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논술학원 원장입니다. 이전에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라는 매체에서 기자를 했습니다. 둘 사이의 연관성은 있는 듯, 없는 듯 보입니다. 기자는 10년을 했습니다. 어느 날, 뉴스라는 게 힘들고 지겨워졌습니다. 그만둔 지 6개월이 넘었지만, 크게 후회는 되지 않습니다. 매일 출근하는 일상들도 이제는 뿌옇게 흐려졌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친 지 이제 4개월째에 접어듭니다. 내가 과연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이제 잘 가르쳐야만 한다는 결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업에 해야 되는 책을 읽고 참고 자료를 복사하고, 인터넷으로 더 찾아보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집으로 와서도 못다 읽은 책들을 다시 읽고. 아마 언론사 시험 준비할 때 이후로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 건 오랜만이라 스스로 뿌듯해질 때도 많습니다.
한 친구가 편지를 보냈어요. 봄 방학 때 집에서 찰흙으로 빚은 인형을 보냈네요. 저와 제 와이프, 그리고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이에요. 한 번도 아기를 본 적은 없는데 수업 시간에 심심하면 애기 사진을 보여줬더니 저렇게 인형을 빚어서 보내줬어요. 처음 받아보고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 고맙다, 고맙다 연신 인사를 했네요. 거기다 저런 편지까지. "선생님 덕분에 여기 와서 많은 걸 배웠어요."라고 말하는 예린아. 고마워.