 그리 많이 줬는데 이걸 먹다니. 어쩌겠어요. 엄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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